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른 살, 꿈에 미쳐라 - 평범한 직장인에서 월 스트리트까지, 토종 한국인 재키의 꿈을 향한 지독한 도전
명재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 별로 평가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별의 개수는 책에 대한 내 생각과 무관하기 때문에 5개로 항상 표시합니다.
서른 살, 꿈에 미쳐라
거의 모든 책과 유명인사들은 젊은이들에게 꿈을 따라가라고 말한다. 가슴이 뛰는 일을 하라고, 젊음을 밑천 삼아 도전하는 삶을 살라고 한다. 하지만 그에 반해 도전하는 청춘은 오히려 점점 그 반대방향으로 뛰쳐나가는 현실이 씁쓸하다. 주위 친구들 여럿은 4학년이 되자 휴학을 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뭘 잘하는 지도 모른 체 그냥 보이는 문으로 머리를 들이밀 뿐인 젊은이들이 태반이다. 남들과 똑같이 토익 점수를 올리고, 취업준비를 하지만 정작 왜 그래야 되는 지에 대해서는 의문도 가지지 않는 듯 하다. 도전하는 빛나는 청춘은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남들과 같이 헉헉대며 같은 방향으로 뜀박질 하다가 문득 걸음을 멈춰 선다.
<서른 살, 꿈에 미쳐라>를 읽는 동안 5년의 직장생활을 중단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세계의 높은 벽을 두드리는 그녀의 도전을 읽으면서 가슴이 너무 벅차 올랐다. 마치 그녀가 밟아온 한 걸음, 한 걸음을 내가 함께 했던 것처럼, 그리고 두드리고 두드린 소리에 기어코 열리고 마는 길을 보면서 나에게도 저런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는 것을 지금 막 깨달은 것처럼 설레었다.
어릴 때부터 제한된 가능성을 주입 받으면서 살아온 탓인지, 나는 내 미래에 대한 상상력이 많지 않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욱더 그 상상력의 폭은 좁아졌고, 결국 우리가 어렸을 때 꿈이라며 떠벌리고 다니던 과학자, 의사, 판사, 만화가, 작가, 음악가, 여행가는 원래부터 되는 사람이 따로 있는 직업인 줄 알았다. 해보지도 않았고, 체험해보지도 않은 직업을 저건 절대 내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마음속에 가둬두고 살아온 것 같다. 나의 가능성을 사려 깊게 살펴본 적이 한번도 없다. 이런 생각이 내 마음을 답답하게 옥죄어왔다.
24살이 되어가는데 나 자신에 대해 내가 제대로 알고 있는 걸까?
내가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잘 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싶어졌다.
만약 이대로 나이를 먹어 서른이 되어, 문득 마음이 답답하고, 이 길이 나의 길인가 의문이 드는 날이 온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팠다. 그 때서야 내가 가보지 못한 다른 어떤 길이 못 견디게 궁금해 진다면, 지금의 나를 원망하지 않을까? 원망하고 싶지 않다. 후회도 하고 싶지 않다. 책을 다시 한번 읽으면서 다짐한다. 꼭 나만이 할 수 있고 나만이 잘 하는 자리를 찾겠다고.
이 책의 화자는 평범한 인물은 아니다. 대학교 때도 왕성한 학교 생활과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벌였던 것을 보면 매우 열정적인 사람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회사에 입사해서도 높은 성과를 올려 3년 만에 과장으로 진급하고, 여성인력이 아주 극소수인 기업대상 서버영업 부분에 도전하여 큰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도전이 더욱 큰 꿈으로 펼쳐진 것이 당연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런 그녀도 다른 꿈을 품어왔으며, 서른이 되어 그것을 이루기 위해 안정적이고 정말 괜찮은 직장을 포기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녀의 열정적인 태도도 본받을 만 하지만 나에게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녀가 5년 동안 모은 돈을 다 투자하고 빚까지 지면서도, 꿈을 위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자신을 믿는 모습이 나에겐 정말 눈물이 울컥할 정도로 아름답고 가슴 뜨거워지는 부분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도전하는 곳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항상 더 높은 곳, 더 나은 곳을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그리고 세상이 그녀를 돌아보지 않거나 비켜가더라도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보라며 세상의 문을 두드리고 자신을 내보였다. 대학원 시절에는 OECD 인턴을 하기 위해서 16통의 메일을 보내고, IBM에서 일할 때는 자사의 서버를 한 대도 사용하지 않는 거래처에 꾸준히 다가가서 담당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실적을 올렸다. 하루에 4시간씩 자는 MBA 과정을 1년 마치고서 뉴욕 뱅커 인터뷰를 합격하지 못했음에도 1년 후 다시 월 스트리트의 문을 두드렸다. 특히 힘든 공부를 하면서도 6주 동안 매주 금요일 뉴욕의 주요 회사들을 꾸준히 찾아가 직접 미팅을 하는 등 그녀의 노력은 정말로 눈물겹고 끈질기다. 뱅커 경력도 없이 한국대학을 나와 도전하는 그녀에게 놀라는 사람들에게 그녀는 오히려 “Why not?”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자신만의 강점을 알고 그것을 믿는 사람에게서만 볼 수 있는 태도였다.
나는 요즘 부쩍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자꾸만 움츠려 들고 머리 속으로는 자신을 믿자고 되뇌면서도 나 자신을 세상에 내놓기가 너무 힘이 든다. 나이가 먹을수록 느는 것은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뿐인 것 같다. 자꾸만 안정적인 것, 현실에 안주하려는 나를 보면서 가끔은 한심한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제는 ‘저 길은 어떨까’ 하고 재보기만 하고, 저 길은 너무 힘들어’, ‘저 직업은 경쟁자가 너무 많아’ 라고 자포자기하지 않기로 했다. 이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 있을까? 내가 꿈꾸는 분야가 아닌 그냥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힘든 일은 있을 것이다. 어차피 힘들 것이라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발전하는 인생을 살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두드린다면 길이 열린다는 믿음을 얻게 되었다. 당장 그 길이 안 열리더라도 그 문을 두드리기 위해 내가 기울인 노력은 결국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이다.그녀의 거침없는 도전의 목적은 결국 한 가지였다.
그래서 나도 나의 큰 목표를 세웠다. 어렸을 때 꿈꾸었던 통역사가 되는 것이다. 외국에 간 적도 없고, 영어를 잘 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전공이 관련학과도 아니지만 내가 정말 하고 싶고, 저 일을 할 때 가슴이 뛰리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언어가 다른 세계를 소통하게 해주는 일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외국어를 좋아하고 잘 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이런 결심을 하게 해주었다.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천천히 꾸준히 꿈을 잃지 않고 꿈을 향해 가고 싶다.
그래서 30대 초반까지의 간단한 마인드맵을 적어 보았다.
24세 : 무역아카데미에 입학하여 정확한 영어/중국어 공부를 하고 국제무역업에 대해 습득한다.
25세 : 무역회사에 들어가서 여러 가지 지식을 습득하면서 통-번역 대학원에 들어가기 위한 공부를 꾸준히 한다.
26-28세 : 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입시에 도전한다.
29-30세 : 통-번역대학원에서 석사 공부를 하여 전문적인 통역사로 거듭난다.
31세-32세 : 국제통역사로 활동한다.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영감을 줄 수 있는 책을 쓴다.)
지금까지는 내 자신의 단점을 쳐다보면서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 했다. 하지만 이제는 있는 그대로의 내 존재에 대한 뻔뻔함을 가지려고 한다. 뻔뻔하게 꿈꾸고, 뻔뻔하게 실행하고, 뻔뻔하게 도전하며, 뻔뻔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도전하고 싶다.
그녀의 끊임없는 도전을 보면서 마음 깊이 깨달은 것이 또 하나 있다. 자신이 가진 능력과 자신감은 별개의 것이라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능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믿고 힘차게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녀의 도전은 아마 지금도 계속 되고 있을 것이다. 만약 내가 꿈을 버리고 현실에 적응하여 취업을 한다면 매일 다가오는 인생의 고비와 시험이 고통스러울 것이다. 고비를 넘기고 나면 기분이 좋겠지만 인생은 한 고비 넘긴다고 끝나는 것이 아닌 마라톤 같은 것이다. 명재신, 그녀를 보면 하나하나의 고비가 그녀에겐 성취감과 인생의 전환점이다. 나도 그런 삶을 살고 싶다. 한 고비 넘기고 안도의 숨을 쉬는 삶이 아닌 인생의 모든 고비들을 즐기고 대면 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얼마 전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온 에어”라는 드라마에서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연기지망생 오승아가 인기 여배우인 전도연에게 “언니처럼 되고 싶어요!” 라고 하자 전도연이 그녀에게 말한다. “나처럼 되는 건 쉬워. 누가 너처럼 되고 싶게 만드는 게 어려운 거야.” 누군가를 따라 하고 비슷하게 되는 것은 쉽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에게 영감을 얻고 자극을 받으면서 나처럼 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은 나만의 것을 내 방식대로 개척하였을 때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나는 모든 젊은이들이 대체될 수 없는 사람들이 되려는 꿈을 꾸었으면 좋겠다. 예전에 학교에서 진행되었던 이어령씨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학생들에게 기존에 있는 자리에 피 튀기는 경쟁을 하면서 줄 스지 말고 자신만의 길을 가라고 하셨다.
360명의 학생이 한 가지 일에 360등으로 줄을 서지 말고, 360개의 방향으로 가서 모두가 1등이 되라고 하셨다. 이 세상이 하나의 건물이라면, 내가 그 건물을 이루는 하나의 벽돌이라면, 내가 없어졌을 때 절대 대체될 수 없는 벽돌이 되고 싶다. 영원히 그 벽돌의 구멍이 빈 구멍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내가 되고 싶다.
책을 덮고 크게 숨을 쉬어 본다. 많은 가능성의 세계가 내 앞에 열려있다.
나에게 뻔뻔함과 믿음을 쥐어준 이 책에 감사하며 이 글을 마친다.
* 이건 4학년 때 쓴 독후감...지금은 꿈이 조금 바뀌었지만. 어쨌든 계속 계속 읽으면서 정신차리려고 노력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