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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에서 기적으로 - 김태원 네버엔딩 스토리
김태원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지난 3년 동안 예능프로그램에서 김태원이라는 존재는 정말 특이했다. 갑자기 긴머리를 휘날리면서 독특한 말투와 허약한 체력으로 국민할매, 위대한 멘토 등 수많은 수식어를 달며 혜성처럼 나타났다. 그전에 김태원은 부활이라는 록밴드의 리더였다. 그가 예능프로그램에 나타났을 때 나에게는 놀라움이었다. 록밴드는 어떤 상황에서도 록의 정신으로 음악 이외에는 그 무엇도 눈독을 들이지 않는 줄 알았는데 그가 TV 속에 나타났을 때 난 그가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나온줄 알았다. 하지만 부활이라는 록밴드를 유지하기 위한 것 이외에 그는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었다고 지금은 생각한다. 이 책은 김태원이라는 인간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가 살아왔던 것과 생각해왔던 것을 독자들에게 솔직하게 알려준다.
이 책에는 김태원은 자신이 마약했었던 일과 그리고 창작의 고통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그의 특유의 말투로 조용히 속사여 준다. 만약 아직도 김태원을 뽕쟁이 록밴드 리더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그가 마약을 했다는 것은 잘못이다. 하지만 그 잘못을 통해 김태원은 더 높은 경지의 인격으로 올라섰다고 생각된다. 이 책에서 그는 누구도 원망을 하지 않는다. 그를 통해 인기를 얻고 밴드를 탈퇴하여 솔로로 전향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는 원망하지 않는다. 또한 자신 때문에 고생했던 가족에 대해서도 얘기하지만 결코 비관적으로만 말하지 않는다.
이 책은 특별히 스토리가 기승전결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김태원이 말하고 싶은 순서대로 서술되는 느낌이다. 자신 그가 쓴 자서전이 단순 인기영합용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의 깊고 순수함에 다시 한번 빠져 들게 되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깊은 좌절과 고독을 느꼈기에 성공의 단맛을 즐길 줄 알았는데 그는 한결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그의 노래가 부활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들려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