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마시는 여자 - 스무살 그대로 33茶
조은아 지음 / 네시간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오늘은 어떤 차를 마셔볼까?', '엄마, 피부 좋아지고 살 빠지는 차!', '그럼 이걸 마셔야겠다!'

엄마는 작은 찻집을 운영하신다. 찻집 이름도 엄마의 성품을 닮은 '찻물 소리'다.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경남 하동에 오면 '찻물 소리'가 있다. 아주 어릴 적의 기억은 떠오르지 않지만,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부터 엄마는 차를 우려서 주셨다. 뜨거운 녹차의 떫은맛이 입안에 텁텁하게 감기는 것 같아서 보약 한 사발을 마시듯, 힘겹게 찻잔을 비워냈었다. '차 마시고 가야지!'라는 엄마의 말씀에 '나중에 마실게요!'라며 가방을 메고 학교를 향해 줄행랑을 쳤던 나였다. 항상 부엌 한쪽에는 투명한 유리병에 담긴 차가 있었다. 내심 궁금해서 뚜껑을 돌리고 차향을 맡으면 시골 할머니 댁에 가면 느낄 수 있는 자연의 냄새가 나는 듯했다.


 

녹차, 발효차, 홍차, 연잎차, 보이차, 쑥차, 국화차, 감잎차, 기문홍차, 허브차……

나는 서점에 가면 엄마를 위한 '책'을 찾는다. 몸과 마음을 위한 책, 그중에서도 '茶'에 관한 책을 꼼꼼히 챙기는 편이다. 항상 '차'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시는 엄마에게 도움이 될 책을 찾고 있다. 이번에 읽게 된 <차 마시는 여자>는 차 소믈리에가 소개하는 다양한 '중국차'에 관한 내용이 풍부하다. 중국차에 생소한 사람이나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즉, 초보자에게 적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차의 역사와 종류 그리고 차와 커피를 응용한 다양한 레시피가 수록되어 있다.



 

 






 

 

「맑고 건강한 정신으로 3시간 이상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은 오직 차뿐입니다. 차는 술처럼 취하지는 않지만 술과 같은 기능을 해요. 그건 바로! 대화의 장을 열어준다는 것입니다. 차를 마시다보면 오래 앉아 대화를 나누게 되는데,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말까지도 술술 나오게 하는 그 무엇인가가 있어요.」- 본문 중에서



 

 

나는 그 '무엇인가'가 무엇인지를 안다. 우선, 저자의 차를 향한 사랑이 나와 같은 마음이라 읽는 내내 기분이 너무 좋았다. <차 마시는 여자>에 소개된 모든 차의 공통점은 '사람'과 '찻잎' 그리고 '물'의 소통을 열어준다는 것이다. 찻잔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으면 마음의 근심이 천천히 사라지는 느낌을 받는다. 저자는 그 느낌을 이 책에 따뜻하게 담아냈다. 그리고 저자가 대만의 천복명차(대만 브랜드 차 전문점) 1기생으로 수료과정을 거치면서 배워온 '중국차'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수록되어 있어 茶공부를 하는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노라 생각된다. 우리 고유의 차를 다룬 책을 먼저 읽는 것도 중요하겠으나, 이처럼 중국차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책을 읽어본다면 '차'에 대한 안목도 커질 것이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수필집처럼 엮어진 <차 마시는 여자>

  


 






 

 

「기문홍차의 경우 다른 차에 비해 카페인 함량이 적어 잠들기 전에 마셔도 괜찮답니다. 특히 따뜻한 우유와 함께 밀크티로 만들어 드시면 오히려 수면에 도움이 되니 저녁때 꼭 드셔보세요. 좀더 자세히 기문홍차의 효능에 대해 알아볼까요? 기문홍차의 경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주고 피부암을 예방한다고 합니다. 또한! 감기에 효과적이라고 하니 환절기에 식사 후 기문홍차 한 잔이면 감기도 예방하고 몸 안의 기름기도 걷어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다가 차에 대한 관심이 커져 중국 상하이까지 가게 된 차 소믈리에 조은아, 그녀는 2년에 걸쳐 중국차에 대해 배운 것을 토대로 블렌딩을 연구, 광동식 디저트와 차를 이용한 독특한 레시피를 개발 중이라고 한다. 이 책은 저자의 차공부에 박차를 가해주는 출발을 알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차문화에 대하여 더욱 전문적으로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겠노라 생각된다. 중국차에 대하여 많은 정보를 담고 있으나, 차에 대한 깊이 있는 역사를 논하거나 전문적인 정보를 찾는 사람에게는 조금 부족한 면이 있으리라 보인다. 무엇보다 차를 사랑하는 엄마에게도 도움이 되었다고 하니! 다가오는 열대야, 구수한 차를 마시면서 온 가족이 함께 이겨내는 건 어떨까? 날씨가 더울수록 몸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게 좋다고 한다. 가족이 오순도순 찻잔을 마주 들고서 담소를 나누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차 마시는 여자>는 '중국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서관 여행 - 혼자가 익숙해지는 자유
권희린 지음 / 네시간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책 읽는 사람의 보금자리, 돈 한 푼 없어도 마음껏 쉬어갈 수 있는 곳, 열심히 발품을 팔지 않아도 세상의 소식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아마도 '도서관'일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사색을 즐기는 이미지로 많이 그려지는 것 같다. 조용한 도서관이 답답하지도 않은 모양이다. 굳게 다문 입, 이따금 몸을 좌우로 가볍게 흔드는 경우는 있어도 절대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 그게 바로 '독서삼매경'에 이른 것인가! 그동안 내가 자라온 환경을 떠올려보면 항상 내 주위에는 책이 있었다. 엄마와 함께 시장에 가는 날이면 꼭 서점에 들러서 책구경을 하고 왔던 기억이 난다. 책 냄새가 좋아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책 자체를 감상하던 나였다.

 

이번에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참 반가운 친구를 알게 되었다. <도서관 여행>이라는 책인데, 여기에는 도서관 자체를 다양한 요소로 나누어서 재미있게 소개한 내용이 풍부하다. 휴게실, 잡지 코너, 대출, 밤새워 책 읽기, 서가, 독서 취향, 독서 메모장, 책 고르기, 어린이 열람실, 책 기증, 마감 시간, 도서관 소파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유명한 독특한 도서관을 소개하는 부분도 나온다. 차곡차곡 쌓여가는 대출목록의 도서명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저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도서관을 가지고도 책 한 권이 나오는구나!

 

 



 

 


「도서관에서의 보물은 또 있다. 바로 마음을 울리는 글귀를 담은 책이다. 남들 다 아는 그런 내용 말고, 남들 다 이야기하는 그런 진부한 글귀 말고, 진짜 어디서든 써먹기도 좋고, 나 이런 책 읽는다, 한번쯤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런 책 말이다. 간혹 책을 고를 때 스스륵 한번 처음부터 끝까지 넘기다보면 재미있는 소제목이나 언어 표현, 그 작가만의 익살스런 표현이나 감동적이고 따뜻한 언어들이 눈에 띌 때가 있다. 그때는 다른 어떤 때보다 바빠진다. 휴대폰이나 가지고 온 독서 메모장에 적는다.」- 본문 중에서

 

저자의 도서관 사랑은 끝이 없다. 아마 죽는 날까지 도서관과 함께 하지 않을까?

편견을 깨라! 도서관은 책만 읽는 곳이 아니다. 친구들과 돈독한 우정을 쌓는 곳, 쏟아지는 잠을 쫓아내는 자판기 커피의 매력을 유일하게 만끽할 수 있는 곳, 칸막이 너머로 열공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 독서실이 있는 곳, 노란 단무지와 김치가 무한 리필이 되는 식당에서 먹는 따끈한 라면 한 그릇의 진미! 진정한 잡학 다식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잡지 코너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도서관이라는 것! 출판저널 6월호에서 2012년을 '독서의 해'로 정하려는 다양한 독서인의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독서운동이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는 듯한데, 아직도 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 성인 남녀의 독서율은 급격히 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달에 한 권이라도 읽으면 대단하게 취급하는 안일한 생각(?)에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걸까?

 

<도서관 여행>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영할 책이라 생각된다. 한편으로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서관'을 테마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이 특별하게 와 닿는 부분이 없지 않겠으나,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동안 책을 빌려 가고 잠시 쉬어가던 공간으로 인식했던 도서관이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도서관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떻게 이렇게 제목을 신선하고 재미있게 지어놓았을까. 한참을 마음 속으로 동요하다보면 책 내용의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제목 때문인지 어느새 내 손에는 그 책이 들려 있다. 이렇게 재미있는 제목의 책을 발견하는 즐거움, 그 즐거움이 나도 모르게 책장을 넘겨보게 한다.」- 본문 중에서

 

 



「혼자 영화 보고 싶은 날, 도서관 열람실에서 영화 한 편 보는 건 어떨까? 어느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러닝타임 시간 내내 그 넒은 공간에서 나 혼자 영화를 마주하는 행운을 거머쥘 수 있다. 간혹 공포영화에서는 나 혼자의 발길질, 손의 떨림이 있을 수도 있으나 그건 뭐 영화관도 마찬가지이니 패스. 대신 조용한 열람실이니만큼 소리를 지르면 안된다. 간혹 혼자라는 생각에 탄식, 비명소리가 나올 수도 있으나 내지른 후에 돌아올 민망함은 혼자 감수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본문 중에서 

 

 



 

 

도서관에서 책을 잘 골라야 도서관에서의 하루가 즐겁고 집에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어쩌면 나는 책을 고르는 순간에도 욕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거대한 도서관에서 좋은 책을 찾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최대한 신중하게 고민한 끝에 한 권의 책을 꺼내는데, 나와 성격이 맞지 않은 책일 경우에는 괜히 짜증이 나기도 한다. 그건 책을 향한 편식의 함정과도 같은 것, 나와 맞는 책만 찾으려고 무진장 애를 썼던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눈이 즐거워야 마음도 편안하고 마음이 편안해야 책의 내용도 눈에 들어온다. 내용이 조금 부실하다 해도 디자인이나 제목에서 오는 느낌이 내게 새롭고 즐겁다면 그것은 나에게 좋은 책이다."(p.121) 나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그런가?'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었다. 나는 마음이 먼저 편안해야 전체적으로 잘 흡수되는 편인데, 겉모습에 현혹되어 선택한 책에 실망한 적이 몇 번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여튼간에 <도서관 여행>은 나의 책 읽기 운동에 더욱 박차를 가해주는 역할을 해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이 놓치고 있는 7가지 외모의 비밀 - 하버드대 박사가 전하는 아름다움의 과학
마리 파신스키.조디 굴드 지음, 곽윤정 옮김 / 알키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황금비율, 미친 몸매, 베이글녀, 신이 내린 몸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말 그대로 타고난 몸매의 소유자를 향한 시기와 질투가 뒤섞인 신조어다. 누군가 부러우면 지는 거라 했던가. 그러나 요즘 도심 한복판에 나가보면 보통 이상을 능가하는 패셔니스타가 제법 보이는 것 같다. 여성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유명 연예인의 옷과 화장법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 심심찮게 보인다는 말이다. 심지어 외형적인 선망의 대상을 따라 얼굴 뼈를 깎아내고 눈을 선명하게 찢는다. 인위적인 시술을 해서라도 아름다운 외모를 가꾸기 위해 노력하는 여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표현이 과격할지는 몰라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임은 틀림없다. 왜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걸까. 이 부분을 다루기에 앞서서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이 글을 읽는다면 상당히 불쾌할 것이 분명한데, 그래도 나는 <외모의 비밀>을 읽고 할 말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거울을 보면서 못난 얼굴을 쥐어짜고 흔들면서 온갖 악행을 일삼아도 돌아오는 건 새빨간 손톱자국만 남을 뿐이다.

진짜 못 생겨서 못났다고 생각하는 건가. 못났다고 생각하니까 못 생기게 보이는 걸까.

 

 





 


「몸은 뇌가 기능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충분한 양의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따라서 몸의 균형이 깨졌다면 뇌의 균형 역시 깨진 것이므로 당신의 기분이나 동기, 욕구, 에너지 그리고 외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맑은 두되, 좋은 기분 그리고 아름다운 외모까지 삼박자를 유지하려면 체내기관과 뇌가 하나의 놀라운 시스템으로서 원활히 움직여야만 하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외모의 비밀>은 존재하지 않는 허상에 눈이 먼 여성들에게 진짜 아름다움을 찾아주는 책이다.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믿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시 잡아보기를 바란다. 아직 우리 사회는 외모지상주의, 학벌주의가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결국은 찰나의 순간에 경험한 짜릿함 보다는, 끈기 있고 안정적인 유대관계가 진정 사람과 사람 사이를 돈독하게 해준다는 걸 알게 되는 법이다. 저자는 사람의 외모도 그와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겉으로 보여지기에 앞서서 속은 얼마나 단단히 여물어져 있는가? 내실이 탄탄한 사람은 스스로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자신만의 빛깔을 자신 있게 비추는 법. 그래서 저자는 운동을 적극 추천한다.



 

「미국스포츠의학회에서 실시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심장강화 운동을 통해 최대 12시간 동안 쾌감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주기적인 운동은 새로운 신경세포를 만들고 이 신경세포는 정신능력을 향상시키고 장기간 유지시키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을 통해 건강한 신체와 몸매를 갖게 되면 만족감이 커져 자신감 역시 솟구치게 된다. 근육이 강화되어 힘이 세어지고 체력이 좋아지면 우리의 신체와 정신, 삶을 조절할 수 있는 감각이 생긴다.」- 본문 중에서

 


 



 

 

저자가 추천하는 운동은 <외모의 비밀>에서 언급했던 하나의 부분에 불과하다. 이 책은 운동뿐만 아니라, 두뇌에 새로운 자극을 주어 생기있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키우는 법도 소개한다. 식습관을 바르게 개선하는 부분도 우리가 주의 깊게 읽어야 할 부분이다. 얼마 전에 읽은 선재 스님의 사찰음식 요리책에서도 말했듯이 '음식이 사람의 성품을 만든다.'라고 했다. 당신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외모를 이야기하는데 왜 '성품'이 나오는가? 인간은 심신이 조화를 이룸으로써 내외적인 아름다움의 성숙도가 결정지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진짜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면 마음부터 깨끗하게 정화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의 저자도 나와 같은 생각에 의한 다양한 실천법을 소개한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우리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인 뇌를 최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길 바란다. 그리고 프로그램을 통해 각자 감정과 외모에 생기는 변화들을 몸소 체험하고 다른 이들에게도 뇌가 얼마나 아름답게 변신할 수 있는지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키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외모가 얼마나 더 빛날 수 있는지도 전해주기 바란다."고 말이다. 마음이 고와야 진짜 여자라는 말이 떠오른다.


 

시대의 흐름을 잘 파악하자. 이제 우리는 조금씩 자연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한다. 도시의 화려함과 편리함을 뒤로 한 채, 과감히 귀농을 선택한 사람들, 산과 강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 선조들의 깊은 지혜가 서려 있는 사찰음식에 집중하는 현상, 자연친화적인 주거공간을 선호하고 최대한 인공적인 약품이나 시술 없이 행해지는 자연요법을 찾는 모습, 무엇을 느낄 수 있겠는가? 우리는 서서히 인위적인 공간을 탈피하려는 시도를 한다. 하물며 우리의 신체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는 내면에 감춰진 아름다움을 발굴하는 것일 테다. 이 책은 '그 누구보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잘 다스리는 자가 진짜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의 완성 - 하버드대학교 ‘인생성장 보고서’ 그 두 번째 이야기
조지 베일런트 지음, 김한영 옮김 / 흐름출판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희망은 환상이 아니다. 희망은 암을 치료하지 않고, 운이 다한 탐험가의 배를 불리지도 않는다. 그보다 희망은 할머니들로 하여금 언젠가 중년이 된 손자손녀들에게 그늘을 제공할 상수리나무를 심게 한다. 희망은 운이 다한 탐험가의 고아들에게 가치 있고 긍정적인 일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희망은 슬픔을 없애주지 않는다. 희망은 단지 우리에게, 겨울의 정원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사랑의 씨앗이 다시 움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일러준다.」- 본문 중에서

 

우리가 행복하다는 감정표현을 하기 위해서 충족되어야만 하는 욕구란 무엇인지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무엇인가를 남보다 많이 소유했을 때가 진짜 행복한 순간이었을까. 그 소유물이란 개념 속에는 부와 권력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 두 가지 요소를 제외하고 성립되는 생존방식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일 테지. 가진 만큼 누리고 없는 만큼 쪼개서 아껴쓰면서 사는 모순된 상황을 지켜보자니,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결국은 잘 먹고 잘 살기 위함과 동일한 것은 분명한데, 영 석연치 않은 구석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물질만능주의가 인간을 그렇게 만들었나? 인간이 세상을 그렇게 건설하고 물들인 것인가.

 

 



 


 

조지 베일런트는 인간이 추구하는 인생의 종착점, 그 기로에서 '그대가 말하는 성공적인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묻고 있다. 당신은 무엇으로 인해 행복을 느끼는가. 그는 가치 있는 삶을 연구하는 정신과 전문의이자 인생성장연구의 권위자로 널리 알려져있다. 그래서 <행복의 완성>은 추상적인 의미를 내포한 글이 제법 등장한다. 기존에 행복을 다룬 책과는 달리, 접근방식과 행복이란 대전제 속에 감추어진 인간 본성과 영성의 참된 진리에 대하여 심도 있게 다루는 내용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성공적인 인간 발달은 첫째 사랑을 흡수하고, 다음으로 사랑을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공유하고, 마지막으로 사랑을 이타적으로 전해주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모든 거대 종교들, 우리의 친구들과 가족들, 우리의 유전자, 그리고 뇌의 화학작용이 어우러져 우리를 그 길로 인도한다. 사랑은 항상 '마법의 돈'처럼 불어난다.」- 본문 중에서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행복의 완성을 나름대로 함축된 언어로 표현하자면, '우리 자신의 본성에 집착하지 않는 행위가 진정 행복을 추구하는 길이다' 와 같을 것이다. 이 책은 행복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있는 듯하지만, 실제로 읽다 보면 우리 삶에서 마주하는 상실의 진리를 터득하는 법에 대하여 말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상실이란 무엇인가. 무언가가 사라지거나 잃게 되는 것,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상실의 진리 속에는 분명히 행복의 조건이 숨어 있다. 모든 것은 진화 속에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면서 성숙해지는 법이다. 우리의 행복이 진화하는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으리라. 굴곡진 경사를 오르내리며 온전한 순간이 제대로 찾아올 리 만무하다. 이타적인 사랑, 희망, 기쁨, 용서, 연민, 믿음의 순환이 원활히 진행될 때, 비로소 행복이 성립된다고 책은 말하는 것이다.

 

<행복의 완성>은 저자의 가치관에 의한 행복의 정의를 소개하는 책이다. 읽는 이에 따라 공감할 수 없는 부분도 적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인간의 감정에 접근하는 자체는 다를지라도 본질이 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그동안 생각해왔던 행복의 참된 정의를 다시 점검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라고 불리는 사람의 실체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까지 75센티미터
안학수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사는 만큼 세상을 알고 사람을 아는 것 같다. 내가 오늘에 대한 글을 쓰자면 지금 이 순간까지 만난 인연의 모습을 생생하게 떠올리고 앉아 있을 것이다. 그가 누구였고 어디서 만났는지에 대하여 구구절절 나열하기 시작하겠지. 내가 사는 세상이 이만큼 발전했으니까 그에 걸맞은 현재 진행형으로 가득한 글을 적게 될 것이다. 가령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지만 살 만큼 살아본 사람이 써내려가는 글과 마주할 자신이 아직까지는 없는 게 사실이다. 나는 더 많이 살아봐야 한다. 이것도 부질없는 욕심인가? 좀 제대로 살아봐야 내가 쓰는 글이 제 빛을 발휘할 수 있으려나. 항상 그 생각뿐이다. 사연많은 사람이 글도 잘 쓴다고 하더라.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실 생각해보면 굴곡진 삶을 등지고 살아온 사람의 입은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으니, 영 틀린 말은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그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일찍이 깨닫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걸어온 발자국이 지워질세라 한 편의 시와 소설로서 영원히 남기고 싶은 소망의 날갯짓을 하는 것이다. 그게 바로 우리가 말하는 자전적 소설이다.

 

이 책은 어릴 적 사고로 척추를 심하게 다쳐 하반신 마비가 되어버린 안학수 작가의 자전적 소설집이다.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수나는 이웃에 사는 친구 복성의 집에 놀러 가게 된다. 가난한 살림에 밥을 굶는 것이 예사가 되어버린 수나에게 복성의 형인 두성이 혼자서 먹고 있는 밥상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그림의 떡이었다. 두성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수나는 상에 올려진 옥수수에 손이 가는데……. 두성은 화가 치밀어 수나의 등에 우악스러운 발길질을 하고 만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는 수나의 등을 보고 놀라서 주저앉았다. "등이 왜 이런겨? 등이 아펐어?" 수나의 등뼈가 주먹만큼 솟아 올라와 있었다. 그동안 어깨가 구부정해도 먹지 않아 기운 없어서 그런 줄만 알았다. 어머니는 수나를 둘러업고 급한 김에 당숙에게 달려갔다. (중간생략) "허이구, 얘는 인저 병신 됐슈. 허이구! 어쩌면 좋댜." "뭔 소리래유? 병신이라뉴?" "어허 참…… 얘는 인저 꼽새 됐슈. 허이구, 어쩌냐……"」- 본문 중에서

 

곱사등이가 되어버린 수나의 삶은 불편한 몸처럼 순조롭지 않았다. 자신의 몸을 불편하게 만든 두성에 대한 원망으로 목숨을 끊어버리려 했던 수나. 하지만 비록 보잘것 없는 것이라도 자신의 삶을 버릴 순 없었기에 다시 일어선다.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에 힘을 주고 조금씩 걷기 시작한 것이다. <하늘까지 75센티미터>에는 작가 내면에 쌓인 응어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하다. 조금 다른 환경을 사는 주인공 수나를 통해서 차마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었다. 삶의 희망을 찾지 못하던 수나를 챙겨주었던 담임선생님과의 만남은 책과 소통하는 기회를 열어주게 된다. 그 대목에서 저자가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는지 짐작하게 되었다. 물론, 저자가 실제로 겪은 상황과 다를지라도 그와 같은 인연이 분명히 찾아왔으리라. 나는 이 책을 어떤 마음으로 읽었는가.

 

 



 

 





 


「선생님은 여전히 수나에게 책을 읽혔다. "넌 무엇보다, 누구보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해." 어느 날 선생님이 곱게 포장한 선물을 코앞에 내밀었다. "이거 선물이다. 돌려주지 않아도 돼." 수나는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책 많이 읽고 씩씩한 사람이 돼야 해." 선생님은 수나의 머리를 쓰다듬고 어깨를 도닥거렸다.」- 본문 중에서

 

주인공 수나가 자신의 존재가치를 깨닫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는지 모른다. 낭떠러지에 내던져진 삶이라 업신여기고 포기했다면 지금의 모습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일찍이 자신의 가능성에 한계를 두지 않고 도전하고 또 도전했던 주인공의 모습은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보여준다. 우리가 처한 상황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마음이라는 것.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삶의 가파른 언덕, 오르지 못하리라 장담할 수 있을 만큼 우리는 단호하지 못하다. 그렇다고 물러설 수도 없는 노릇인데,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을 다를지언정 그 본질만큼은 다를 수 없음을 알리고 싶은지도 모른다. 자신의 삶을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켜서 그와 같은 이치를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가족애가 진하게 우러나는 감동적인 소설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