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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을 남기고 떠난 열두 사람 -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그 두 번째 이야기
오츠 슈이치 지음, 황소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우리는 하늘과 땅의 부름에 따라 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리고 하늘과 땅이 맞닿은 지점에서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시작했으며,
온전한 생명의 씨앗을 틔우며 살기 시작했다.
내가 생각하는 인간의 삶이란 인고의 뿌리를 통해 이루어지는 하나의 행위라고 본다.
세상에는 꽃과 나무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꽃도 피어난다.
우리는 꽃이다. 그리고 나무이기도 하다.
나고 자라는 과정이 무지개 빛깔처럼 층층이 갈리고 다양할 뿐이다.
바람이 부는 것은 세월의 달력을 한 장씩 넘겨주는 것과 같다.
비가 내리는 것은 우리의 메마른 가슴을 축축이 적셔주는 삶의 눈물이다.
우리의 인생은 자연과 같다고 생각한다. 자연은 영원하기 때문이다.
자연은 끊임없이 생명을 틔우며 순환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빛으로 말미암아 밝음이 있으면 어둠이 있기 마련이며, 삶이 있으면 죽음도 함께 한다.

죽음, 그것은 극단적인 갈림길에 서 있다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눈을 뜨는 것과 눈을 감는 것의 차이일 뿐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여기 눈을 감는 자들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다.
<감동을 남기고 떠난 열두 사람>은 무지개 빛깔처럼 살다 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 오츠 슈이치는 현재 도쿄 마츠바라 얼번클리닉과 도호대 의료센터 오모리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말기 환자를 돌보고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를 비롯하여
《죽음학: 마지막을 평온하게, 완화 의료의 권요》등의 다수가 있다.
삶의 끝에 다다른 1,000명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본 호스피스 전문의가 말하는
우리의 인생이란 과연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을까?
그들이 남기고 간 것은 무엇이며, 우리는 무엇을 깨달을 것인가?

「그 모든 이야기를 그릴 수는 없겠지만
그들은 시대의 거친 파도에 휩쓸리지 않으면서
저마다 처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고난을 이겨냈고
그 달콤한 열매로 깨달음을 구했다.
나는 마지막 순간 행복하게 눈을 감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번은 꼭 그려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에필로그 중에서 -
아름다운 흔적에는 행복의 단어, 낮춤의 지혜, 나눔의 선물, 생의 소중함,
일상을 통한 기적의 발견, 최선의 순간과 배려, 추억, 인고의 열매에 이르기까지
살아 있는 동안에는 볼 수 없었고 느낄 수 없었던 그 모든 삶의 감정과 진리가
눈을 감으려는 자들의 마음을 애잔하게 다독거려준다.
그들은 비로소 삶의 참된 진리를 깨닫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우리를 향해 말한다.

「큰 나무는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고, 나뭇가지 끝에는 파릇파릇 잎이 무성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잎은 떨어지고 가지도 꺾인다.
그리고 굵은 줄기만이 남는다.
그 줄기는 오랜 비바람에 깎이면서 조금씩 쭈그러져 간다.
하지만 그 마지막 모습은 참으로 고고하고 아름답다.
모든 것을 버리고 고고하게 서 있는 큰 나무.
F는 그것이 인간의 일생이자 나이 듦이라고 설파했던 것이다.」p.39

무성하게 자란 잎사귀가 바람에 흩날리며 춤사위를 만끽하는 것은
싱그러운 인생을 즐기는 우리의 모습과 같다.
감동을 남기고 떠난 그들은 우리에게 인고의 열매를 남겨주었던 것이고
마지막 열두 번째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고 속삭인다.
우리는 어떠한가? 지금 이 순간 아름다운 열한 가지 열매를 잘 간직하고 있을까?
그들이 남기고 간 열매를 소중히 어루만져 저마다 멋진 삶으로 키워내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