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Zero - 나의 모든 것이 감시 당하고 있다
마크 엘스베르크 지음, 백종유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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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난 일요일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헷갈린다면 어떻게 확인하면 될까?

 

먼저 신용카드 지출내역을 볼 것이다.

그러면 어디에 있는 식당에서 몇 시에 결제를 했고, 어느 마트에서 물건을 샀는지 나온다.

교통카드 이용내역을 보면 몇 시에 어느 지하철에서 승차했고, 어디에서 하차했는지도 알 수 있다.

, 페이스북을 보면 몇 시에 누구와 어디에 있었는지 자세하게 지도에 표시되어 있고, 각종 포인트 카드로는 어디를 이용했는지, 뭘 샀는지도 모조리 나오게 된다.

 

오프라인만 그런 것이 아니고, 인터넷에서도 내가 어느 사이트를 접속해서 어떤 컨텐츠를 보았는지 하나하나 찾을 수 있다.

또한, 접속한 IP 어드레스만 찾으면 어느 지역에 위치한 컴퓨터에서 접속한 것인지도 금방 알 수 있다.

 

이외에도 언제가 가지고 다니는 휴대폰의 위치정보, 길거리에 사방으로 깔려있는 CCTV, 길거리에 지나가는 차들마다 나를 촬영하고 있는 블랙박스 등등.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일상을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은 디지털의 발달로 인해 개인의 비밀이 없는 그런 사회로의 변화에 대해 경고를 던지고 있는 소설이다.

 

소설의 시작은 미국 대통령에 대한 정체모를 드론의 공격으로 시작한다.

하늘을 나는 드론부터 벌레형태의 드론까지 미국 대통령에게 덤벼들고, 이를 피하려고 허둥지둥하는 대통령과 경호원들의 모습을 인터넷으로 전 세계에 생방송 한 정체모를 단체 제로는 거대 인터넷 집단들이 인간 세상을 속속들이 감시하는 디지털감옥으로 변화시키는 것에 대하여 대항하는 단체이다.

 

한편, 개인의 상세한 정보나 건강상태 등을 스마트폰, CCTV, 스마트글래스, 스마트워치 등으로 연결하고, 개개인별 특성을 데이터로 분석하여 공부하는 요령, 몸 관리 요령, 타인을 대하는 방법 등 모든 인간생활을 실시간으로 코칭해주는 프로미사의 프로그램은 전 세계 몇 십억 명이 이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만든 프로미사는 개인에 대한 생활코칭을 넘어 사람들에게 특정한 사고나 행동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일부집단에 대한 테스트로 알게 된다. 비록, 그 테스트 과정에서 일부 사람들이 죽는 부작용이 나왔지만..

이것은 이 프로그램으로 인간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을 공격하는 인터넷방송이 있던 날 여성 언론인인 신시아는 스마트글래스를 딸 비올라에게 빌려주었고, 이 스마트글래스로 인해 딸의 친구가 죽게 되는 사고를 겪게 된다.

 

비올라의 다른 친구이자 천재소년인 애디는 이 사고가 프로미사의 프로그램과 관련이 있음을 알고 이를 신시아를 통해서 알리려고 하지만 의문의 죽임을 당하게 된다.

일하던 언론사를 통해서 제로의 정체를 밝혀내는 특집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신시아 역시 이 프로그램의 정체가 조금씩 알게 되면서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된다.

 

결국 테러리스트 혐의와 살인자의 누명을 선 채 쫓기던 신시아는 스마트글래스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각종 CCTV에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게 되어 결국 경찰에 체포되게 된다.

 

이 때 신시아 자신이 쫓든 제로는 프로미사의 프로그램이 어떻게 악용되고 있고, 사람들을 조정하는 테스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죽기 전에 애디가 남겨놓았던 증언을 통해서 전 세계에 공개하게 된다.

 

어디로 가서 어떤 것을 하던지 걱정할 필요 없이 모두 알려주는 세상.

하지만 그와 더불어 나의 비밀도 숨김없이 제공해야만 되는 디지털 세상.

편리함과 안락한 생활의 대가로 치러야 하는 디지털로의 복종은 우리 인간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조금은 두렵기도 하다.

 

이 소설은 그러한 미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아주 재미있고 흥미로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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