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읽기 - 날씨와 기후 변화,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공기에 숨겨진 과학
사이먼 클라크 지음, 이주원 옮김 / 동아시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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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p.260 다만 분명히 해야 할 점은, 이 암울한 미래는 우리에게 해당된다는 것입니다. 대기와 지구 자체는, 그 표면에 달라붙어 살아가는 생명체와는 별개로, 살아남을 것입니다. 현재 인류는 자신이 앉아 있는 나뭇가지를 스스로 톱질하고 있습니다.


기후와 인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거주 지역의 기후는 인간의 의식주에 큰 영향을 끼친다. 홍수가 잦은 곳에서 집터를 높게 하거나 더운 지역에서 음식을 오래 보관하는 기술이 발달하는 것이 그 예시이다. 그렇다면 이런 기후는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 우리가 막연히 하늘, 날씨, 기후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제각기 어떤 자연 현상이고 과학 원리인 것일까? 하늘 읽기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대기물리학자 사이먼 클라크의 하늘 읽기9개의 장에 걸쳐 기후와 날씨, 하늘과 대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을 읽기 전 그저 날씨라는 관념으로만 머릿속에 존재하던 일들이 이 책을 통해 과학적이고 개별적인, 경이로운 자연 현상으로 재탄생한다.

 

이 책의 제목이 왜 하늘 알기나 하늘 배우기가 아니라 읽기인지 궁금했었는데, 책을 읽다 보니 기후를 연구하는 것도 일종의 현상을 읽어내는행위에 가깝다고 느껴졌다. 책을 읽기 위해서 배경지식이 필요한 것처럼 하늘을 읽기 위해서도 관련된 화학, 역사, 물리 등의 지식이 필요했다. 또한 현상을 있는 그대로 외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원리로 발생하는지,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연구하고 읽어낼 필요도 있었다. 과학 교과서에서 간단하게 배우고 잊어버렸던 엘니뇨와 라니냐 등의 기후 현상을 읽다 보면 독자도 어쩐지 기후에 대해 잘 알게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된다.



 

p.242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분명히 전달되기를 바라는 바가 있다면, 그것은 과학이 결코 한 개인의 산물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중략) 그러한 성취는 언제나 특정한 환경적 조건이 뒷받침될 때에만 가능해집니다.


하늘 읽기의 가장 큰 장점은 책이 상당히 상냥하고 친절하게 쓰여 있다는 점이다. 과학이라고는 고등학교 시절 문과반에서 필수 수업으로 들은 게 전부여서 책을 읽기 전에 조금 걱정했는데, 워낙 설명이 자세해서 조금만 집중해서 읽으면 이해할 수 있었다(슬프게도 원시 방정식은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은 땅에 발을 붙이고서 위성으로 연구하는 날씨를 역사 속 누군가는 열기구를 타고 질식할 위기에 놓여 가며 연구했다고 생각하면 놀라워져 가슴이 두근거렸다. 콕스웰과 글레이셔, 페렐, 헬리 등 지금처럼 인간이 날씨를 예측하고 기후 재난에 대비하는 시스템을 만들기까지 하늘에 도전하고 대기를 연구한 사람들이 수없이 많았다. 또 앞으로도 그런 도전과 연구가 거듭되어 지금은 모르는 부분까지도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기후 위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글 속에서 대기는 거인으로 비유되는데, 저자는 이 거인이 지금은 발밑에서 타오르는 불길을 느껴 몸부림치고 있는 셈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말하는 이상기후가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말대로 대기는 괜찮다. 대기는 그냥 그 상태로 그곳에 계속 존재하고, 오직 인간만이 그 영향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한다. 곽재식 작가의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가 생각나는 대목이었다. 2100년의 황폐해진 지구를 상상하면 소름이 돋는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할 수 있다. 저자의 말처럼 사회 전체가 자연 환경의 가치를 인식한다면 우리의 2100년에는 더 나은 지구가 있을 것이다. 책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대기는 우리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대기가 필요합니다.’ 독자들이 단지 이 책을 재미있는 과학책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우리에게 필요한 대기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내기를 바란다. 더 이상 개발과 발전을 핑계로 자신이 앉아 있는 나뭇가지를 톱질하는 일을 그만두기를.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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