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장 밝은 밤에 헤어졌다 - 도스토옙스키 단편 백야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희숙 옮김 / 윌마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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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를 담은 리뷰입니다]




백야를 경험해 본 일이 있나? 한국에서는 접해 볼 일이 없는 하얀밤. 원제인 백야를 [우리는 가장 밝은 밤에 헤어졌다]라는 꽤 감각적이고 눈길이 가는 제목으로 바꾼 이 도서는 우리 생에 한번도 겪어보지 못할 수도 있는 세상의 다른쪽에 존재하는 시간의 흐름 안에서 특별함을 느낀 누군가를 향한 순수한 열정을 담은 이야기다.


어두워지지 않는 밤. 나의 신체의 시간과는 달리 나의 정신과 감각은 아직 잠들고 싶지않다면 무엇을 해볼까?


​주인공은 어느날 마주한 한 여인에게 끌림을 느낀다. 우연치 않게 그녀를 돕게되면서 다음 만남을 기약한다. 이것만으로도 그는 그녀에게 특별한을 느낄만 하다. 나스텐카라는 이름의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와의 만남보다 누군가와의 추억으로 가득한 그녀. 사실 이 작품에서는 그녀, 나스텐카외에는 주인공과 나스텐카가 기다리는 남성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는다. 어쩌면 나스텐카에게 주인공의 이름 따위는 필요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그는 나스텐카가 잊지 못하고 기다리는 그와의 확실한 마무리를 위해 노력한다.



읽는 내내 나스텐카에게서 주인공에 대한 애정이나 관심이 느껴지지 않았던 건 나만의 생각일까?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주인공은 나스텐카의 다정한 한마디도 자신에 대한 애정이라고 느낀 것 같다. 


​백야라는 건 그런걸까?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았을때 인간이 느끼는 불안과 안정을 찾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방황하는 순간을 비집고 들어오는 낮선 마음들은 그때의 나를 사로잡기 충분한 것 같다. 


물론 나스텐카도 주인공도 성숙한 사람들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연락을 기다리는 상대에게서 아무 소식이 없자 상심한 기색이 역력하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허세를 부리는 모습. 마치 주인공과 무언과 시작될 듯 여지를 주는 행동등은 잘못된 시작을 예견하는 기분이라 불편하기만 하다.


하지만 도스토옙스키는 그나마도 오래 허락하지 않았다. 신기루처럼 자신의 팔을 놓아버리고 사라지는 나스텐카. 하얀밤의 달콤한 꿈은 그렇게 사라진다.


​사실 스포같지만 그들의 결말은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예견된 듯하다. 말로서 풀어내는 사랑의 세레나데. 젊은 시절의 작가가 생각하는 사랑이란 이런것 이었을까 생각해보면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모래처럼 사라진 잠깐의 설렘이지만 그 대상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앞으로 주인공의 인생에 어느 정도의 삶의 지표가 되어주리라 생각된다.


​비록 지금의 나에게는 다 보일 정도로 헛된(?) 노력같지만, 젊은 날의 뜨거운 열정이란게 이런건가? 라는 생각에 웃음짓게된다. 백야가 그렇 듯, 인생에서 무언가에 열정을 쏟고 싶은 순간이 매번 찾아오지는 않는다. 그것이 무언가를 쟁취하든, 떠나보내든, 나에게 어떤 의미를 남기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진심이 언제나 통하지 않지만 그 마음이 자신에게 긍정적으로 남는다면 그것 만큼 가치있는 일이 있을까? 언제나 사랑은 아니 사람은 자신의 마음대로 되어주지 않는다는 간단하고 보편적이지만 잠깐씩 잊게 되는 순간들에 대한 위트있고 잔잔한 소설이었다고 생각된다.


이 도서가 특별한 건, 뒷 편에 러시아 원서가 첨부되어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어는 단 한자도 모르지만 토스트옙스키의 순수한 시절의 열기가 느껴지는 기분이라 괜시리 기분이 좋다. 


특별함이 가득한 특별할 것 없는 백야에 스쳐간 인연에 대한 열정을 담은 이 작품은 인생을 시작하는 많은 이 들에게 실패의 허무함 보다, 그 시절을 겪어낸 이들에게 누군가를 향해 간절하게 빛나던 나를 생각나게 해서 미소지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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