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과거를 지워드립니다
비프케 로렌츠 지음, 서유리 옮김 / 레드박스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행복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항상 파랑새를 찾아 나선다. 그리고 집안에 있는 새가 파랑새였다는 것을 깨닫곤 한다.  이 독일소설 속의 여주인공 찰리도  자신의 파랑새를 찾아 나선다. 자신의 기억을 지워서.

이 책의 주인공 찰리는 원래 샤롤로타 라는 공주님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찰리라고 불리우고 있다.
찰리는 '헤픈여자' 라고 쓰여 있는 티를 즐겨 입고 다니고  '드링크스&모어' 라는 술집에서 서빙을 하며 살고 있다. 원래 이름인 샤롤로타 라고 부르는 부모님은 그녀를 아직도 경영학과에 다니고 있는 줄 안다.
'만약 우리 엄마가 아신다면' 찰리는 내심 자신의 삶이 그녀의 부모가 볼때 탐탁치 않을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모리츠와의 첫사랑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던 모양이다. 그리고 그녀는 동창회에서 상처를 받고 자신의 과거를 지워버리기로 한다.

자신의 과거를 CD로 저장한다는 방식이 참 재미있다. 그러나  20년전에 내가 청바지를 입고 자전거를 타고다니며 워크맨으로 에미넴이나 라디오헤드를 들을 때 이 책을 만났으면 보다 더 현실감있게 읽었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있달까? 번역이 좀더 빨리 되었었다면 더 재미있었을 것이다.

과거를 지워버린 찰리에게는 새로운 환경의 샤롤로타의 삶이 기다리고 있었다.  첫사랑 모리스와 결혼을 하고 안정적인 직장에 강이 보이는 커다란 집에 살고 있다.
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 모습 그리고 어쩌면 그녀의 부모가 자랑스러워 했을 모습으로 살고 있었는데 기억을 지움으로 사건은 또 다른 선택으로 인한 연속으로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었고, 사건만을 지웠을 분 찰리의 기억으로 존재하는 그녀에게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하다.
그리고 그런 환경속에서 찰리는 찰리였다.

어쩌면 이제는 내가 더 이상 청바지를 입지 않고 라디오헤드의 음악을 듣지 않은 뿐 아니라 20대가 되는 딸을 키우는 엄마가 되어 버려서 그런지 나는 찰리의 나태함이 못견디게 싫어졌다. 나는 내딸들이 샤롤로타처럼 살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샤롤로타 가 아닌 찰리로 살고 있다고 해도, 지우고 싶은 순간들이 너무 많다고 해도 그 실수와 후회의 시간들이 지금을 만들었다는 것을 찰리를 통해 찾아가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