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CEO는 무엇으로 사는가

한국의 CEO는 무엇으로 사는가
이필재, 유승렬 지음 / 부키 / 2009년 12월

평범한 샐러리맨 생활을 하는 나에게 CEO라는 단어는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사람 혹은 나와는 다른 특별한 특징을 가진 사람으로 인식을 해오고 있었던 듯하다. 더 나아가서 생각해보자면 내가 가질 수 없는 특징과 성격을 가진 사람으로 말이다. 사실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은 있었나? 사람이라기 보다는 그냥 단지 CEO 그 자체로 받아 들였던 것 같다. 마치 남/여/CEO가 존재하는 것처럼.

‘한국의 CEO는 무엇으로 사는가’ 는 CEO들을 대상으로 심도 있는 설문조사를 통해 얻어낸 결과물을 정리한 결과를 보여준다. 그리고 동시에 그 설문조사를 통해 CEO들의 기업경영부터 일상생활까지 많은 내용들을 보여주고 있다.

CEO들은 많은 자질들을 가지고 있다. 결단력, 추진력, 능력, 성실함, 책임감, 변화를 추구하는 좋은 가치관, 용기 등등이다. 성공하는 직장인들이 가져야 한다고 말해지는 많은 자질들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 많은 좋은 자질들을 가지고 있다면 모두 CEO가 되는가? 절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CEO가 되기까지 타고난 자질도 분명히 있지만 그들 스스로 엄청난 노력을 해왔고, 또한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모두 같은 심장을 가지고 있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 이든 간에 CEO라고 해서 철의 심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들도 두려움을 느끼고, 아픔을 느끼지만 그런 감정들을 이겨 내고 그들 앞에 있는 일에 대해 집중하기 때문에 보통 사람이 올라가지 못하는 자리인 CEO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다.

이 책은 한국의 대표 기업들의 CEO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내용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사실을 나열하기도 했지만, 특정 CEO들의 경영전략 혹은 경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공간을 통해 더욱 구체적으로 CEO란 어떤 사람들인지 알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CEO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경영방식과 인재상, 그리고 기업 경영 철칙 등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윤리경영, 투명경영, 회사의 성장 전략 등등을 이야기 하는 그들은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진정한 산업역군이다. 물론 어려운 M&A 혹은 부채비율 등 전문적인 분야에 대한 CEO들의 의견들도 다루고 있어 전반적으로 한국을 이끌어 가는 현재의 CEO들의 사고를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들 또한 가족을 사랑하고, 시간이 나면 여행을 원하고 독서를 하고 싶어 하는 평범한 면모도 엿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CEO들의 특징, 자질, 성향 경영방식 혹은 철학 등은 알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을 경영해오면서 겪었을 그 수많은 고민과 번뇌들은 행간에서 읽어야 한다. 그 고민과 아픔을 딛고 올라서서 한 기업의 수장으로서 자신의 경영철학을 알리는 이 CEO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 또한 내 인생의 CEO가 되어 열심히 질주 해볼까 한다.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 열정, 그 길에서 희망을 찾은 검정고시인들의 아름다운 도전
검정고시 수기집 편찬위원회 지음 / 우리책 / 2009년 12월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는 검정고시 수기집 편찬위원회에서 펴낸 책으로 총 16분의 수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검정고시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펼친 분들의 경험담이 들어있다. 처음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를 받았을 때 예전에 읽었던 책이 생각이 났다. 대학 때 읽었던 홍정욱의 7막7장. 그 당시 그 책을 밤새워 읽으며 주인공의 인생에 가슴 설레며, 내 마음에도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희망이 막 끓어 올랐을 때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만약 내가 그 상황에 있었더라면 이겨내지 못했을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들, 조건들을 겪어 내며 몸과 마음이 성장했다. 그들의 공통점은 가난하고 가지지 못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마음속에는 항상 배움과 더 나은 인생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는 것이다. 즉, 그들의 강한 정신력과 인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아니었다면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온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되었을 것이다.

주인공들은 그들의 수기를 통해 더 나은 꿈을 이야기한다. 더 나은 인생에 대한 꿈, 더 나은 생활에 대한 꿈, 공부에 대한 꿈, 행복한 가족을 꾸리고 싶은 꿈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야기 한다. 아마도 이 꿈은 “사랑”과 동일할 것이다. 인생을 사랑하고, 공부를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역경을 이겨 내려고 노력하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들은 그것을 꿈이라 부른다.

주인공들은 어려운 시절에 받았던 주위의 도움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이야기 하고 있다. 자신이 꼭 필요했을 때에 받았던 그 도움에 대해 고마움을 잊지 않고 그들이 받았던 도움에 대해 사회에 어떠한 방법으로든 환원하려고 애를 쓴다. 그 방법이 장학재단이 되었든, 소외 받는 이들을 도와주든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천을 하고 있다. 

주인공들은 자신들의 포기하지 않는 마음으로 인해 “자발적인 기회”를 잡았다.

그들은 단지 “검정고시”라는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그렇게 잡았던 기회는 주인공들에게 더욱 큰 보상으로 다가온다. 더욱 큰 인생을 펼칠 수 있는 기회, 더 나은 직장을 통해 가족들에게 더 헌신할 수 있는 기회 등. 그리고 그들은 그 조그만 기회를 더욱 큰 기회로 키워낸다. 왜냐 하면 그들은 마음속에 꿈과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인공들은 그 기회와 열정을 보물처럼 여겨 소중하게 대했다. 그러했기에 그들이 가질 수 있는 보석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은 인생을 살아오고 있지만 이러한 수기집을 읽는 동안에는 많이 겸손해진다. 내가 겪어보지 못한 그리고 상상해보지 못한 어려운 주위의 환경과 가난을 이겨내고 이제 담담히 인생의 후배, 사회의 후배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법에도 마음이 있다.

법에도 마음이 있다
성혜미 지음 / 에이원북스 / 2009년 12월

사람의 마음처럼 감정적이며 측정할 수 없는 것이 있을까? 이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이것이 맞는 것 같고, 저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또 저 사람의 말이 맞는 것 같은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런 정확하지 않은 마음을 뒤로 하고 정확한 그리고 증거 있는 사실만을 가지고 판단할 수 있게 만든 것이 법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이해관계로 얽힌 사건에서 판결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 딱 공평한 판결이군’ 이라고 받아들일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법에도 마음이 있다’ 는 우리가 실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예시로 어떠한 법률이 적용되었고, 어떠한 기준으로 판결이 내려졌는지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들도 예시도 들어주어 왜 그러한 판결이 내려졌는지, 어떠한 기준이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래서 사건을 접하면서 느꼈던 도대체 왜 저런 판결을 내리는 것이지? 에 대한 의문이 조금 해소되었다.
사건에 대한 판사의 판결문들을 읽다 보니 그런 판결을 내린 판사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것도 있었고, 개인적인 소견으로도 너무 부당한 판결이라는 사건들도 접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또한 어떤 사건에 대해 어떤 법률이 적용되었다 라는 설명도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적용되는 법들 사이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하는 법의 또 다른 면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게 정리해주고 있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의 일기장 검사는 학생의 인권침해인지? 객관적 진실을 입증할 수 없는 경우의 부당한 판결은 어떻게 할 것인지? 경찰관의 인권 문제 등 평소에는 심도 있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제들에 대해서도 한번쯤 고민해보게 되었다. 또한 책에서 예제 사건들을 접하면서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내 시선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떤 사건 혹은 사실에 대해 깊은 사고를 하지 않고 이런 저런 기사에 생각이 휩쓸린 적이 많았기 때문에 내 태도를 반성하는 계기도 되었다.

사실 나는 법을 하나도 모른다. 法이라는 단어는 책 속에 존재하는 단어일 뿐이었고 내 일상생활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기고 살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얼마나 많은 법 속에서 존재하며 살아가는지 알 수 있었고,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엄청나게 많은 법 조항 하나 하나에 “적용할 마음” 을 새겨 넣으면 어떨까? 건강한 사고방식을 가진 판사들이 분명 공정한 판결만을 진행하겠지만 혹 그렇지 못할 경우에 필요하다면 참고할 “마음”이 법률에 구체적으로 명시가 되면 좋겠다 라는 허황된 생각을 해 보았다.
이 세상에 공정한 판결들만이 넘칠 그런 날들이 반드시 오리라 믿는다.

네 번째 문

네 번째 문
폴 알테르 지음, 이상해 옮김 / 시공사 / 2009년 10월

추리소설을 읽기 시작할 때 특정인물이 주도하여 사건을 해결하여 마지막에 시원스런 결말을 제시하는 구조를 기대하는 독자인 나에게는 네 번째 문은 뭔가 가지고 있으면서 쉽게 내놓지 않는 고집을 가진 탐정 같았다.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미궁에 빠지는 사건들과 그 사건들을 추적해 뭔가를 파헤치고 싶은 독자 본연의 욕망이 살아나, 끝없는 질문을 던지면서 읽게 되었다.

한적한 영국의 옥스퍼드라는 시골마을에서 벌어지는 아주 기묘한 “밀실” 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을 시작으로 그 마을에는 오랜 세월 동안 기괴한 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온몸이 칼에 찔리고 양손의 정맥이 잘린 여자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자신의 집 꼭대기 복도 끝 네 번째 방의 문이 안으로 잠긴 채였다. 이 사건은 자살로 결론지어지고, 큰 충격을 받은 남편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가 어렵게 된다. 그 후 세놓은 2,3층의 세입자들이 원인 모를 공포에 살지 못하고 떠나버리는데, 그 집에 의문의 부부가 세를 들어 살게 되면서 네 번째 방과 그 주변을 둘러싼 의문의 사건들이 발생하게 된다.

오누이 간의 평범한 연애코치 이야기로 시작해서 이웃집의 평범한 자살사건과 그에 따라 발생하는 설명할 수 없는 사건들을 계속해서 보여주는 네 번째 문은 원인은 없는 예기치 못한 사건의 결과들만 계속 보여준다. 하나의 사건도 시원스럽게 풀리지 않는 구조이지만,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책에서 시선을 떼지 못할 것이다.
왜냐 하면 네 번째 문에서 작가는 중간중간 내가 홀릴 만큼 조금의 단서를 주었다. 그러면 나는 재빨리 덥석 그 단서를 물어, 이미 탐정이라도 된 듯 혼자서 나만의 추리를 펼쳐나가는 동안 또 다른 사건과 인물들의 또 다른 행적으로 앞서 흘려준 단서는 이미 잊어버리고 또 다른 단서를 덥석 물게 된다.
살인사건, 영혼과의 소통을 통한 심령술, 사건의 주를 이루는 미스터리함들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고, 범인이 누군지 쫓기 시작하면서부터 뒷장을 빨리 넘겨보고 싶어 조급해지게 되었다. 아마도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읽기 시작한다며, 분명 후회할 것이다. 그 다음 페이지를 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읽기 시작하기 바란다.

중간중간 작가가 던지는 그 단서에 홀리지 말고, 자신만의 추리를 완성해 보시길 바란다.(가능하다면^^;) 이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이 책의 마지막 반전(내 나름대로)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네 번째문의 맛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 아주 조용한 “밀실”에서 사그락 한장씩 넘겨가며 읽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