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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시대의 과학 읽기 - 과학과 사회를 관통하는 생각의 힘을 찾다!
김동광 외 지음 / 궁리 / 2017년 2월
평점 :
2017년 구제역이 발병하여 많은 동물들이 살처분 되는 가운데 AI가 발생하였고 살처분은 조류들로 이어지고 있다. 뉴스를 접하면서 수많은 동물들이 단순히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생매장을 하는 데 과연 그 방법 외에는 없는 것일까?
자연적으로 면역이 생겨서 균을 이겨낼 수 있는 기회조차 없이 단순히 근처 농장에 발병했다는 이유로 죽여버리고 묻어버린다. 상식적으로 그 사체는 또 오염으로 새로운 발병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더 무서운 것은 거의 매해 반복되는 살처분에 대해 점점 무뎌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고민 보다는 당장 계란 값만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고민하는 것을 같이 나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서 《불확실한 시대의 과학 읽기》 책을 펼쳤다.
이 책은 시민과학센터에 속한 연구자들이 불확실한 시대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이 단순히 일부 전문가 집단이나 외부에 의한 해결은 불가능한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논의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집필하였다고 한다.
구제역에서 원전, 그리고 탄소시장 등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고 있는 8가지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사실 나의 기대와 다소 다른 부분들이 많았다.

구제역와 AI를 다루는데 있어서도 단순히 살처분이 옳으냐 란 식의 논의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구제역에 살처분 이라는 방법이 도입된 원인과 정치 경제적인 원인을 살펴봄으로써 문제를 다방면에서 제기하게 한다.
“구제역을 근절할 수 있다는 발상은 구제역 을 둘러싼 상황 변화를 고려할 때 재고 될 필요가 있으며, 가축들이 구제역에 대한 자연적인 면역력을 길러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가축을 둘러싼 사회적, 경제적, 물리적 환경을 재구성하는 보다 근본적인 발상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p45”
아쉬운 것은 살처분을 하지 않은 독일의 예나 가축의 자연회복의 사례에 대해 보다 많은 설명과 비교할 수 있는 데이타가 있다면 좋았을 것이다.

AI에 대해서 변형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논쟁을 다루고 있다. 2011년 말부터 2012년 상반기까지 서구 과학계에서는 조류인플레엔자 바이러스의 변형 실험이 있었고 그 위험성과 과학자의 논문 발표의 자유등 여러 문제가 제기되었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일반대중으로서 단순히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해 살처분의 문제만 야기 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데 놀라움과 치료와 예방의 연구만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변형과 생물무기로 개발되기도 하는 현실에 당혹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직업적 성공을 쫒으면서 연구의 일상속에 매몰되 이를 조망하는 윤리적 시간을 갖기 어려운 과학자들과 펑상시에 과학에 관심을 두지 않다가 이처럼 극적인 사건이 터졌을때 다분히 상투적인 이미지에 입각해 과학 활동을 비판하는 일반대중 사이에서 접점은 어디쯤 존재할까?”
이와같이 이 책은 다양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그 답은 독자의 몫이다. 일반대중으로서 간과하거나 일반대중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면서 불확실성 자체를 깊이 있게 들여다 보는 과학 읽기를 권한다. 그래서 인지 이 책은 그리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대중은 이제 좀더 현명해 질 필요가 있다. 최근 읽은 《Lap Girl》에서 호프 자런은 ‘돈은 늘 지식을 위한 과학이 아닌 전쟁을 위한 과학에 몰렸다 p40’ 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과학연구에는 돈이 필요하고 기업가나 정부의 입맛에 맞지 않는 연구는 외면되기 쉽다. 이제 필요하다면 일반대중들이 연구펀드를 조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