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이북 읽고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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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좋아지는 허쌤의 공책레시피 - 학습능력을 올리는 공책정리 코칭 가이드 허쌤의 공책레시피
허승환 지음 / 테크빌교육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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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력 성장의 기쁨을 알려주고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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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령작가입니다
김연수 지음 / 창비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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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집에 실린 소설들을 쓰기 위해서 `나`는 그간 수많은 책들을 읽었다. 그런데 한권의 책으로 묶어내는 이 시점에 이르러, 문득, 그게 얼마나 부질없는 짓이었는지 깨닫는다. 머리는 이럴 때 숙이라고 만들어놓은 것 같다.

언제라도 `나`는 `나`라는게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렇게 많은 책을 읽은 까닭은 그 `나`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읽은 많은 책들이 이 소설집에는 숨어 있다. 하지만 그게 부질없다는 것을 안 이상, 어떤 책을 읽었는지 밝히는 것은 무의미하다. 다만 그 책들을 통해 `나`보다 더 심하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널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만을 위안으로 삼는다.

1인칭, `나`. 내 눈으로 바라본 세계. 이제 안녕이다.`나`로만 구성된 소설집을 한권 쓰고 싶었다. 그리고 이제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나`는 정말 거짓말쟁이가 돼버렸으니.

이 책에서 `나`는 너무 많은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나`는 천국에 들어가기가 좀 어렵게 됐다. 그 생각을 하니 배가 고프다. 이 책의 제목을 빌리자면, `나`는 유령작가가 됐다. 더 많은 이야기. 이제 내게는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 살아있는 다른 사람의 체취가 그리워서 잠도 안 온다.

​책의 에필로그이다. 제일 좋았던 작품은 `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 이었다. 아무래도 클라이머들의 이야기들이라 그랬던 것 같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마음에들었다. 그 다음은 뿌넝숴였는데, 이야기로 이어지는 이야기로 쓰인 글 같았다.(말이 좀 이상하지만.) 단편 소설들의 모음인데 읽다보면 무슨 이야기야 싶은 것들이 꽤 있는데 에필로그를 읽으니 모든 이해가 갔다. 이 책을 추천해준 사람도 그렇게 말하더라. 음...김연수 작가의 색이 짙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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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독서 - 욕망에 솔직해지는 고전읽기
이현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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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마담 보바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플로베르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마담 보바리>는 위대한 작품이다.˝ 집안의 천치가 어떻게 이런 위대한 작품을 썼는지 너무 궁금해서 방대한 분량의 작가론을 쓴 겁니다. 작가가 마음에는 안 들어도 작품은 위대하다는 생각이 드니까 해명을 해야했던 거죠. 사르트르도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마담 보바리>를 읽어 `버리는` 바람에, 플로베르에 대해 많은 시간을 몰입하게 됩니다. 인생이 좀 바뀐거죠. 그러니까 책을 함부로 `읽어버리면` 곤란합니다. 대충 읽다가 위험하다 싶으시면 덮어버리세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만약 정말 신이 있다면, 내가 신이 아니고 어떻게 견디겠는가?˝ 정말 대단한 작품이 있고 작가가 있다는 걸 `알아버린다면` 내가 그렇게 안 되고 어떻게 버틸 수 있겠습니까?

요즘은 출퇴근 도합 1시간 정도는 책을 읽고, 자기 전에 30분은 책을 읽고 있다. 게다가 책에 대한 집착이 늘어나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읽으려고 사고 있는데, 어떤 순간에 책을 `읽어버리는` 바람에 이렇게 된 것 같다. `해석에 반대한다`라는 책을 만나고 나서부터 생각하며 곱씹어 책을 읽고 싶다는 욕망!을 갖게 되었다. 그 이후로 고전에 대한 집요함이 시작되었는데 <안나 카레니나>에서 다시 좌절됐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테레자가 토마시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티켓으로 묘사되었고,<책은 도끼다>에서 만나 읽어봐야겠다 다짐을 했는데 여전히 침대 옆 책상에 우두커니 버려져 있다. 그런데 <아주 사적인 독서>에서 다시 만났다. 물론 주요 서평은 아니었지만, 이성과 정신의 결합으로 묘사된 부분이 박웅현씨와는 또다른 관점으로 해석이 되어 다시 읽어야겠단 마음을! 먹었다.

# 톨스토이의 과제는 육체적 자아와 정신적 자아가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거였어요. 하지만 <안나 카레니나>는 이 둘 사이의 조화가 궁극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행복한 가정은 서로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으로 불행하다.˝ <안나 카레니나>는 이런 서두로 시작하죠. 행복한 가정은 정신과 육체가 잘 조화를 이루는 것이고, 불행한 가정은 이게 조화를 이루지 않는 거예요. 안나의 오빠는 가정교사와 바람을 피우는 바람에 가정이 불행해집니다. 이유는 욕망이 적절한 이성의 통제를 벗어났기 때문입니다.(중략)결국 육체를 선택한 안나는 죽고 레빈만 살아남게 됩니다. 이러한 결말은 상징적입니다. 톨스토이는 육체적 자아를 완전히 부정하고 정신적 자아만을 선택한 것이죠.

<아주 사적인 독서>는 <마담 보바리>, <주홍글씨>, <햄릿>, <채털리 부인의 연인>, <돈키호테>, <파우스트>, <석상손님>의 서평으로 구성되어있다. 제일 읽어보고 싶은 건 <채털리 부인의 연인>이었는데 로렌스의 생각이 마음에 들기때문이다. 외설서라고 난리가 났던 책이라는데 아마도 그랬을 것 같다. 이현우씨의 해설을 보니 전혀 외설서라고 느껴지진 않지만.

# [ 그녀는 이제, 자기 본성의 진정한 근본에 이르렀다는 느낌이 들었으며, 본질적으로 아무 부끄러움이 없는 존재가 됐다. 그녀는 자신의 관능적 자아, 부끄러움 없이 벌거벗은 자아가 되어 있었다. 그녀는 어떤 승리감을, 거의 허세를 부리고 싶기까지 한 승리감을 느꼈다. 그랬다! 바로 이거였다! 이게 바로 삶이었다! 이게 바로 자신의 진정한 존재방식이었다.]
로렌스가 생각한 진정한 삶은 정신적 사랑과 육체적 사랑이 조화로운 결합 관계에 놓인 삶입니다. 여자가 없으면 못 산다거나 남자가 없으면 못 산다는게 아니라, 서로에게 맞는 짝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 진정한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그런 관계에 대한 예찬을 담은 소설이 바로 이 소설입니다.

20대 중반에 고전 읽기 모임에서 <파우스트>를 읽었다. 읽다가 대체 난 모르겠다 싶어서 집어던졌는데, 모임에 나가서 헛소리를 잠깐 하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조차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대에서 저녁을 먹고 노는 것에 더 집중했다 돌아온 기억이 난다. 이현우씨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중년을 위한 고전이기에 저는 <파우스트>가 청소년 권장도서로는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이 어렵기도 하지만 공감하기도 어려울 듯해서요. 그건 이십대도 마찬가지고요. 이대로 늙기엔 뭔가 억울하고 다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엔 좀 늦은 듯 싶은 나이가 <파우스트>를 읽기에 딱 좋은 나이입니다.

다행이다, 하며 안도감을 내쉰건 대체 뭐였을까 ㅋㅋ 파우스트의 욕망에 대해서 삐딱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독특했다. 보통의 서평은 예찬으로 가득하지 않은가.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고 언제나 갈망하면서 애쓰는 것에 구원의 열쇠가 있다고 하는데, 이 구원이 과연 맞는 것일까 하는 물음을 던진다. 도덕적인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다.
서평은 길잡이다. 좋은 책이지만 역시나 원래의 책부터(고전)부터 읽는 것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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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때 반짝 리스트 - 엎드려 울고 싶을 때마다 내가 파고드는 것들
한수희 지음 / 웅진서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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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단락 이상 써버렸는데 다 날라가버려서 더 이상 쓸 힘이 나질 않는다. 중략 상태로 가야겠다..

인쇄판을 보니 2015년 7월 1일이다. 읽으면서 제일 반가웠던 점은 최근에 내가 본 신간 영화들 + 책들이 꽤 많았다는 점이다. 고전에서 느끼지 못했던 이 반가움이란!! 게다가 좋아하는 영화와 좋아하는 취향의 책들이 꽤나 많이 있어서 좋았다. 사실 처음에는 `연애담인가보다.. 뭐 그래, 관계에 대한 고찰은 늘 끝없이 하고 있으니 잘 됐다.` 싶었다.​ 그런데 뒤로 갈수록 인생 얘기들이다. 누구나 경험하고 누구나 겪고 있을 법한 이야기들의 나름 탈출구. 이 작가만의 방법들을 나누어주고 있었다. 작년 이맘때 이별을 겪고 7월과 8월에 미친듯이 쿠시네마트랩을 그렇게 다녔었는데 이별을 경험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찾아내려고 그랬던거구나 싶다.

# 사랑에 실패했는데 왜 연애가 아닌 심리에 관한 책을 고르는 걸까? 이제 우리는 사랑의 문제가 다른 모든 문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가 한 인간으로 제대로 서지 못하면 또다시 같은 실수를 저지를 것임을 안다.

그리고 여기서 내가 좋아했던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라는 영화를 언급한다. 이동진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이 영화에 대한 리뷰를 보고 나서였는데 신형철의 평론에도 등장했던 것 같다. 우리가 사랑하는 이유. 결핍에 대한 깨달음. 그것이 `장애`라는 은유를 통해 영화는 사랑에 대해 말하고자 했던 것 같다. 나도 나의 결핍을, 상대의 결핍을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우리는 함께 단단해질 수 있을까? 이런 물음을 차치하고 작가는 어마어마한 말을 던진다.

# 그러니까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내 인생을 제대로 살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뿐이라는 말씀.

작가는 콘돔을 챙긴 인도 여행을 떠난다. 읽으면서 계속 피식피식 거렸다. 다섯의 남자를 만난 이야기하며, 인도 여행에서 자신을 돌아봤을 때 참 솔직하기도 하고 유머감각 넘치게 표현해낸 것이 너무나 인간적이었다. 마지막 페이지에 앞으로 여행은 이렇게 해라! 라는 식의 전언이 써 있는데 난 그러고보면 내 베프랑 너무 재밌게, 아니 재밌다는 표현으론 부족하게 인생에서 두 번 다시 얻을 수 없는 여행을 하고 돌아온 것 같다. 여행을 갈 땐 예쁜 옷도 한 벌씩 챙겼고, 나를 즐겁게 해 줄 책은 당연히 있으며, 생각을 쓸 노트는 언제나 챙겼다.(노트를 글로 채운 건 유럽에서 편지로 꽉꽉 채운 적과 태국에서 책을 필사한 적. 2번뿐이네) 결혼하는 내 베프랑 다시 미친 그런 여행을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그리고 여행은 아니었지만 20대 중반에 앞 뒤 가리지 않고, 누군가를 만나 과감하게 연애를 시작해 본 것으로 어쩐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8월에 `비긴 어게인`을 보면서 그만큼 나를 위로해 준 영화가 없었는데, 한수희 작가도 그걸 콕 집어 이야기 한다.

# 그레타에게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이런 거다. 그녀는 헤어진 남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기타를 치며 자신의 마음을 담은 노래를 부른다. 순간순간 울먹이면서도 몇 번이고 거듭해 노래한다. 바람을 피워 나를 차 버린 남자에게 너를 정말 사랑했노라고 거듭 말하는 데는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 걸까? 나를 모욕한 사람, 나를 망친 상처, 나를 버린 세상에게 그럼에도 너를 정말 사랑했노라고, 최선을 다했노라고 떳떳하게 말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견고한 자존감이 필요한 걸까?

나는 아직도 후회중이다. 이유를 알고 있었지만 이유를 묻지 않았다. 나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도망친 것이었을까? 있는 그대로 알고, 상처받을 만큼 받고, 떨쳐버려야하는 문제였을까. 진실을 알아야 한다, 몰라야 한다라고 친구와 논쟁?한 적이 있었는데 난 그저 무서워서 도망친 것 같다. 전력 질주하여 삶의 품으로 뛰어들기에 아직 약했던 것이다.

요즘은 클라이밍에 미쳐 있다.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나를 행복하게 한다.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고 풀었을 때의 희열은 나를 살아가게하는? 에너지가 된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작가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김연수인데 내가 좋아하는 작가분들이다. 김연수 산문집에서는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로 `다른 누군가를 이기지 않는다면 결국 패배자가 되는 것이 스포츠`라는 편견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나는(나에게 있어서) 클라이밍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누구와 비교할 것도 없고 내가 못 풀던 문제를 풀어낸다면 그건 나를 이긴 거다. 경쟁심으로 클라이밍을 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진정으로 즐기진 못할 것 같다. 요즘 매일 운동을 하고 있어서 내 빨래는 전부 운동복이다. 물론 더우니 일상복도 매일 빨아야하지만.. 땀에 흠뻑 젖은 운동복을 벗을 때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다. 환풍이 되지 않고 선풍기 하나에 의존해 실내 암장에서 지구력을 한 적이 잇다. 그때 흘린 땀은 내 티셔츠를 전부 젖게 했는데, 너무 기분이 좋았다. 물론 내 옆 자리에 앉은 사람은 지하철에서 불쾌감을 느꼈을지 모르겠다.

내가 책을 좋아하는 이유를 한수희 작가에게 들킨 것 같다.

# 책을 통해 우리는 타인의 인생을 좀 더 내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그건 여러 사람들과의 화기애애한 술자리가 아니라 둘이서 술잔을 기울이다 걷는 밤길 같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우리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지 않았던 것,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던 것들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 인생을 떠올린다. 나라면 어땠을까?

술을 참 좋아하는데 사람들하고 그런 긴밀한 관계를 맺을 때 더더 좋은 것 같다. 저번주 월요일에는 새벽 5시까지 클라이밍하는 언니와 수다를 떨었는데 그런 기분이었다. 언니라는 책을 읽고 서로의 인생을 이해했던 것. 앞으로도 나는 더 많은 책들을 읽게 될 것 같다.

오늘은 너무 더운 날이었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다가 수영장이 너무 가고 싶었는데 기회가 닿아서 가게 되었다. 다녀오고 나니 주문했던 책이 도착해 있었다. 토마토 주스를 갈아 마시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시원한 바람이 머리를 살랑살랑 때리며 앉은 자리에서 책을 다 읽었다. 그리고 내 일상과 생각들까지 이렇게나 길게 바로 리뷰를 쓰고 있다. 수영장 락스 냄새와 빌려쓴 랑콤 바디샴푸의 냄새가 섞여 미묘하게 너무 좋아서 계속 이 상태로 읽었던 것 같다. 하루하루가 아까운 시간들이 자꾸 흘러간다. 오늘은 꽤나 행복하게 잘 보낸 것 같다.

여기 나온 책들과 영화들은 아끼지 말고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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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밥 2015-08-28 0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운동 하나 해야하는데 게을러서.. ㅜ 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