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를 위한 픽사 스토리텔링 스토리텔링 비법 시리즈
딘 모브쇼비츠 지음, 김경영 옮김 / 동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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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애니메이션 중에 단 한 작품도 들어본 적 없고 알지 못한다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전 세대를 아울러 사랑받고 있는 작품들이 많죠.

애니메이션은 아동용이라는 생각의 틀을 깨고 어른들도 공감하고 감동받는 작품들이 많아요.

저는 <인사이드 아웃>을 보면서 감정을 인물로 만드는 생각은 도대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코코>에서는 기억하는 사람이 없으면 죽은 자의 세상에서도 사라진다는 설정 등 아이디어가 굉장히 놀라웠었어요.

드라마, 영화, 웹툰, 웹소설 등 스토리 과잉의 시대라고 할 정도로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다양한 출구에서 쏟아져요.

요즘은 등단을 하지 않고도 책을 내고, 전자책을 발간하면서 누구나 작가가 될 수도 있고요.

하지만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요.

<픽사 스트리텔링>은 안정적이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 구조와 독창적이고 상상력 넘치는 세계관, 흡인력 있는 전개와 울림을 주는 메시지를 자랑하는 픽사 애니메이션의 작법을 그대로 따라하며 성공적인 스토리 포맷이 가능해지도록 도움을 주고 있어요.

내가 가진 이야기를 이 책에서 '실전 연습'에 적용해 정리를 하는 것만으로도 스토리를 더 탄탄하게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작법서를 공부했는데, 오히려 픽사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더 생생하게 떠올라 다시 보고싶어졌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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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치타 동생 난 책읽기가 좋아
소연 지음, 이주희 그림 / 비룡소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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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소개는 오랜만이에요.

저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면서 머리를 식히는 편이에요.

초등학생인 두 아들에게 읽어 주는 책이 갈수록 글밥이 많아지면서 한번에 다 읽기에 목이 아파 나눠 읽기도 하고 다음에, 다음에 하며 미루기도 하는데요.

역시 머리 식히기엔 단순하면서 발랄한 어린이책이 딱이에요.

책 소개

<갑자기 치타 동생>은 제10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인 <갑자기 악어 아빠>의 세 번째 이야기에요.

두 번째는 <갑자기 기린 선생님>이래요.


'악어 아빠'와 '기린 선생님'은 부모님과 선생님이 동물로 변하면서, 아이들은 불만과 갈등을 해소하고 어른들은 잠시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순수한 자신으로 돌아가는 경험을 해요.

“어른들과 아이들 모두가 행복해지는 유쾌한 변신!” - [비룡소 문학상 심사평] 중에서.


오빠 윤찬 VS 동생 윤이

여러분, '느바멍고'가 무슨 뜻인지 짐작이 가시나요.

'느린 바보 멍청이가 고.자.질도 잘하네?'란 뜻이에요.

누가 붙여 줬냐고요.

윤찬이가 윤이한테요.

아, 이거 좀 너무하지 않나요.

오늘은 윤이 생일인데 말이에요.

저는 이 부분을 읽어 주면서 슬쩍 형제의 눈치르 봤답니다.

설마, 했는데 역시나 첫째가 둘째한테 바로 '느바멍고'야! 라고.


치타 VS 오빠


생일인 동생 윤이에게 택배 박스가 도착했어요.

뭘까요.

인형을 뺏으려고 쫓아오는 오빠보다 더 빨라지고 싶었던 동생 윤이는 과연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요.

오빠, 우리 오빠

어렸을 때는 잘 놀아주던 오빠였는데.

윤이는 자꾸만 자기를 괴롭히고 같이 노는 게 재미없다고 하는 오빠지만 그래도 오빠 밖에 없어요.

치타로 변신해서 오빠를 괴롭히는 친구들도 혼내주고, 오빠를 등에 태우고 산을 달리고 오랜만에 함께 노니까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하지만 계속 치타로 있을 수는 없으니까.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니 또다시 오빠는 윤이에게 관심이 없어요.


치타 인형 안에 귀여운 강아지 인형이 있어요.

이정도 귀여움이면 관심이 사라진 오빠도 윤이랑 놀고 싶을 거예요.

과연 윤이는 어떤 소원을 빌까요.

강아지 인형 안에는 또 어떤 동물이 들어 있을까요.


매일 투닥거리는 남매(형제, 자매)에게 지친 부모님들.

우당탕탕 유쾌한 이야기 좋아하는 어린이들부터.

머리를 식히고 싶은 어른들도 함께 읽어요(머리 복잡할 때 어린이책을 읽는 건 저 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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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
공지영 지음 / 해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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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작가님은.

소설가로서 소설 작품과 산문·에세이 작품 비중이 거의 동일하게 느껴져요.

유난히 제가 공지영 작가님의 작품은 소설이든 산문집이든 에세이든 가릴 것 없이 다 읽어서 더 많게 느껴지는 거 같기도 해요.

그에게 일어난 사실들이 더 소설처럼 쓰인 탓이기도.

그래서 그 유명한 <봉순이 언니>, <도가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의 소설 작품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저에게 개인적으로 공지영 작가님의 작품 딱 하나를 떠올리라고 한다면,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를 꼽는 이유이기도 해요.

공지영 작가님의 글에는(특히 개인적 경험을 사실로 쓴 글) 외로움이 많이 묻어 있어요.

나 역시 외롭고 쓸쓸한 시기를 보낼 때는 오히려 진하게 묻어나는 외로움에 위로를 받기도 했었구요.

이 책은 제목부터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라고 말해요.

그러나 지난 작품들과 달리 작가님이 잠시 멈춰 있던 기간 동안 외로움에 뭔가 더 얹어졌구나 싶어요.

이전에는 사무친 외로움을 깊이 파헤치고, 대상을 향한 원망 또는 토로함 등 감정이 고조되어 있었다면, <너는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에서는 안정적인 저음을 내는 듯한.

섬진강을 따라간 곳, '박경리문학관'이 있는 평사리로 거처를 옮기고 정원을 가꾸고 동백이와 함께하며 수도하는 날들을 보냈기 때문일까요.

귀가 순해진다는 '이순'이 되었다는 문장에서는 깜짝 놀랐어요.

왜 머릿속에는 공지영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된 때로 나는 스무 살, 작가님은 마흔 살에 고정되어 있는지.

문득 아끼던 지인의 부고를 전해듣고서 예루살렘에 다녀와야겠다고 해요.

뚱딴지같이 무슨 예루살렘이냐고 스스로에게 물을 틈도 없이 강렬했고, 그리움처럼 울컥하며 치밀어 오른 생각.

이 책은 '예루살렘으로 떠나기 전, 예루살렘 순례, 예루살렘으로부터 돌아와서'로 나눌 수 있어요.

사실 제가 좀더 공감할 수 있었던 부분은 예루살렘으로 떠나기 전과 예루살렘으로부터 돌아와서예요.

순례하는 동안에는 기행문으로써 공지영 작가님의 눈으로 예루살렘을 보았다는 경험이 좋았어요.

대차게 소용돌이에 휘말렸다가 고요 속에 침잠해 사색하는 시간을 거치고 난 작가님은, 그래서 이제는 외로움에 뭐가 더 얹어질 걸까.

의연함.

기꺼이 내가 불편해도 괜찮다는 사실을 깨달음으로 얻게 된 의연함이 있었어요.

하여, 망가지기보다 성장을 선택하고 돌아오니 공지영 작가님의 작품을 좋아하는 저는 참 반갑습니다.

*해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모든 허접한 것을 지워버리지 않고는 우리는 어떤 대상에 도달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하동에 내려와 혼자 고요 속에 머무르면서 나는 그걸 깨달았다. - P155

아무리 혼자라고 해도, 아무리 밥을 차려줄 사람이 없다고 해도, 아무리 출근할 곳이 없어 자유로운 몸이라 해도 떠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언제나 선택은 포기를 동반한다.

가장 큰 원칙이 떠남이라고 정해졌으면 나머지 것들은 포기하거나 저절로 큰 원칙에 맞춰지기를 기다려야 했다.

이것이 내가 예순 해를 살면서 깨달은 것들이었다.

어떤 선택이든 반드시 버림이 동반된다는 것. - P52

소설이란, 문학이란, 영화나 연극, 드라마 같은 것은 모두 이런 이등 시민들의 이야기이다.

······.

그러니 이제 나는 그분들의 일생, 그런 일들을 되짚으면서 슬픈 게 아니라 삶의 신비에 대해 생각할 만큼 나이를 먹었고 그게 참 좋다. - P328

그저 어제처럼 사는 것, 내게 젊은이들보다 알량한 권력이 약간 있어, 어제처럼 살아도 나는 불편하지 않고 나만 불편하지 않은 것, 이것이 늙음이다.

죽음보다 못한 늙음을 우리는 흔하게도 본다. - P74

싫어요. 성장 안 해도 좋으니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하고 기도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렇게 기도해도 고통은 왔고 나는 선택해야 했다.

성장할 것인지, 망가질 것인지.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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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의 법칙 - 마약중독자를 8000억 자산가로 만든 단 하나의 마인드셋
그랜트 카돈 지음, 최은아 옮김 / 부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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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꼬리표가 달린 단어들이 있어요.

가령 미쳤다는 말은 정신적 질병을 앓거나 다소 어이없고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을 목격했을 때도 미친 거 아냐 라는 말이 나오죠.

그런데 똑같은 의미로 춤이나 노래 등 재능과 관련해 미쳐 있다는 말은 완전히 그것에 몰두한다는 긍정적 뜻으로도 사용되요.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집착도 같은 맥락으로 보여요.

집착하다가 주는 언어적 느낌은 미치다보다도 훨씬 더 두려움이 섞여 있는데 사전적 의미는 어떨까요. 어떤 것에 늘 마음이 쏠려 잊지 못하고 매달림.

범죄를 연상시키거나 하는 부정적 의미는 아니죠.

저는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가 챕터03의 제목인 무엇에 집착할 것인가 였어요.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얼마만큼 노력해야 할지 누군가 나에게 목표치를 설정해 주면 참 편하겠다고 생각했어요.

나에게 불필요한 것들을 쳐내주고 이것만 이정도로 하면 된다는 정답을 듣고 싶었을 수도 있구요.

아마 상당수 많은 사람들이 같은 이유로 자기계발서를 읽고 있는 건 아닐까요.

실패를 두려워하고 안전한 성공을 얻기 위해 스스로 답을 찾지 못해 자기계발서에서 알려준 방법대로 노력해 보다가 결과를 얻지 못하고 또다른 자기계발서로 돌아서는 걸 반복하는 것.

자기계발서만 수십 권 읽지만 변화 없이 그대로인 사람들이 있는 이유이겠죠.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과 성공을 향한 집착의 차이.79p


심지어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나름의 의지를 갖고 충분한 노력을 들이며 최선을 다하지만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하기도 해요.

바로 이 때 의지와 노력 그리고 최선 대신 집착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거죠.

그러니까 한계를 정해 놓은 의지와 노력 그리고 최선보다도 더 강하게 몰입하고 매달리는 게 바로 집착한다는 것입니다.


성공은 내게 새로운 마약이 되었다. 마침내 나는 집착 성향을 내게 해로운 방향이 아니라 유익한 방향으로 만드는 법을 알아냈다. 마인드셋의 대전환이었다. 49p


이 책의 저자 그랜트 카돈은 마약중독자 였어요.

그는 자신을 파멸로 끌어내리는 중독 성향을 반대로 다시 인생을 일으켜 세우는 일에 활용하겠다는 생각의 전환을 이뤄냈어요.

그러므로 좋고 유용한 집착을 할 때 비로소 성공으로 가는 기회가 모습을 드러낸다는 사실입니다.

무언가에 집착한다는 것을 남들에게 보이기 싫죠.

병이나 문제 또는 일탈 행위라는 식으로 치부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단어에 달린 꼬리표를 떼고 집착의 방향을 바꾼다면? 의지와 노력 그리고 최선에서 멈춘 자기계발서에 갈증이 있었다면 이 책에서 사이다를 마신 느낌이에요.


행동하고 있고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배울 때 나는 살아 있는 기분이 든다. 당신도 이러한 일들을 자주 한다면 두려움을 힘과 자신감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220p


저는 행동합니다.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모임에 나가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망설이지 않고 오히려 즐겨요.

거기에 더해 생산성까지 바라고 있어요.

그러면서 활기를 얻고 행복함을 느껴요.

그런데 왜 아직 쳇바퀴 안에 갇혀 있냐면 그랜트 카돈의 말처럼 집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의지를 갖고 노력을 했지만 집착은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해요.

이 책을 보면서 BTS가 생각나더라구요.

제가 참 좋아합니다.

누구나 BTS가 성공했다고 생각을 해요.

그들이 성공에 이르기까지를 피나는 노력과 포기하지 않은 꿈을 이야기하는데 BTS 다룬 다큐멘터리나 인터뷰 등을 통해 그들 또한 포기하려고 했던 때가 있었고 지쳐서 힘들어 했던 때가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들이 그저 의지에서만 멈췄다면 모두가 인정하는 성공을 거머쥘 수 없었을 거예요.

바로 그들이 자신들의 꿈에 집착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집착도 재능이다는 것.


통제력을 발휘하려면 용기와 자신감이 필요하다. 통제와 관련한 부정적인 의미를 지우고 통제력을 발휘하겠다고 결정한 다음 주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일에 통제력을 발휘하라. 그들에게 삶을 최대한 활용하는 법을 보여주고 집착이라는 당신의 재능을 전염시키게 될 것이다. 321p


리더십과 통제.

어떤 단어에 더 호감이 가시나요.

이전까지는 리더십이었지만 이제는 그보다 강한 통제력이 발휘되어야 하다는 생각에 동감이에요.

내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면 리더십은 쓸모가 없어요.


내가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것도 통제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324p


이 책에서 세 가지 키워드를 꼽아 봤어요.

유일한 선택지 집착

용기와 자신감을 원료로 발휘되는 통제

성공의 중요한 특성 끈기


뭔가 신호가 필요해. 포기해야 할지 아니면 계속해야 할지 뭔가가 내게 말해줬으면 좋겠어. 만약 계속한다면 다음에는 어디로 가야 할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한 신호가 필요해. 34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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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 전건우 장편소설
전건우 지음 / 래빗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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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이 작업들을 통해 어떤 악인들은 거의 자연재해처럼 임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작품 속 살인마 리퍼 역시 그런 캐릭터가 되길 바라면서 소설을 썼다.

작가의 말

추리소설이나 스릴러 소설의 재미는 스피드와 트릭으로 읽는 이를 깜짝 놀라게 하는 데 있죠.

전건우 작가가 스릴러 장르의 대가라 불리우는 까닭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거 같아요.

계획적으로 잘 짜여진 구성이 가져다 주는 보장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 책에서 어떤 악인들은 자연재해라고 한 작가의 표현도 딱 들어맞다고 생각해요.

그에 따른 몰입감이 높아진 탓에 서늘함과 두려움이 실제가 되어 책을 덮어놓고 추스르는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어요.

가령 샤워기에서 염산이 쏟아지는 장면 같은 거요.

겁쟁이거든요.

특히나 범죄에 관련된 두려움이 커요.

그런 제가 이 책을 끝까지 주행했어요.

나는 리퍼reaper 추수하는 자야.

이 세상의 가라지를 모조리 베기 위해 이 숭고한 작업을 시작했지.

15p

리퍼라 자칭하는 남자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나는 놈이 살인마라 확신했다.

그건 같잖은 프로파일링도 아니고 추리도 아니었다.

예감이었다. 온 몸의 모든 신경세포가 외쳐댔다.

저놈이 바로 범인이라고.

16p

연쇄살인마 리퍼와 그를 상대하는 프로파일러 최승재 경위.

리퍼를 쫓는 이라고 표현하려다가 잠시 멈칫했어요.

소설 속에서 리퍼가 쫓겼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그는 자신이 설계한 작업실로 최승재 경위를 안내하고 있는 게 아닐까.

스릴러 장르 소설의 재미는 스피드와 트릭.

얼마나 빠르게 전개되냐 하면 소설이 시작되자마자 최승재 경위가 살인마 리퍼를 찾아냈고 둘이 같이 번개에 맞아 죽어요.

뜨겁고 차갑고 날카롭고 묵직한 통증이 한 번에 날아들어 머리 꼭대기부터 발가락 끝까지 태워나갔다.

불과 2초 정도 되는 시간이었지만 내게는 영원처럼 느껴졌다.

번개는 나를 태웠고 리퍼를 태웠다.

그리고 우리는 함께 죽음을 맞이했다.

27p

리퍼와 최승재 경위는 같은 날에 죽은 뒤 비슷한 시기에 죽은 다른 두 인물로 각각 환생해요.

로맨스 웹툰에서 보던 환생을 스릴러 장르에서 볼 줄이야.

최승재 경위는 살인 용의자 우필호의 몸으로 리퍼는 강력범죄수사대 팀장으로.

여기서 작가는 한 가지 더 트릭을 만들어놓은 것 같았어요.

단순히 극적 재미를 위해 그들의 위치를 뒤바꾼 것이 아니였는데.

살인 용의자와 경찰이라는 겉모양을 따라가다 보면 진짜 악인을 놓치게 되요.

그러다가 점차 밝혀지는 그들의 관계와 사람을 들여다보면서 자신과 어울리는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갔구나라는 걸 알게 되죠.

-난 다시 살아나서 이 짓을 반복할 거다. 반드시 되살아나 죽이고 또 죽일 거다. 내 사명을 완수할 때까지.

-그럼 나도 또 살아나서 널 막을 거야.

282p

리퍼 한 명이 죽음과 환생하는 걸 반복하는 게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필호가 된 최승재 경위가 리퍼와 결전을 끝내며 비로소 평온함을 느끼며 긴 잠에 빠져들었다. 오랜만에 단잠을 잘 것 같았다. 그러다 눈을 뜨면283p 도처에서 날뛰는 리퍼들을 마주하게 되는 거죠.

-왜지? 넌 왜 누군가를 구하지 못해 안달인 거야?

-인간은 원래 그런 존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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