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이 소설은 반전 아닌 반전으로 세세한 부분은 조금 조심스러워지게 된다.
소설을 읽어가면 누구나 느끼겠지만, 이건 마냥 명랑한 청춘 이야기가 아니다.
책을 덮고 잠깐 상상해보았다.
어렸을적 가족들을 모두 사고로 잃고 센터로 보내져서 자란 나.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은 서로가 가족이자 동료였다. 그 중 특히 동갑인 그 친구와 나.
한 명은 늘 하늘을 올려다보고, 먼저 한 발 앞서간다. 그리고 항상 그 뒤에서 그를 바라보는 나.
나에게 그는 가장 가까운 가족이자 친구이자 선망의 대상이다.
항상 곁에서 함께 하고 싶다.
그런 상대를 일년 동안 만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편지를 보내게 된다.
마흔이 된 지금의 나는 그러한 상황도 무덤덤할지 모르겠다.
이제는 신경써야할 더 많은 것들이 있으니 슬프지만 친구가 잠시 멀어졌다고 슬퍼할 겨를이 없다.
사실 '가족'이 멀리 떨어졌다고 해도 지금의 나는 참 무감각하다.
그러나 내가 10대였다고 생각한다면 상황이 다르다.
그때는 친구가 아주 큰 의미였고 주인공 펜시어에게는 그가 친구이자 가족이었으니,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테멜다는 그리워하며 긴 문장을 쓰는 펜시어를 무심하게 바라보다, 다시 그 입장에 서서 상황을 다시 살펴보고는 마음이 짠해진다.
돌아보면 그가 적어내려간 문장들 속에는 정말 그 나이에 가득찰만한 희망이나 절망, 고민들이 잔뜩 들어있었다.
나의 십대가 그러했고 많은 이들의 십대가 그러했을 것이다. 잠시 잊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 다치기 쉬운 감정들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