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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사순 시기 - 새로 태어나는 40일
마르쿠스 C. 라이트슈.케르스틴 헬트 지음, 최용호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2년 3월
평점 :

#도서제공
p.73 다른 이들을 위해서나 그들의 기대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 보세요.
‘사순’은 어떻게 보내야 잘 보내는 것일까? 이런 질문은 항상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냥 기도 잘 하고, 성 주간 미사 꼬박꼬박 잘 보고, 판공성사 까먹지 말고… 과연 그게 다일까?
『내 마음의 사순 시기』는 사순 기간 동안 주님께로 더 깊게 다가가는 법을 가르쳐준다. 단순히 사순이라는 의무감에, 또는 누군가 시키는 대로 휘둘려 마음에도 없는 고생을 하기 보다는 내 스스로 영혼을 가다듬고 돌봄으로서 정화된 마음으로 부활하실 주님을 기다리자고 권해 주는 상냥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 대축일까지, 40일의 사순 시기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하나하나 방법을 제시한다. ‘나쁜 습관 고치기’, ‘의로운 일 하기’, ‘몸과 마음 깨끗이 하기’ 등 하루에 하나씩 실천할 수 있는 스트레스 관리법이 사순 기간에 맞춰 쓰여 있다. 한 번에 모든 일을 하라고 하면 부담스럽고 어렵겠지만, 하루에 하나씩 해나간다고 생각하자 마음이 편안해졌다.
p.31 그러나 나쁜 습관들을 당장 바꾸지 못한다고 해서 자신에게 실망해서는 안 됩니다. 습관을 고치기 위해 새로운 시작을 했다는 것만으로, 오늘은 자신을 칭찬해주세요.
따뜻하게 쓰인 글을 매일 한 페이지씩 정독하고 실천하고 있으면 왜 지금껏 사순을 이렇게 보낼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하고 아쉬워진다. 이렇게 작은 실천이 모이고 모여 내 몸과 마음을 돌보는 일이 되고 영혼이 건강해지면 주님의 부활을 더 기쁘고 더 즐겁게 맞이할 수 있었을 텐데. 지금껏 미사를 빠지지 않는 것, 금식과 금육같은 규칙에만 신경쓰느라 막상 내 정신은 가다듬지 않았던 시간들이 어쩐지 아깝고 부끄러웠다.
또한 『내 마음의 사순 시기』는 책이 얇고 가벼워 들고 다니기 좋다는 장점도 있었다. 피곤해서, 바빠서 오늘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핑계를 대는 대신 잠깐 틈이 날 때라도 한 줄을 더 읽고 책에서 제시하는 대로 마음을 보살피면 또 사순 기간의 하루를 의미 있게 보냈다는 생각에 괜히 뿌듯해지기도 했다. 매일의 실천 목표와 따뜻한 말씀, 유명한 격언이 한 세트로 들어 있어 꼭 신앙생활로서가 아니라 그저 인생의 조언을 듣는 기분이 들기도 해서,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었다.
책의 캐치프라이즈처럼 이 사순 시기가 내가 새로 태어나는 40일이 되기를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