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BL] 레퀴엠 : 패럴랙스(Parallax) 2 [BL] 레퀴엠(Requiem) 6
키에 / 링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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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자신이 이 상황을 버틸 수 있을지, 그리고 언제까지 사람들을 속이고 아무렇지 않게 살아갈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었고, 언젠가 최악의 상황에 치달았을 때 닥쳐올 일이 두려웠다.

그 모든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은 대담하지도 않고, 그렇게 절실히 그를 원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세계는 그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 그게 그와 자신의 가장 큰 차이였고, 그렇기에 늘 그에게 죄책감을 느껴야 했다.

분명 그에게 끌리고 흔들리면서도 그 죄악감을 견디지 못해 혼란스러워하고 그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더 이상 그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다는 이율배반적인 감정이 정신없이 머릿속을 들쑤시고 있었다.

지금도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와 이렇게 단둘이 평화롭게 지낸다는 건 열여덟의 자신은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 그래서 받아들이기 힘들고 믿을 수 없었지만, 결국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지금 역시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 독에 닿으면 이성도, 도덕심도, 현실감마저도 마비되어 버린다. 그리고 그가 주는 강렬한 쾌감에 자신이 누구인지도, 그리고 그가 누구인지도 잊은 채 그 열기에 휩쓸려 그에게만 집중하고 매달리게 된다.

이 질 나쁘고 달콤한 독에 이미 취해 버렸기에 끝까지 갈 수밖에 없다.
이 끝이 어디든, 설혹 그 끝에 남은 것이 파멸뿐이라 해도 즐거이 그 최후를 맞이할 생각이었다.
그와 함께, 그가 만들어 놓은 그 성 안에서.

점점 어지럽게 흔들리는 머리와 뜨거워지는 몸, 그리고 강하게 맥박치는 심장의 고동.
마치 취한 듯 어지러운 그 느낌은 이 남자가 가진 독(毒)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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