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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 시장을 움직이는 거대한 힘
마크 얼스 지음, 강유리 옮김 / 쌤앤파커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통섭 개념이 널리 받아들여지다 보니, 이제 경영학 책에서 인간을 이렇게 깊게 파헤친 책도 나오게 되나 보다. 앞부분에 다이애나 얘기가 나오는데, 그 대목에서부터 참 동양이나 서양이나 사람들 마음이 비슷한가보다 싶었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 생각이 나서다.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집단적 움직임이 강한데, 막상 생각해보니 이런 방식을 경영에 접목시키는 시도는 많이 안 하나는 것 같다. 최근에 읽어본 경영서도 다 개인을 중심으로 한 것들 일색이고. 그런데 이 책은 그런 것과 정 반대 얘기를 한다. 그것도 서양사람이. 워낙 다양한 얘기들을 하는 통에, (처음에 나오는 게 유인원 얘기다, 즉 진화론이라는 말) 하나 싶기도 했는데, 읽어보니 저자가 장황하다 싶을 정도로 다양한 분야를 끌어들인 게 이해가 됐다. 사람들이 집단이라는 개념을 워낙 잘 안 받아들이다 보니, 이렇게 방증자료가 많이 필요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덕분에 사람들의 본성은 물론이요, 곁다리로 알게 된 것도 꽤 많아졌다. 특히 중간에 나오는 플로킹이라는 새들의 시뮬레이션은 감탄이 절로 나왔다. 새들이 그렇게 단순명쾌하게 움직인다는 거지? 도브의 마케팅 사례도 그렇고. 광고제작자가 회사 이사들을 설득하기 위해 이사들의 아내와 딸을 찾아가서 뷰티제품의 광고가 얼마나 폭력적인지(V라인이라든가 44라든가 하는 비현실적 요구들)를 말하게 했다는 것. 그 말을 듣고도 다른 제품들처럼 V라인을 강조하는 광고를 하라고 요구할 이사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PM 같은 사례를 보면서 그동안 집단성이 쫌 무섭다는 생각을 주로 했더랬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집단성을 마냥 거부만 할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