심리학자들이 알려주지 않는 마음의 비밀
대니얼 리처드슨 지음, 박선령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한 대학에서 갓 입학한 대학원생이 길을 잃어 지나가던 나이 든 교수에게 지도를 들고 도서관으로 가는 길을 묻고 있다. 그때 문을 운반하는 두 사람이 두 사람 사이로 지나가면서 두 사람의 시야가 단절되는 순간 대학원생과 문을 운반하던 사람을 바꾸어 기존 학생은 문을 들고 지나가게 된다.

문이 지나간 후에도 교수는 바뀐 학생에게 길을 알려주는 것을 계속 한다. 사람이 바로 앞에서 바뀌었는데도 인지하지 못하고...

 

이것은 코넬대학교에서 실제로 했던 실험으로서 그 교수는 학생에게 길을 알려주는 것에 열중한 나머지 상대방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했던 것이고 이를 심리학에서 변화맹이라고 한다.

 

그래서 같이 눈으로 보면서도 누군가는 디테일한 부분을 보지 못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아주 뚜렷하고 명백한 변화임에도 전혀 못 느끼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자기가 인지한 것만을 명확한 사실로 받아들이는 이른바 착각을 한다는 것이다.

 

2001년 세계무역센터에 첫 번째 비행기가 부딪치는 모습을 TV를 통해서 실시간 속보로 본 것을 대부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없던 충격적인 테러였기에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TV에서 본 것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회상했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그 때 성인이었다면 대부분 그 장면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은 첫 번째 충돌은 실시간으로 중계된 적이 없었다고 한다. 나중에 녹화된 영상이 발견되어서 TV에 나왔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 놀랍고 중대한 소식을 실시간으로 현장에서 본 것처럼 기억되는 것을 섬광 기억이라고 이야기 한다.

충격적이고 역사적인 사건들은 몇 년이 지나도 마치 어제의 일처럼 생생하게 그 당시 자신이 뭘 하고 있었는지까지 기억하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은 그 기억의 내용들 중 최소 3분의 2는 잘못된 내용이고, 심지어는 자기에게 일어났던 당시 상황 중 정확한 것은 7%밖에 안된다는 사실이다.

 

당시의 이야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 TV에서 본 장면 등으로 자신이 명확하게 기억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재구성된다는 것이다.

이를 심리학에서 체계적 기억 오류라고 한다.

 

, 이런 오류 외에도 전 세계에서 가장 흔하게 성격검사나 적성검사 등으로 자주 활용되는 MBTI(마이어스-브릭스 성격 유형 검사)의 경우에도 재검사를 받는 경우 첫 번째 결과와 다르게 나올 확률이 50%나 된다는 점에서 이 책의 저자는 MBTI를 받느니 차라리 찻잎으로 점을 치겠다고 한다.

 

이 책은 이렇게 우리가 뭔가를 할 때 당연하다고 믿고 있는 내 머릿속의 일반적인 심리학적 상식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내가 가진 과거의 기억이나 직접 본 내용도 내 머릿속에서 편집되고 다르게 기록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각종 실험이나 예시로 설명해 주고 있다.

 

보는 것이 다가 아니고, 기억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책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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