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처럼 신화 - 스토리텔링 세계신화 아시아클래식 7
김남일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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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꽃처럼 신화]는 모처럼 한때 신화를 연구하고 싶어 했던어린 시절이 생각나게 했다.  이 책의 저자도 신화의 세계의 유혹에 빠져 본업인 소설 쓰기 조차 뒤로 한 채 신화의 스토리텔링을 시도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에는 우리나라의 설화 부터 세계의 여러 신화가 두루 소개 된다. 처음 들어보거나 생소한 이야기들이 저자의 이야기속에 녹아져 술술 읽혀진다.

한 참 침대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는데 고3 입시가 끝나 어슬렁 거리던 큰 아이가 내게 와서 턱 위에 눕는다. 마치 어릴때 했던 것처럼. 길이는 그때의 5배는 되는 몸을 하고 이제는 자기 보다 작아진 엄마 품에 안기는데 그 모습이 웃겨서 옛날 처럼 책을 소리내서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9부로 주제를 나누어 이야기가 전개 되는데 하필 읽고 있던 부분이 [제 5부 영웅신화 삐딱하게 읽기] 편으로  켈트 신화를 집대성한 <<에린 침략의 서>>에 나오는 아일랜드 북부 얼스터의 가장 위대한 영웅 쿠훌린 이야기 였다.  쿠훌린은 상대방의 계략에 대해 끝없이 용감하게 싸우던 전사로  치명상을 입고서는 스스로를 기둥모양의 바위에 자기 몸을 묶고 선채로 죽음을 맞이 했다.  안 듣는 척 눈을 감고 있던  아이의 귀가 쫑긋 움직인다( 우리 애의 귀는 정말 움직인다) 잔인하고 극적인 묘사에 귀가 솔깃해지는 모양이었다.  이 책은 단순히 쿠훌린 이라는 이방인 영웅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켈트의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극 <<쿠훌린의 죽음>> 을 슬며시 꺼내서 예이츠가 1916년 아일랜드 시민군의 부활절 봉기를 이끈 민족지도자들과 쿠훌린을 같은 영웅으로 동일시 하는 것을 설명한다.

저자는 '신화는 이미 중심과 다수를 넘어 주변과 소수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공생의 그것이기 때문이다. 들판의 꽃들이 그러하지 아니한가. p340' 이라고 후기에서 말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 [꽃처럼 신화]의 꽃은 들꽃을 뜻하는 것이 었나보다. 그러나 나에게는 신화나 그 속의 신과 영웅들이 내가 읽어 주어 이제서야 내가 알게 된 그 꽃 처럼 느껴진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꽃 /김 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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