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봄을 건너는 법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정은주 지음, 김푸른 그림 / 우리학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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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p.139 사실, 장애인 별거 아닙니다. 장애라는 그 껍질 한 꺼풀 딱 걷어 내고 보면 다 똑같은 사람이거든요. 우정과 사랑을 갈구하는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오히려 그 장애라는 걸 빼고 보면, 멋진 아이들이 정말 많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아이들만의 사회가 있다. 사실 어른의 시선으로 보기에는 그 사회가 별로 대단하지는 않다. 우정이 몇 년이 지나도록 이어지는 경우도 드물고 아주 사소한 이유로 끊어지거나 다시 이어지기도 한다. 친구 문제로 애를 먹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자주 고작 그런 걸로 왜 그래?” “걔랑 놀지 말고 다른 애랑 놀아” “사이좋게 다 같이 놀아야지하고 말하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나잇대 그 아이에게는 학급 내의 무리가 곧 정체성이고 자신을 지지해주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봄을 건너는 법의 주인공인 선아는 이런 무리때문에 애를 먹는다. 끼고 싶은 투현 그룹에 속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다른 여학생 무리에도 속하지 못하고, 가뜩이나 힘들어하는 가운데 전학 온 소꿉친구 산에 때문에 학교생활이 자꾸만 꼬이게 된다.

 

처음 이 책의 서평단 모집 안내를 받았을 때 내가 대중적 시선으로 이 책을 잘 읽을 수 있을까, 싶은 고민이 있었다. 지금 현직에 종사하고 있지는 않지만 나는 언어치료와 청각학을 전공했고, 자격증이 있는 발달재활 서비스 제공자이다(출판사에서는 아마도 모르고 책을 제공하셨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장애를 다루는 책을 보면 어쩐지 날이 선 채로, 조금은 눈을 홉뜨고 읽게 된다. 장애를 극복하자거나 장애우따뜻하게’ ‘도와주자는 이야기를 하면서 장애 이해라고 떠드는 책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봄을 건너는 법에서 햇살이와 산에의 장애는 극복이나 동정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어떤 학생은 축구를 좋아하고 어떤 학생은 공부를 잘하듯이, 둘의 장애도 그냥 그 인물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p.101 내 마음은 자꾸 가해자와 피해자를 헷갈려했다. 왜 이다지도 현실은 뉴스에서 보는 거랑, 사람들이 떠드는 거랑 다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장애가 있지만 장애진단을 받지 않은 햇살이의 존재가 특히 마음 깊이 다가왔다. 임상에서는 실제로 양육자가 아동이 장애진단을 받는 것을 거부해 치료 시기가 늦어진 아이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햇살이의 엄마는 마치 나쁜 사람처럼 느껴지지만, 햇살이 엄마가 그런 오해를 해버린 게 아주 이해가 안 되지도 않는다. 산에의 엄마가 산에가 학폭 피해자가 될까 걱정을 해 본 적이 있듯이, 햇살이의 엄마도 늘 그런 걱정을 하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이 책에는 다양한 가정이 등장한다. 주인공 선아의 집은 이혼 가정이다. 산에 엄마는 장애아동을 키우고 있고, 민준이는 바쁜 아버지 대신 앞이 잘 보이지 않는 할머니와 살고 있다. 햇살이 엄마는 할머니와 햇살이 아빠 때문에 장애진단을 받는 일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이 아이들은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 마음을 나누기도 하며 각자의 방법대로 성장해간다. 물론 아이들이기 때문에 때로는 서툴다. 남의 말에 휩쓸리기도 하고 별 것 아닌 듯한 일에 전전긍긍 슬퍼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과정을 거치며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우리들의 봄을 건너 다른 계절까지 나아간 아이들은 분명 그 전보다 더 나은, 더 자란 모습이 될 것이다.

 

아직까지도 특수학교를 세우기 위해 부모들이 무릎을 꿇어야 하는 현실이다. 우리가 봄을 건너는 법에서 아이들이 보여준 우정의 모습이 현실에서도 벚꽃처럼 번지게 되기를 기대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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