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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미래 - 최신 인지과학으로 보는 몸의 감각과 뇌의 인식
카라 플라토니 지음, 박지선 옮김, 이정모 감수 / 흐름출판 / 2017년 8월
평점 :
카라 플라토니는 자신이 관찰하게 된 실험을 열심히 듣고 관찰 한다. 그녀는 과학이나 심리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 과학전문기자이다. 책상에 앉아서 논문이나 저널을 보고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험을 보고 때론 피실험자가 되기도 하면서 연구진들을 인터뷰하고, 때론 바와 같이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에 찾아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얻은 자료들로 이 책을 썼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보면 마치 로드다큐멘타리를 보고 있는 느낌이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다섯 개의 감각, 오감을 다루고 있는데 특히 내가 흥미로왔던 부분은 <미각>에 대한 연구로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맛 이외에 새로운 맛을 찾아가는 연구자들이 소개된다. 아리러니 하게도 이들 과학자들이 부딫친 난관은 <언어> 였다. 새로운 맛(이 책에서는 지방맛)을 도대체 무슨 말로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거다. 연구는 자연스럽게 뇌의 기능으로 집중된다.
2부에서 시간, 고통, 감정 이라는 초감각적 인식을 다루는데
시간은 롱 나우 재단에서 만들고 있는 시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시계에서 시간으로 그리고 이 시간을 인식하는 뇌에 대해 이야기한다.
고통과 감정을 이야기 하기 위해 카라는 바(Bar) 과 실험실을 오간다. 바에서 마음에 상처입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실험실에서 가서 연구자들이 뇌가 사회적 고통을 신체적 고통과 유사하게 해석하는 것에 대해 어떠한 실험을 하고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듣고 전달한다.
아마 이 책을 읽는 학생들은 이 실험이 이언 라이언스 박사의 수학에 관한 실험p276에 관심이 갈것이다.
(세상에!! 수학에 대한 공포는 세계적인 모양이다) 그는 수학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면 일반적으로 위협을 당했을 때와 비슷한 신경 부위가 활성화 되는 지 알아보고자 했다. 흥미롭게도 라이언스의 피험자는 수학문제를 푸는 동안이 아니라 풀기 전에 고통 반응을 보였다.
"곧 수학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생각만 해도 고통스럽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 실험이 수학에 대한 전세계적인 공포를 증명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고통이라는 것이 경험을 통해 학습된다는 것 일지도 모른다는 문제와 수학에 대한 공포는 사회적 고통의 지표가 될 수 도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감정에 의한 고통을 어떻게 치유 하는가 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사랑>과 같이 감정이 뇌의 보상중추와 도파민 시스템을 활성화 하는 것이라면 진통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p279
감정은 문화적 자극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속한 문화에 따라 반응을 보는 실험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나라 연구자들의 참여가 눈에 띤다. 그러다 보니 한국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결과들이 보여서 좋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차이 연구팀은 리더십으로 정치인의 미소를 비교하였고 '흥미롭게도 한국 정치인들의 미소 순위는 유럽국가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었다. 차이에 따르면 이는 한국에 기독교 인구 비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p312 라고 한다.
바이오 해킹(soft biohacking)이란 타인과 주변 환경에 대한 중요 감각 정보에 주목하는 법을 무의식적으로 배우는 것이다. p17 이 책에서 1장과 2장이 이러한 소프트 바이오해킹 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면 3장에서는 과학 기술의 하드바이오행킹을 소개한다.
서두의 실험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이용한 것이다. 이런 프로그램은 상태 의존 학습이라는 심리학 원리를 바탕으로 하는 것인데 특정 감정 상태나 신체적 상태에서 무언가를 학습하면 학습할 당시와 같은 상태에서 학습 내용이 더 잘 떠오른다는 원리다.
"시험공부 중에 커피를 엄청나게 마시면 시험 중에도 커피를 엄청나게 마시는 편이 낫다는 거죠"p333
이 책의 저자, 카라는 다양한 랩을 방문하고 인터뷰를 하고 직접 가상현실 프로그램을 체험해 보는데 다양한 영역에서 특히 응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사실 VR까지는 잘 이해 할 수 있었는데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부터는 정신이 없다. 증강현실을 단순히 실제 세계와 가상세계가 포개어 진다는 것 정도는 이해하고 있었다. 요즘 핸드폰의 앱으로 특정 영상을 보면 다른 영상이 보인다는 정도로 말이다.
증강현실장치는 대개 몸에 착용하거나 손에 들어야 하고, 사용자의 인식을 변형하거나 장치가 없었더라면 몰랐을 정보를 전달 한다p357. 이러한 장치에는 반지, 휴대전화, 안경등의 다양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증강현실 사업에는 사이보그 와 관련이 있다. 이 책에는 롭 스펜서 이외에 기계 장치를 자신의 몸에 이식한 다양한 사람들이 소개된다.
프랑스 기업 옵틴벤트의 최고 경영자 케이반 미르자는 인식을 더욱 빠르고 매끈하게 변형시킬 뇌 이식의 전 단계가 증강현실이고 증강현실에서 반걸음만 더 나아가면 네트워크나 클라우드와 결합된 사이보그가 출현 할 것이라고 말한다.p373
이러한 기술들이 발전 할 수 록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들어난다. 윤리적으로 사회 통념적으로 논의 되어야 할 부분들이 많다. 항상 느끼지만 우리나라는 과학 기술에 대해서는 가야할 길이 너무 멀어 보인다.
그래서 이 책이 청소년들에게 읽혀졌으면 좋겠다. 아마존의 통계에서 이 책을 다 읽는데 평균 8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하루에 30분 씩 읽는 다면 16일 정도면 읽을 텐데......
하루에 30분씩 넉넉잡아 30일을 투자한다면, 4차 산업 혁명 어쩌구 하는 마당에 선진국에서는 어떤 연구가 이루어져 왔는지 그리고 지금 그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지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듯이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