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소리가 들렸어요
가나리 하루카 지음, 장지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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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p.114 “눈물은 남을 위해서일 때도 있고 나를 위해 흘리기도 하고 여러 종류가 있지만 요즘엔 강하든 약하든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얼마 전까지는 나를 위해 우는 건 꼴사납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치카 씨와 얘기하면서 그것도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누구나 눈물이 날 때가 있다. 슬프고 괴로워서, 분하고 화가 나서, 감동받거나 기뻐서. 소설의 주인공 사토이 미온은 그런 눈물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학생이다. 눈물이 내는 소리란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하며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다정하고 순수한 이야기 속으로 금세 빠져든다. 위층에 사는 아기 엄마 치카 씨, 모두가 존경하고 좋아하지만 사실은 숨어서 울곤 하는 학생회장 켄 선배, 화장실에서 밥을 먹는 나나미 선배와 같은 반 좋아하는 학생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세라. 독자는 미온의 시선을 따라서 누군가를 함께 좋아했다가 껄끄러워하게 되기도 하고 응원하거나 위로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미온이고 그런 미온을 위한 남주인공은 켄이지만, 눈물 소리가 들렸어요에서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세라가 아닐까 생각한다. 미온이 처음 교실 밖에서도 밥을 먹을 수 있게 만들고 싶었던 건 점심시간마다 눈물 소리가 들리는 세라를 위해서였다. 사실 세라가 점심시간을 슬퍼하거나 같이 먹는 친구를 불편해한다는 건 미온만의 오해였지만, 짧은 대화를 계기로 둘은 세라의 연애 고민을 들어 주는 친구 사이가 된다. 그러나 그 애매한 우정이 그리 오래가지는 않는다. 누군가는 책을 읽으며 세라가 얄밉다고 느낄 것이다. 못된 아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세라도 미온도 중학생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관계에 서툴고 친구에 쉽게 휩쓸리는 나이니까.

 

p.56 아기랑 하루 종일 같이 있다 보면, 어른이랑 이야기하고 싶어져. 어른이라고 해야 하나, 평범하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 말이야. 그리고 아주 잠깐이라도 좋으니까,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져.

 

도입부의 미온은 마치 성격이 그리 좋지만은 않은 아이처럼 묘사된다. 눈물 소리를 빌미로 무언가 협박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중학생이라서 가능한 상상 같다) 자기 일이 아니면 별 관심이 없이 덤덤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야기를 따라가 화장실 방에 도착할 때쯤 독자들은 누구나 미온이 사실 다정한 아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미온은 성격이 나쁜 게 아니라 관계에 조금 서툴 뿐이다. 그런 점에서 켄도 똑같이 다정하다고 느껴졌다. 사실 후배들마저도 좋아하는 학생회장인 켄이 친구가 없어서 교실 바깥에서 밥을 먹어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자신이 몰래 우는 걸 빌미로 부탁하려는 미온에게 화를 내거나 속으로 미온을 미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켄은 진짜로 화장실에서 밥을 먹는 학생이 있다는 걸 확인하자마자 교칙을 개정하기 위해 애쓴다. 다정한 학생들이 만들어내는 다정한 성장 속으로 빠져들면 금세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진다.

 

제목 타이포를 따라 동글동글 귀엽게 유광 코팅이 들어간, 찬란한 여름같은 표지가 매력적이다. 사실 처음에는 표지가 예쁘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오브젝트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보지는 못했었는데, 읽고 나서 해먹이라는 걸 알게 되자 마치 소설의 한 장면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누구나 갖고 있는 어릴 적 서툴렀던 우정이나 첫사랑의 기억을 불러일으키지만 그 추억을 괴롭히기보다 다정하게 안아주는 책이다. 두껍지 않고 이야기 진행이 빨라 청소년이 읽기에도 좋을 것 같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 내에서 서로 응원하기도 위로받기도, 사랑하기도 서운해지기도 하는 학생들의 다정한 성장을 늘 응원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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