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여름, 어떤 사람이 별생각 없이 녹음한 그 노래들을 듣고 '진짜' 음반을 내자고 했습니다. 어떤 정신 나간 사람인가 했는데 그 사람은 진지했습니다. 그가 바로 '산울림'의 김창완이었습니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형이 안목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음반을 내기로 하고 건반 치는 후배도 데려오고, 기타 치는 친구, 드럼 치는 친구들 데려오고 그렇게 하다 보니 원래 4명인 멤버가 7명이 됐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음반이 <동물원> 1집입니다.


막상 판이 나오자 김창완 형은 "이걸 누가 사냐?" 그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걸 왜 안 사요." 자신감 있게 말했지만, 득달가은 반응이 없자 왜 잘 안 팔리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결국 듣는 사람보다 우리만 좋았다고 결론을 내리고는 아무 기대 없이 두 번 공연을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던 음반이 잘 팔리기 시작했고 생각보다 일이 바빠졌습니다.


김광석, <미처 다 하지 못한>, 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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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6-06-03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뮤지컬 `그날들`을 갔었어요. 인터미션때 객석 중앙에 김광석님의 사진과 흰국화꽃이 놓여있는것을 봤어요..
그때부터 어찌나 슬프고 눈물이 나던지..

그가 준 음악에 감사하며..

boooo 2016-06-14 22:36   좋아요 0 | URL
김광석 공연을 직접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음악을 참 좋아하고, 그가 없다는 게 참 아쉽고,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