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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사 4 - 1980년대 한국사회와 민족민주운동
한국역사연구회현대사연구반 / 풀빛 / 1991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의 격정적 어조와 “청년을 위한 한국현대사”의 지나친 경제사중심의 서술에서 비롯된 한계를 잘 극복하고 있으며, 90년대의 현대사 연구성과도 수용하여 수정주의 일변도의 서술이 갖고 있는 맹점들도 잘 보완하고 있는 듯 하다. 물론 분량이 너무 많은 것이 흠이지만, 시대별로 정리되어 1권부터 4권까지 중에서 찾아 읽는다면 크게 부담되지는 않은 듯 하다.
현재를 구성하는 역사적 진상을 규명하고 판단을 내리는 일은, 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며 사회를 바라보려는 이들에게 시작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이 현재 자신의 삶 속에서 실천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면 훌륭한 역사 공부일 것이다. 그간의 현대사 학습은 분명 그러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 왔다고 하겠다. 특히 80년대 폭발적으로 이루어졌던 한국 현대사에 대한 새로운 이해는 여러모로 의의가 있었다. 그것은 민족적, 민중적 관점에서 우리 사회 각종 모순의 시원과 전개를 새로이 파악했으며 언제나 중첩되는 모순에 맞서는 저항의 전통을 열성적으로 다루었다는 것이다. 새로운 사회 분석 틀이 모색되고, 변혁의 전망이 제출되었던 것은 현대사 연구와 무관하지 않았다.
“한국현대사”는 이러한 소중한 전통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90년대 새로운 현대사 연구의 장을 열었다고 하겠다. 그간 축적된 다양한 성과를 역사연구회의 소장 학자들이 정리하며 논지를 전개한 것인데, 80년대 수정주의 일변도의 현대사 연구가 일정정도 노출하였던 비과학성을 보완하였다. 사회주의권의 몰락과 함께 그간의 모든 변혁에 대한 노력이 부질없는 것으로 취급받고 있는 요즈음, 다시 철저한 과학성과 민중적 관점으로 한국 현대사를 연구한 이 책은 좋은 방향타가 되지 않을까 한다. 다만 연구의 전체 방향이 있어서라고 이해는 하면서도 경제 분야 분석이 양적으로 부족한 것이 개괄서로서 아쉬움이 남는 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