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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 ㅣ 미 비포 유 (다산책방)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4월
평점 :

#도서제공
p.556 나는 깨달았다. 그 없이 사는 삶이 너무나 무서웠다. ‘어쩌다가 당신은 내 인생을 망쳐버릴 권리를 갖게 됐어요?’ 따져 묻고 싶었다.
세상에는 많은 로맨스가 있지만 윌과 루이자의 로맨스는 조금 특이하다. 죽음을 계획해 둔 부유한 사지마비 환자와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되어 버린, 가족들을 위해 항상 희생해왔던 간병인. 얼핏 보면 가난한 여자와 부유한 남자의 흔한 신데렐라 스토리로 보일 수도 있지만 『미 비포 유』는 그런 클리셰적 로맨스 대신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독자들에게 내보인다. 사랑은 어디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가? 죽음은 온전히 자신이 택할 수 있는 것인가? 나의 삶은 나의 것인가, 아니면 내 가족의 것인가?
사실 이 책을 처음 읽은 건 도서관에 파묻혀 살던 학생 때였다. 동명의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찾아보았었는데, 영화도 소설도 결말에서는 똑같이 엉엉 울어버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서평단이라는 감사한 기회로 오랜만에 다시 읽은 『미 비포 유』는 여전히 명작이었고 여전히 슬펐다. 동시에, 어릴 때보다 윌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연히 그와 루이자의 행복한 미래를 꿈꿨다가 배신이라도 당한 듯 슬퍼했던 학창시절의 나를 어른의 시선으로 찬찬히 돌이켜보며 페이지를 넘기고 있으면 로맨스에 집중하느라 놓쳤던, 삶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소설 속에 녹아있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 소설의 결말을 반드시 새드 엔딩이라고 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윌은 원하던 바를 이루었고 성장한 루이자는 앞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p.446 마침내 나온 내 목소리는, 속삭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람한테는 내가 필요해.”
『미 비포 유』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였고 많은 독자들의 찬사를 받은 책이다. 이미 검증된 책에 칭찬을 더한다는 게 다소 민망하게 느껴지지만 진심으로, 여러 번을 읽어도 질리지 않고 가슴이 벅차오른다. 적당히 유머러스하고 인물들이 생생하며 동시에 심금을 울린다. 살면서 이런 사랑을 해볼 수 있을까? 웃다가 설레다가 답답해하다가 울다가… 정신을 차려 보면 독자는 이미 책 속 인물들에 깊이 공감하고 그들을 애틋해하게 된다. 주인공인 윌과 루이자는 물론이고 그들의 가족들, 주변 인물들까지도. 어릴 때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윌을 지금은 이해하게 된 것처럼 더 나이든 후에 다시 읽는다면 트레이너 부부에게 깊은 마음을 쓰게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개정판답게 번역이 굉장히 매끄럽다고 느껴졌다. 으레 장편 소설을 번역으로 읽다 보면 앞뒤 맥락이나 호칭이 달라지거나 어딘가 매끄럽지 못하게 걸리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인데 『미 비포 유』 개정판은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인데도 그런 부분이 전혀 없었다. 책 자체의 흡입력은 물론이고 깔끔한 번역이 쉴 틈 없이 페이지를 넘겨 결말까지 단번에 달려가도록 도와준다. 아직 읽어보지 않은 독자라면 이번 개정판으로 읽어봐도 좋을 듯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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