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역시 절망하자. 처음으로 캐스터가 되고 싶어졌다. 캐스터라면 저 작자 주둥아리에 생선을 박아줄 수 있을 텐데.
보지 않으려고 했는데 생각하기도 전에 머리가 먼저 돌아갔다. 이것도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너무 오래 해서 그러나?
-축복받는 결합은 왕에게 정당성을 안겨 줄 겁니다.
나라고 이 세계관의 전부를 아는 것은 아니다. 루나사가아닌 다른 작은 나라의 변방 이름을 대면 십중팔구는 모를것이다. 그렇지만 헤리치는 내가 아는 이름이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어질어질했다. 뭐야. 뭔데. 누가 어떻게 된 일인지만 말해줘. 자기들끼리 뭘 그렇게 기뻐하는건데..
닿아 있어. 다른 사람 앞에서.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 나와 이담에게 꽂히는 사람들의시선이 화살처럼 느껴졌다. 무서워서 이담을 확 밀쳐내고싶어졌지만 나는 필사적으로 그 충동을 참았다.
그런데도 나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다. 얼음을 품은 듯서늘한 가슴이 간헐적으로 옥죄이는 듯했다.
이제 난 어째야 하나. 아니지. 편하게 생각하자, 곽새의. 어차피 내가 하는 것도 아니고 이담이 해준다고 했으니까 난적당히 폼만 잡으면 되는 거야. 날로 먹는 거지.
더운 물속에 푹 잠겨 있는 듯한 기분. 그 안에서 떠다니고있는 듯한 감각. 현실의 모든 감각이 필터를 한 겹 끼고 있는 것처럼 멀어진다. 살이 뜨겁다. 머리가 어지럽고....
생각났다. 이담이야 알지 못하는 이야기겠지만 내 방에 틀어박혀 살 적에 나는 계속해서 술을 마셨다. 나는 당시 내가 살던 방 안의 풍경을 지금 봤다. 반짝이며 흩어지는 유리 가루 안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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