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문학이라고 알고 책을 읽었기 때문에 사회적인 차별이나 불평등에 대해 쓴 스케일이 큰 소설일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선한 유대인인 모리스와 그를 통해 삶을 변화시키는 프랭크의 인생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유대인이라는 정체성, 나아가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 었다.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는 모리스는 엄격하게 율법을 지키고 살지 않지만 율법을 마음에 담고 선한 마음으로 사는 유대인이다. 식료품점은 매일 매상을 걱정할 정도로 경영난에 허덕이지만 그는 누구보다 정직했고 자신의 윤리의식과 도덕성을 잃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식료품점에 강도가 들어 돈을 훔쳐가고 모리스를 다치게 한다. 그 강도 중 한명이었던 프랭크는 죄책감으로 식료품점을 찾아가고 점원으로 일을 하게되는데 모리스의 윤리의식과 도덕성에 감화를 받게된 프랭크는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한다. p.185“살아 있다면 고통받을 수밖에 없어. 어떤 사람은 좀 더 고통을 받지만, 그들이 원해서는 아니야. 하지만 내 생각엔, 유대인이 율법을 위해 고통받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쓸데없이 고통받는 거야.”“모리스 씨, 아저씨는 무엇을 위해서 고통을 받으세요?” 프랭크가 말했다.“난 자네를 위해서 고통을 받지.” 모리스가 조용히 말했다.프랭크가 칼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입이 욱신거렸다. “무슨 말씀이세요?”“내 말은 자네가 나를 위해 고통받는다는 뜻이야.”모리스를 괴롭게 하는 것은 주변사람인 경우가 많았다. 옆집에 사는 주류업자 카프는 자신의 건물에 식료품점을 세주어 모리스의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주게하였고, 윗층의 세입자 닉은 모리스의 가게가 아닌 그 가게에서 물건을 구입하기도 했으며, 유대인 동업자인 찰리는 과거에 모리스를 속이고 본인의 이익만을 챙겼다. 그렇지만 모리스는 그들을 미워하는 마음을 갖는 것에 대해서도 죄책감을 갖았다. 서로 고통을 주고받는 일들이 결국 삶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모리스의 딸인 헬렌과 프랭크의 사랑은 보는 내내 마음을 졸이게 하였다. 모리스의 고된 삶을 따라가는 프랭크를 보며 마음이 아팠지만 프랭크가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성숙한 삶의 자세를 갖게 되는 것. 그래서 결국 헬렌과의 행복한 결말을 예상하는 마지막이 참 좋았다.소설의 처음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똑같다는 사실은 프랭크가 나아갈 삶이 모리스의 살아온 날들과 겹쳐보이게 하였다. 삶은 고되고 힘들겠지만 가치있는 삶이란 어떤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도서협찬 #점원 #버나드맬러머드 #을유문화사 #고전문학 #소설 #세계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