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에티쿠스 - 윤리적 인간의 탄생
김상봉 지음 / 한길사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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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철학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시대 인간상의 도덕과 윤리를 찾으려 한다. 철학자라고 해서 특별날 것이라는 기대심리를 버리고 좇아 들어가 본 「호모 에티쿠스 - 윤리적 인간의 탄생」은 과학과 물신의 숭배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깨닫게 해준다. 특히 대학에서 실직한 후 방황하면서도 학생이 아닌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강의를 묶어낸 책이어서 모호함의 세계처럼 비춰지는 철학책의 선입견을 훌쩍 뛰어넘는 미덕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세기말을 보내는 우리가 꼭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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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어떻게 오는가? - 세계 최고 석학 30인과의 대화
사이언 그리피스 지음, 이종인 옮김 / 가야넷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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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이 좋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은 상당히 모호하다. 각각의 책마다 그 성질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감히 이 책이 좋은 책이라고 말한다. 누구는 석학의 이름에 비해 깊지 못한 책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애초에 깊이를 위해 씌여진 책은 아니기 때문에 그것으로 이것의 질을 평가하는 건 억지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세계적 석학의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는 그리고 세계 학문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그야말로 '아이디어의 보고'이다. 30인 각자는 그 전문분야를 달리 하고 있고 그들이 내다보는 미래는 그 다른 분야만큼이나 판이하다. 어느 것이 옳으냐 그르냐는 미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우리는 이것을 통해 각자가 보는 미래를 만들어 나가면 되는 것이다. '미래는 어떻게 오는가' ... 참 이상하고도 맛있는 질문이다. 미래는 시간이 간다고 오는 것이 아니라는 뉘앙스가 참 재밌다. 그렇다. 미래는 우리 인간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수많은 미래의 몇가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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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28
J.D. 샐린저 지음, 김재천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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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드는 생각이지만 베스트셀러에서 스테디셀러가 되는 미국의 명작 소설들은 그 인기가 약간은 과장된 느낌이 든다. 이 책도 그것들 중의 하나다. 콜필드는 사회부적응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회화가 들된 인간이다. 작가는 이러한 인간형을 통해 우리 시대의 청소년과 인간상을 재조명하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콜필드는 그다지 새로울 게 없는 캐릭터다. 사회에 냉소적이면서 약간은 자폐적 성향을 지닌 많은 소설 주인공들을 적당히 믹스해 놓은 정도. 하지만 이 책은 재미가 있다. 재미는, 있다. 읽다보면 킥킥 소리를 참을 수 없을 만큼 웃기도 한다. 콜필드의 부적응적인 모습에서 나의 일면을, 또 친구의 일면을 찾아낼 수 있다.

어떤 책이든 사람에게 깊은 감동을 줄 수는 있다. 하지만 좋은 책이라는 것은 그럴 확률이 대단히 높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 게다. 그런 면에서 이책은 대단히 좋은 책은 아니다.
독자의 대부분의 사람에게 재미는 줄 수 있지만 그 만큼의 감동은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추천도서 목록에 나와있는 책들은 대부분 딱딱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이책은 그런 것과는 좀 거리가 멀다. 쉽고 재밌고 공감이 가는, 그것이 감동이 될 수 있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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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영한대역문고 25
알베르 카뮈 지음, 시사영어사 편집부 엮음 / 와이비엠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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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her died today. Or yesterday, I don't know.
I had a telegram from the home:
'Mother passed away. Funeral tommorow. Yours sincerely.' That doesn't mean anything. It may have been yesterday.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내용과 주제를 한꺼번에 암시하는 강력한 도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이 참 좋다. 이방인은 너무 유명한 책이라 따로 얘기는 않겠다. 까뮈가 바라보는 인간과 우리 시대의 인간이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만 일러둔다. 이방인을 시사출판사의 영한대역문고로 읽는 건 참 잘한 일이다. 위에 글을 보면 알다시피 어렵지도 않고 까뮈 글의 독특한 매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영어판이 원본은 아니지만. 영한대역문고 시리즈는 100가지나 된다. 언제나 읽고 싶었던 책들이 그 주를 이룬다. 다른 책들이 <이방인>보다는 그 영어 수준이 조금더 어렵다는 걸 생각하면 선뜻 들게 되진 않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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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수학자의 변명
G. H. 하디 지음, 김인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199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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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린 겸손함을 가장 큰 미덕으로 배우지만 때론 그것이 가장 큰 결점이 되기도 한다. 하디는 이 시대 대 수학자답게(?) 그에 걸맞는 오만함으로 이 세상의 수학자를 변명하고 있다. 그는 수학자로의 자부심과 사명감에 한치의 주저도 없이 불타고 있다. 그래서 때론 그의 오만함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한없는 통쾌함을 맛본다. 그는 자신의 탁월함과 수학자의 천부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수학이 사회에 왜 공헌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회의를 품을만큼. 그에 따르면 고도의 수학은 고도의 지적 유희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것은 대중이 알고있듯 사회를 부정적으로 이끌지도 않으며 또한 역사를 진보시키지도 않는다. 다만 고도의 지적 능력을 가진 자들의 환상적 유희일 뿐.

물론 수학이 유희인 것은 아니다. 그가 수학의 실용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수학자들이 '수학'하는 것은 단지 실용적인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짧은 본문, 명확한 입장. 읽는 재미까지 있는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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