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독본 - 당대의 애서가 김삼웅이 가려 꼽은 책과 사람
김삼웅 지음 / 현암사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서삼도(讀書三到)에 대하여 알고 있을 것이다. 입으로 다른 말을 아니 하는 구도(口到), 눈으로 다른 것을 보지 않고 책만 보는 안도(眼到), 끝으로 책을 마음에 깊이 새기는 심도(心到)가 그러하다. 하여 이 세 가지를 삼도(三到)라 부르기도 하는데, 나는 여기에 잡음에 여의치 않고 책에 귀 기울이는 것으로 이도(耳到)를 더하고 싶다. 독서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잡스러운 자극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이러한 행위를 더러 '초월적 독서'라 부른다. 현실의 도피가 아닌 '현실을 뛰어넘는 독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승에는 도서관, 책방이 없을까.

자 김삼웅은 벌써부터 저승에서의 독서를 생각한다. 조선의 책벌레, 이덕무의 독서관을 좋아하는 그가 이번에 《독서독본(讀書讀本)》을 펴냈다. 이 책은 그가 만나 온 책과 사람의 모습을 담아내었다. 다시 나아가 책과 사람을 존재하게 한 어떤 '글'과 '사상'으로 깊숙이 파고든다. 그렇다고 특정 '글과 사상'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것은 그것으로부터 탄생한 '책 읽는 행위'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한 시대를 장악한 거대한 필력, 그에 맞선 한 자루의 붓,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의 글에 이르기까지 저자 김삼웅은 책의 거대한 숲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선대의 문인들은 각기 나름의 문장론과 시론 그리고 비평안을 가지고 있었다. 시대 상황과 작가의 위치, 개성에 따라 서술 방식은 달랐으나 지향하는 바는 다르지 않았다.」p.232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방법에는

대를 읽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책에 집중한다. 책은 시공간을 초월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한다. 손에 닿지 않는 세계를 향해 우리가 안목을 넓혀나갈 수 있음이 바로 책의 힘이다. 《독서독본》은 독서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다양한 인물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또한, 저자가 직접 명저에서 발췌한 책 읽기 기술도 소개된다. 저자는 책을 사 모은 지 어느덧 40여 년이 지났다고 한다. 비단 소장 가치를 지닌 책뿐만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요동치게 하는 모든 책을 모으고 있는 것일 테다. 이 책은 우리에게 '책을 보는 눈'을 키워주는 듯하다. 끝으로 저자의 말을 남겨본다. "'이족동물二足動物'을 인간답게 만드는 데는 많은 요인이 있을 것이지만, '양서'보다 앞선 품목은 달리 없을 것이다. 인간의 많은 가치 중에서 독서에 앞서는 가치는 다시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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