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스 다우셔는 2023년 12월 2일자 뉴욕타임즈 에서 <한국은 소멸하는가> 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의 잔혹한 학업 경쟁 문화는 부모를 불안하게 하고 학생을 비참하게 한다. ' 라고 썼다.
잔혹한 경쟁 문화는 어디에서 시작된 것이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김 누리 교수는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 책에서 그 문제에 대한 답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김누리 교수는 베스트셀러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저자 로 중앙대 독문과와 동대학원을 나왔고, 독일 브레멘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중앙대 독일연구소의 소장으로 저작 활동과 강연을 진행하며 교육문제의 심각성과 교육혁명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5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저자의 입장에서 보는 우리 교육과 사회의 문제점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교육'을 해 본적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일제 강점기에는 제국주의의 노예(황국신민)을 기르는 것을, 해방 이후 독재정권에서는 국가주의의 도구 (반공투사, 산업 전사) 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민주정부에서는 자본주의의 부품( 인적자원) 을 만드는 것을 교육의 목표로 삼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을 존중하고 성숙한 시민은 키우는 교육이 이루어 진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2장에서는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근원적인 문제를 '경쟁'으로 규정합니다. 경쟁을 한국 교육의 '영혼'(p.77) 이라고까지 말합니다. 경쟁을 둘러싼 우리의 통념은 진실이 아니라 이데올로기며 이 세계를 지배하는 자들이 우리의 머릿속에 새겨넣은 관념이라는 겁니다.

그럼 누가 이 세계를 지배하는 걸까요?
현재 자본주의 국가에서 자본가가 세상의 주인이 됨으로써 경쟁이 보편적인 인식으로 작동했으며 그 경쟁이 학생들이 학창시절을 전쟁터로 기억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자기계발'을 '자기착취' 로 읽을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당연하게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해야 하고 한다는 것들이 자기 착취 이며 그래서 스스로를 착취하지 않는 인간은 불안해 한다는 겁니다. 자기 계발의 이데올로기가 자기 착취를 정당화하고, 자기착취가 죄의식과 열등감을 키우며 그것이 결국 개인을 자살로 내 몰고 있다는 부분은 당황스럽기도 하고 공감이 가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공정' 에 대해서도 저자는 공정은 불공정과 특권을 비판할때 유용한 개념이지만 이 것이 불평등과 차별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쓰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교육에 있어서 전반적인 문제를 선발과정의 공정성으로 축소시키고 있다고 안타까워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