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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체이스 인 경성
윤채근 지음 / 북레시피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정독 후, 개인의 의견을 담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곧 8월이다.
항상 잊고 지내다가도 8월이 가까워오면 일제시대를 살았던 우리 선조들의 삶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가 없다.
독립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 사실을 알지 못했던 가장 어두웠던 시절인 1940년대, 일제 권력에 대항한 광복군과 첩자를 오가는 인물들의 가슴 졸이는 서사가 담긴 <페이퍼 체이스 인 경성>을 함께 해보고자 한다.

외과의사 김욱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서를 접하고, 그 속에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부모님의 삶에 대해 알게되면서 순식간에 1942년으로 빨려들 듯 이야기는 시작된다.
페이퍼 체이스 - 종잇조각을 떨어뜨리며 도망가는 자를 술래가 쫓는 게임
찢어진 종이를 쫓아 따라오는 술래와 달아나는 도망자. 마치 일제시대를 살아낸 독립군과 밀정, 밀정과 독립군들을 빗대어 말하는 것만 같다.
정신없이 시작되었던 김혁의 행적, 처음엔 그가 독립군인지 변절자인지 나조차도 헛렸다. 그가 쫓는 이들은 찢긴 종이 처럼 흩어져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이는 급변하던 40년대를 살아낸 많은 식민지 청년들의 혼란했던 마음과 잡을 수 없는 꿈이 멀어지는 좌절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분법적 견해로 잘잘못을 따지기 어려웠다.
험난한 시대를 살아가 던 이들은, 자신의 이름을 잃고 스스로 선택한 삶보다 살기위한 선택을 해야만 하는 기로에 놓이며 결국 타협이라는 이름의 굴복을 맛보게 된다. 신념을 따랐다 생각했던 이들 조차도 결국은 제국의 최선단에서 민중을 괴롭히는 꼭두각시로 살아야 했던 무엇하나 제 마음대로 살 수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그럼에도 결코 독립의 길을 의심하지 않고 술래의 롤을 자처한 김혁의 끊질기고 불안한 쫓음은 자신을 모두 버린 채, 한가지 목표에만 몰두한 감정을 없애려하는 공작원의 모습이라 차갑고, 외롭게 느껴졌다.
그 어떤 인간적인 것을 기대할 수 없이 살아내기 위한 각자의 선택들이 지금 우리의 눈에는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알지만, 그 시대의 절박함을 생각하며 아프지만 이해되는 부분들이 많아 읽으면서도 가슴 답답한 슬픔이 있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거대한 소용돌이 안에서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져 갔을까?
나라면 끝까지 독립의 길만 따라서 갈 수 있었을까?
누군가가 남겼던
<독립을 될 줄 몰랐으니까!> 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헛웃음이 나왔었다. 하지만 1940년대를 살았던 누구라면 그저 손에 잡히지 않은 멀고 먼 꿈 처럼 느껴졌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아주 작은 종잇쪽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고 오직 독립의 길만을 바라봤던 개인의 이야기가 결국 지금의 독립된 대한민국을 만들어준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뭉클하다.
이 소설은 역사적 인물과의 연결을 작품 곳곳에서 만날 수 있어 가상의 인물들 조차도 누구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다. 그들의 행적을 정확히는 알지 못한 다고 해도 내게는 너무나 의미있고 가슴 저리게 감사하는 시간이었다.

2020년대의 서울에서 1940년대의 경성으로
지금 내가 발 디디고 서있는 이곳에서 벌어졌던 생사와 나라의 운명을 건 술래잡기!!
정말 영화를 한 편 본 것 같은 여운과 스펙타클함이 느껴진 짙은 여운을 남긴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