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소녀 사이드미러 3
소향 지음 / 텍스티(TXTY)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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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p.41 영리는 사람이 숨을 쉬는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돈이 이렇게 많다는 걸 몰랐다. (중략) 그런 사람들은 아프거나 해고당하면 안 되는 거였다. 그렇게 되는 순간 안전장치 없는 삶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한국의 입시제도는 수학능력시험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물론 수능 점수의 위력이 다소 덜한 전형들도 있고 모든 학생들이 학업 성적을 토대로 진로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단 하루, 그 시험 하나에 인생이 걸려 있다는 인식은 매우 강하다. 소설 모방소녀는 그런 수능시험 당일 세상이 바뀌어버린 소녀 영리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내신 점수 1.0, 국내 최고 명문대에 합격해 아버지를 행복하게 해줄 미래를 꿈꾸던 영리는 교통사고로 인해 수능에 응시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중태에 빠진 아버지의 엄청난 병원비와 맞닥트리고 만다. 이런 영리에게 아버지가 기사로 근무하던 회사의 CEO ‘송 회장은 위험한 거래를 제시한다. 자신의 딸 초롬을 대신해 1년간 학교를 다니고 수능에 응시할 것. 길에 커피 한 잔을 버리고 가는 것도 납득하지 못하는 학생이었던 영리는 아버지를 위해 결국 그 부당한 거래에 뛰어들게 된다.

 

책은 한편으로는 클리셰적이고, 한편으로는 흥미진진하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이나 영화 명왕성, 소설 풀꽃도 꽃이다등 한국의 과열된 입시나 사교육 의존성을 꼬집는 작품은 이미 존재하지만 모방소녀는 그러한 입시 카르텔을 꼬집는 동시에 송 회장이나 김겸의 서슴없는 부도덕을 조명하며 부유한 자들의 갑질에도 함께 주목한다. 그럼에도 이 소설의 인물들은 대체로, 선과 악으로 극명하게 나뉘어지지는 않는다. 송 회장은 악역인 동시에 가정폭력과 학벌주의의 피해자성을 가진다. 공 비서 역시 송 회장의 수족으로서 불법적인 일들에 어느정도 동조하지만 그가 초롬과 송 회장에게 가지는 인간적인 마음만큼은 이 소설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p.324 응할 영, 이치 리. 옯른 이치에 응답하며 자신을 지킨다는 의미야. 힘든 일이 있어도 정의를 따라 바른길로 가면 그 길이 너를 지켜줄 거야.

 

질투와 동경을 동시에 보이며 적이 되거나 조력자가 되는 학교 친구들, 입시 카르텔에 동조하거나 또는 벗어나는 교사들, 겉으로는 번듯한 듯 보이지만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가정, 특이한 일타 강사 캐릭터 현건우 등, 모방소녀를 구성하는 인물들은 하나하나가 현실에 살아 숨쉬듯 입체적이고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다. 사실 학생인 영리가 사회 고위층의 어른들을 쥐락펴락하며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결말은 다소 유치하다고 느껴지면서도 내심 통쾌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어쨌거나 영리와 초롬은 살아남았고, 앞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것도 이 두 소녀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초롬이 굉장히 안쓰러웠다. 모든 걸 가진 초롬은 밖에서는 안하무인의 부잣집 딸이었지만 사실은 이 소설을 통틀어 누구보다 많이 상처받은, 가장 불안하고 나약한 존재였다고 생각된다.

 

속도감 있는 전개, 현실의 몇몇 인물이나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미묘한 요소들이 맞물려 순식간에 시간을 훔쳐가는 흥미진진한 책이다. 소설로도 재미있었지만 드라마로 제작된다면 더 돋보이는 근사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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