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고동락 - 함께 가는 군대 리더십
김재홍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일반 사회에서는 출신 배경이나 그 밖의 외적인 부분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군대에서는 모든 조건이 초기화된다. 순수하게 정신력과 체력으로만 승부하는 곳이 군대다. 극한의 상황에서 자기 자신도 몰랐던 모습을 새삼 발견하게 되는 그런 곳이 군대다. '아, 내가 이런 사람이었구나.'하고 비로소 깨닫게 되는 곳이 바로 군대다.」- 본문 중에서

 

나라를 위해 존재하는, 나라를 위해 충성하는 사람, 바로 군인軍人이다. 사실 나는 군 복무 경험이 없는, 없을 수밖에 없는 여자로서 뭐라고 말해야 되는 걸까. 주변 사람을 통해 띄엄띄엄 전해 들은 군대에 대한 얄팍한 정보를 가지고 무엇을 판단하고 논할 수 있을까 싶다. <동고동락>을 읽을 때에도 극한의 상황에 처한 군인들의 심정을 최대한 이해하고자 노력했으나, 그것은 저자가 그 당시의 심경을 어떻게 글로서 표현했느냐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끝까지 읽어보기로 했다. '군대 리더십'이 나의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2008년 ROTC 46기로 임관, 2010년 중위로 전역했다. 임관 후 35사단 106연대의 기동중대에서 소대원들을 이끌면서 소위, '지도자'가 지녀야 할 능력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깊이 고민하고 많은 생각을 했던 걸로 보인다. 다양한 성격,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안전하게 통솔하는 시간 속에서 '리더십'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세우게 되었던 것이다.

 

 



 

 

군 생활은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임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던져진 문제는 하나, 그래도 다양한 가설을 설정하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 어떤 예측불가능한 상황에 처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설령, 갑자기 전쟁이 일어나도 침착함을 유지하고 평소 강하게 단련시켜온 체력과 함께 몸소 익혀온 고난도 훈련법을 실제 적용해야 할 것이다. 이때 평소 나태한 자세로 훈련에 임하던 병사가 생각지도 못한 실수를 저지른다면, 누군가 그 실수를 넘겨받아 신속한 조치를 취한다 할지라도 그 짧은 순간마저 방심하고 있다가는 적에게 기습 공격 당하는 일은 시간문제가 된다.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어질 때, 누구나 그 선택이 옳지 않다는 걸 알지만 그렇게 하고 싶어질 때, 그에게 단 한 사람의 지지자만 있어도 그는 절대 자기 인생을 포기하지 않는다.(…) 군대에서 다른 무엇보다 사람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걸 배우길 바란다. 본인의 생명을 포함해서 말이다. 결국 우리가 나라를 지키는 것도,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하는 것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가정을 만들고 싶어 하는 것도, 모두 생명을 위한 일이다.(…) 특히 리더라면 조직 내에서 생명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든 전쟁이 벌어지는 줄도 모르고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있어선 절대로 안 된다.」- 본문 중에서

 

 



 

 

저자는 군 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섬긴 롤모델을 소개하기도 했다. 지금의 자신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결코 '혼자의 힘'이 아니었노라며, 지휘권을 가진 자는 단 한 명일지라도 그 지휘 하에 저마다 맡은 임무를 위해 최선을 다했던 '함께 하는 동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음을 당당히 밝히고 있다. 4개월간의 보병학교 생활을 하면서 만난 룸메이트 친구들을 소개하고, 자신을 비롯한 개성이 강한 네 사람이 모여서 어떻게 뜻을 모으고 협동심을 가지고 지내왔는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책을 읽다 보니, '이렇게 하면 좋다.', '저렇게 하면 좋더라.', '이런 말을 하면 좋다.'와 같은 똑 부러지는 정의를 내리면서 '군대 리더십'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그저 자신의 군 생활을 자연스럽게 보여준 것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그 속에서 자신의 '말'과 '행동'이 수많은 병사에게 어떤 '의미'로서 '전달'이 되었는지를 독자 스스로 발견해주기를 바라는 것임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영향'과 '결과' 또한 어떠했는지를 잘 생각해보라는 의도가 담긴 책이자, 비단 '군인'으로서의 리더십에서 나아가 지금 이 순간 '지도자'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든 이에게 바치는 책이라 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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