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가 (박경리 큐레이션 리커버) ㅣ 박경리 탄생 100주년 기념 큐레이션 리커버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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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만을 협찬받아 직접읽고 개인적 감상을 리뷰하였습니다]


경리 작가님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판으로 읽게 된 <애가>. 사랑의 노래라고 생각했던 이 작품의 제목은 사실 슬픈 마음을 노래한다는 뜻이여서 조금 놀랐다.

<애가>안의 인물들은 서로 얽히고설킨 사랑의 실타래들에 발목이 묶인 듯,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모습이여서 어찌 저리도 서로가 같은 방향을 향하지 않는지, 나를 슬프게도 안타깝게도 만들었다. ​ 각자를 보면 다들 멀쩡한 사람들인데 어찌 사랑앞에서는 저리도 맥을 못출까? 싶기도 하고 자신을 연모하는 상대에게 한없이 잔인하기도 한 마음들이 이기적이게도 느껴졌다. ​ 소설속의 인물들은 다분히 이기적이다. 민호는 진수의 신분을 알고 일주일도 안돼서 결혼 상대에 적합한 설희에게 청혼을 한다. 설희는 자신을 어릴적부터 짝사랑해 온, 돈 없는 시인 상화를 그져 오빠로만 곁에 두며 희망고문을 한다. 상화는 형의 미망인 영옥을 취하지만 그녀가 임신하자 도망갈 궁리만 한다. 오박사는 사랑하는 여인의 딸인 현회에게 지원을 해주다가 결국에 그녀를 취한다. 현회는 정규와 연인이면서도 정규가 군에 간 사이에 자신에게 도움을 주던 오박사와 결혼한다. 정규는 자신의 은사의 부인인 현회를 결국 놓지 못하고 자신과 떠나자며 그녀의 결정에만 매달리는 유약한 모습을 보인다.

​ 그들의 관계에 숨이 막힌다. 갈팔질팡, 틀린거 알면서도 애써 자신을 다독여 옳지 않은 길로 가려하는 모습들이 계속 그려지기 때문에 읽는 독자의 마음으로는 고개를 설설 흔들면서 읽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이 작품에서 또 하나 눈여겨 볼 부분은, 관계의 우의에서 오는 권력(?)이 존재한 다는 점 이었다. 민호와 현회의 결정을 노심초사 기다리는 설희와 정규의 모습도 물론 그랬지만 특히 영옥을 대하는 상화의 모습은 파렴치한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때는 자신의 형수였던 사람에게 그다지도 모질고 비열할 수가 있나?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S마을을 찾았을 때 상화의 행동은 역겹기까지 했다. 그런 상화도 설희앞에서는 세상 다정하고 애닮은 순정남이 된다. ​ 모든 인물이 다 한번 씩은 이기적이면서 비열하게 보인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이 답답하고 안쓰럽기도 한 것이, 이 작품을 보면서 나의 마음이 요동을 치게 만들었던 것은 부정할 수가 없다.​ 변하지 않고 계속 줄다리기 같은 미묘한 선안에 있을 것 같았던 인물들의 관계는 설희의 결단으로부터 변화하게 된다. 그녀에게 연민을 느낄새도 없이 아이를 놔두로 내린 그녀의 결정은 나를 놀라게도 하고 이해가 안되게도 했다. 그녀에게는 여자로서의 삶만 중요했던 걸까? 하지만 그녀의 사건으로 그녀 주변의 모든 관계는 서서히 마무리를 짓게 된다.​ 나는 사실 마지막 챕터에서 가슴 저린 아픔을 느꼈다. 오박사와 진수의 결정. 민호가 현회에게 공항으로 가자고 했던 순간, 민호가 딸과 설희를 찾을 았을 예기치 못한 손님의 모습은 그동안 숨겨두었던 마음의 소리들이 마구 세어나오는 기분이라 나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

제3자인 나의 눈으로 봤던 바보들의 행진 같았던 인물들의 감정들이 겉으로 말하지 못한 깊은 진심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이미 벌어진 시점에서 아무것도 되돌릴 수가 없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이라는 게 존재할까? 인간이 살아가면서 많은 만남과 이별을 겪게 되지만 그 감정 사이에서 오가는 진심들이 다 전해져서 서로 통해지 않는 다는 것이 이다지도 아프게 느껴지는 것인지 몰랐다. 그러면서도 삶이란 어쩔 수 없이 그런 감정의 얽킴으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는 걸 다시 한번 절감한다. 인생에서 옳고 그름이 없다. 그래서 <애가>의 인물들이 나의 안에도 조금씩 숨어있음을 느꼈을때, 더이상 그들의 비난하지 못하게 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래보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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