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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알맞게 살아가는 법
안셀름 그륀 지음, 최용호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12월
평점 :

#도서제공
p.197 여러분의 영혼이 지닌 슬기를 신뢰하십시오.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무절제한 모습에 휘둘리지 마십시오. 자신이 지닌 척도와 슬기를 신뢰하십시오.
안셀름 그륀 신부님의 책에는 언제나 마음 깊은 곳을 달래주는 따스함이 있다. 그간 많은 책에서 그런 온기를 보여주셨기에 이번 책도 기대를 가득 갖고 펼쳤다. 『딱! 알맞게 살아가는 법』의 부제는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는 삶의 균형 잡기’ 였다. 삶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고 느끼는 일이 너무 많은 세상에서 정말로 간절한 책이 아닐 수 없다. 신앙생활도 인간관계도 물질적인 것도 어느 순간에는 너무 부족하다가 때로는 너무 넘친다.
책에서는 그런 부족함과 넘침을 조절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삶의 태도를 제시하는데, 모든 부분이 다 좋았지만 특히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것들이 있었다. 다른 사람의 기대가 내 삶을 좌우하게 하지 말 것, 욕망이 우리를 지배하게 하지 말고 욕망을 길들일 것, 평범한 자기 모습을 받아들일 것…. 우리는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의 기대에 떠밀려서, 또는 욕망에 지배당해, 남들보다 더 특별해지기 위해 이기심과 경쟁으로 자꾸만 균형을 잃어버리고 만다. 무조건 앞서가라고 외치는 무한 경쟁 사회에서 남의 기대에 전부 부응하지 못해도, 평범하게 살아가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책이 너무 반가웠다.
p.43 그러나 화내는 것도 극단적인 태도라 할 수 있습니다. 화내는 것은 자신이 다른 이들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상대를 얕보는 행위니까요. 우리는 다른 이들을 얕볼 권한이 없습니다. 또한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서 어떤 판단도 내려서는 안 됩니다.
‘마음의 중심 찾기’ 챕터에서 가장 깊게 와닿은 부분은 ‘화내는 태도’에 대한 부분이었다. 분노와 혐오로 가득 찬 요즘 세상에 너무나도 필요한 말이라고 느껴졌다. 우리는 너무 쉽게 화내고 있지 않은가? 가족, 친구, 또는 불특정 다수나 사회를 내가 ‘가르칠’ 수 있는 상대로 보고 있지는 않은가? 심하게 화를 내고 상대에게 무안을 주거나 무시하고 깎아내린 후에 돌이켜보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던 일인 경우가 많다. 화를 내기보다는 설득하고 이해하는 것이 먼저인데 바쁘고 손해보기 싫은 사회에서는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게 단순한 화풀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한다. 우리에게는 심판의 권한이 없는데도 말이다.
『딱! 알맞게 살아가는 법』은 베네딕토 성인의 『수도 규칙서』를 기반으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실천할 수 있는 ‘중용’을 제시한다. 평화로운 마음으로 주변과 스스로를 보전하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일. 삶에서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넘치는 부분은 덜어내며 세상과 공존하는 일. 이것이야말로 딱 알맞게 살아가는 법이구나, 싶어져 책의 제목을 괜히 한번 곱씹으며 웃게 된다.
보통 인생 조언이 담긴 책을 읽고 나면 괜히 혼난 기분에 마음이 거북해지거나, 어려운 철학이 가득해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딱! 알맞게 살아가는 법』은 종교나 철학을 잘 몰라도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쉽고 친절하게 쓰여 있어서, 비종교인에게 원하기에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이 책을 읽게 된 건 정말 감사한 기회였다. 올해는 이 책으로 인해 ‘균형이 맞는’ 삶에 조금 더 가까워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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