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라는 우연
브라이언 워싱턴 지음, 최현영 옮김 / 더픽션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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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개인의 의견을 담아 작성한 리뷰]



표지가 매우 인상적인 오늘의 도서

<아름다움이라는 우연>

퀴어의 삶을 조명한 작품이란 생각에

꽤 흥미로워 읽기 시작했지만 실상은 

어떤 부류의 이야기가 이닌

우리 모두의 삶, 가족, 친구, 

그 안에서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였다.


자메이카 이민자인 어머니는 어느날,

지구반대편 도쿄에 머물고 있는 아들의 조금은 어색하고

어찌보면 정막한 전화를 받고 곧바로 도쿄로 날아온다.

하지만 아들은 어머니를 전혀 반기지 않고

두 사람의 고요하지만 위태한 동거가 시작된다.


​살갑지 않은 가족의 방문, 

아들에게는 외롭고 아픈 기억이 가득한 

원가족과의 관계에서의 트라우마가

어머니의 등장으로 다시 파도처럼 밀려온다. 


​어머니 또한 문화가 전혀 다른 먼 타국에서 살아가는 

아들을 보며 다시 휴스톤으로 데려가려하지만

아들이 살아가는 새로운 장소에서의 인연들과

그 안에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아들을 보며

지금은 없는 오빠와의 시간들을 떠올린다.


이 소설은 특이하게도 주인공을 아들과 어머니로 표현된다.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 존재들이 이끌어가는 이야기.

처음 읽을 때는 살짝 적응이 어려웠지만

읽다보니 마치 우리 삶에서 매순간 만나는 

존재들과 같다는 느낌으로 다가와서 

작가의 의도(?)를 내가 잘 파악한건가 

싶어서 뿌듯해지기 까지 했다.


​내가 읽은 이 소설은 꽤 정적으로 느껴졌다.

마치 폭풍의 눈안의 고요함같은

안에 내포하는 많은 울분과 두려움, 좌절이

이렇게도 잔잔하게 느껴질까? 싶었다.


​도쿄라는 공간은 서울과 같은 동양적 공간이지만

나에게도 꽤 낮설고 묘하게 느껴지는 장소이다.

아들이 처음 도쿄에 도착했을때 했던 생각들

내일 다시 비행기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있다는

허세를 품고 하루를 버텨가는 이방인의 삶.

어쩌면 아들에게는 자신의 존재자체가 

이방인으로 느껴졌던 건 아닐까?


자신의 정체성으로 빚어진 아버지의 폭력,

노력하면 할 수록 어그러졌던 가족과의 관계,

더이상 돌아갈 곳 없던 휴스톤과는 달리

도쿄에서는 선택이라는 걸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아들에게는 관계의 틀에서 벗어난 삶을 살 수 있었는 

장소였는지도 모르겠다. 


​며칠간의 동거로 어머니는 아들에게 포커스 할 수 있었다.

가족안에서 자신이 아들을 어떻게 대했나?

지금 아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나?

자신 또한 도쿄에서 만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삶에는 각자의 방식이 있고 

내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해도 

그냥 그것이 인생이라는 걸 알게 된 것 같다.

어쩌면 아들보다 어머니가 더 빨리 느꼈지 않았나 한다.

그래서 아들을 두고 어머니는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아무것도 바꾸려하지 않고 인정해줌에 

아들도 안도하였다는 생각에 이른다.


대도시, 이방인의 삶, 색이 다른 각자의 삶의 방식이

뒤섞인 이곳에서 색을 모두 지운 도쿄 곳곳의 사진은

이 모든걸 나누고 다르게 볼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

가족이 있는 곳이 집일까?

아니면 나 자신이 나로서 인정받는 곳이 집일까?




"맞아. 그건 정말 미안하게 생각해."

"오케이. 나도 미안해."

"어쩌면 인생이 그런 건지도 몰라, 죽을 때까지 매일.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그러게. 그래도 진심이기만 하다면 

내 생각엔 괜찮은 것 같은데."


​진심이라는 건 뭘까?

내가 너를 다 알 수는 없지만 함부로 판단하고

너를 나의 기준으로 정의하려고 했다면

한마디면 충분했다.

진심이 담긴 "미안해"


이 작품은 퀴어작품이라기보다 인생을 이야기하는 

에세이처럼 다가왔다.

모두 다 원가족에게 사랑을 느끼고 

생각하면 포근하고 그립기만 할까?


가끔은 나를 정말 저 밖으로 내던져,

내가 원래 무엇인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 해본적 있지 않나?


이 소설은 나에게 그런 기분을 선사했다.

틀에 갇힌 나에게서 벗어나 

누군가에겐 이상한 삶일 지라도

나의 결정과 나의 의지로 살아가는

나 자신의 삶으로 살아도 된다는 신뢰와 안도였다. 


​꽤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소설이지만

단숨에 읽어내릴 만큼 문장의 흡입력과

스며드는 감정이 좋았던 소설이다!!!


삶에서 진정으로 나를 인정받고싶다면

누군가의 삶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함을

절감하게 해주는 내 생각의 틀을 바꿔주는

멋진 작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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