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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ㅣ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평점 :
제목이 <<Lap girl >> 이라니
직역하면 '실험실 여자' 가 되나?
하나의 실험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학생부터 석사, 박사에 이르는 연구자들과 그들을 보조하는 테크니션과 코디네이터들, 그중에 여성은 모두 다 lap girl 일 것이다.
이 책의 지은이 호프 자런(Hope Jahren) 은 여성과학자로 현재 오슬로 대학에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 책을 쓸 당시 그녀는 하와이 대학에서 이미 세개의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었다. 단순히 실험실에서 실험을 하는 과학자가 아니라 연구를 설계하고, 연구비를 따와서 실험실의 다른 석박사들에게 월급을 주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Lap Girl 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여성과학자로 성공한 그녀의 자서전적 이야기다.
처음 책을 받고는 띠지가 유난히 크고 그림이 참 정교하구나 생각했다.
역시~
평범하지 않다.

오히려 책은 깨끗한 녹색으로 황금색 작은 글씨로 제목만 써있다(사진으로 잘 안보일정도)
완전 내 스타일~^ ^

띠지를 펼치니 참나무겨우살이의 일러스트 도감이다. 이 일러스트의 작가인 신 혜우 또한 식물 분류학 학자로 식물세밀화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이 작품은 2014 영국왕립원예협회 최고상 수상작으로 잎 하나하나의 묘사에 감탄이 절도 나온다. 이 도감을 액자에 넣어 벽에 붙여도 좋겠다.
내가 이 책에 흥미를 가진 이유는 '올리버 색스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글을 쓰는 과학자의 등장' 이라는 책에 대한 소개 글을 읽고서였다. 최근 올리버 색스의 《엉클 텅스텐》 을 보면서 자소서 같은 이야기 구성과 방대한 화학적 지식, 그리고 진로에 대한 쿨한 결정에 과학책을 읽는 즐거움을 새삼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책은 저자 호프 자런이 '좋은 글을 쓰는 과학자' 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원래 영문학을 전공했던 저자의 글은 연구논문을 쓰는 데 아주 익숙해 졌음에도 불구하고 표현이나 문장이 세밀하고 아름답다.
"20년을 실험실에서 일하는 동안 내 안에서는 두가지 이야기가 자라났다. 내가 써야 하는 이야기와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p38"
그레서 이 책에는 모질고 긴 겨울 내내 도전적인 초록색을 자랑하며 우뚝 서 있던 은청가문비나무와 자신의 생을 마주하면서 마치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싹을 내듯이 자신이의 어린시절 부터 영문학도에서 과학자가 되게 된 계기를 이야기 하고, 나무가 자라면서 상처 받고 그 자리가 옹이가 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듯이 사랑하고 엄마가 되고, 여성과학자로 살아가며 겪은 고난과 극복의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자는 독자에게 눈앞에 보이는 잎에 질문을 던져보라고 한다.
그 순간 독자는 과학자가 된다.
그리고 저자는 한과학자로서 다른 과학자에게 이야기를 거는것으로 이 책의 이야기는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