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까마귀 (책 + DVD 1장) ㅣ DVD로 보는 중국어 세계 명작 시리즈 4
이은아 엮음 / 제이플러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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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공부가 언젠가부터 진도가 나가지 않아 고민하던 터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정기적으로 슬럼프가 찾아온다고 할까. 그럼 공부하던 굵고 딱딱한 책은 잠시 접어두고 만화나 동화 교재를 찾아보곤 한다. 이 책은 그러던 중 찾은 책이다. 레벨 1으로 초보단계의 학습자가 좀더 흥미롭게 공부할 수 있는 교재이다. 무엇보다 디브이디가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학습할 수 있다. 청소할 때는 그냥 틀어놓고 여러번 들었더니 책의 내용이 꽤 익숙해진 것 같다. 아이들에게 적합한 교재인 것은 말할것도 없겠지만 성인초보 학습자가 보기에도 좋은 교재이다. 뒷부분에 숨은 그림 찾기 같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페이지가 있어서 스스로 여러번 볼 수 있게 유도할 수 있다면 중국어 실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보통 이런 책들은 아동용으로 쓰이지만 외국어공부에는 동화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성인학습자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싶다. 글씨가 작은 책만 보다 보면 금세 외국어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되므로 만화나 동화와 같은 교재를 자주 활용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중국어공부를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그저 눈으로만 읽어서는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나는 4성을 구분해가며 열심히 읽는데 중국인이 들으면 못알아듣는다. 도대체 얼마나 원어민의 발음을 따라해야 어색하지 않게 소리낼 수 있는 건지. 수십번 수백번 듣고 따라하는 수밖에 별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요즘은 디브이디를 듣고 있으면 귀에 들어오는 것이 중국어 실력이 늘었나보다 싶어서 뿌듯하다.

 

이 책은 제이플러스에서 내놓은 세계명작시리즈 중의 하나인데 앞으로 나올 책들이 어떤 동화일지 궁금해진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아이들의 시선을 더 잡아두는 교재가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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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ㅣ 시공사 베른하르트 슐링크 작품선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박종대 옮김 / 시공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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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를 감동적으로 읽었기에 이 소설도 기대를 많이 했다. 더 리더는 미성년자와의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는데 이 소설 역시 테러리스트라는 보통 사람이 알기 힘든 삶을 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사람의 생명을 테러로 앗아간 테러리스트. 그 사람은 괴물이나 악마라기보다 이성적이고 섬세해 보이기까지 한다. 오랜 형기를 마치고 나온 외르크. 외르크의 누나는 동생을 위해 동생의 지인들을 초대하는데... 그 중에 한명이 자신을 밀고했다고 외르크는 생각하고 있다. 계속해서 이 사람들 중에 범인이 있다고 생각하며 읽다보니 더 몰입이 잘 되고 긴장감이 지속되었던 것 같다.

 

그 누구보다 외르크의 누나에 공감하며 읽었다. 친동생이 어떤 신념에 의해 테러를 감행했고 4명이 죽어서 감옥에서 20년만에 나오는 날, 누나는 동생을 마중간다. 따뜻한 누나의 마음이 작품안팎으로 전해지지만 외르크의 마음은 어떤지 잘 전해지지 않는다.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기 힘들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그동안 감추어진 이야기들이 하나씩 드러나고 모든 인물들은 결국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외르크의 삶이 잘못되었는지 아닌지에 대해 말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급진적인 테러리스트가 자신의 죗값을 치르고 사회에 나왔는데 그의 친구들, 가족은 어떻게 그를 대해야 할까?

작가의 섬세한 필체로 인해서 소설속의 자극적인 사건인 테러에 집중하기보다는 각 인물에게 집중하게 된다. (그것은 더 리더에서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소년과의 사랑이야기는 작가의 섬세한 필체로 자극적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금, 토, 일 주말동안 있었던 일들로 인해 독자는 외르크는 물론이고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아버지를 살인자로 둔 외르크의 아들, 그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을까. 아버지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했지만 그에게는 살인자의 아들이란 오명이 씌워졌을 뿐이다. 오래 전 모두 함께 급진적인 혁명을 함께했는데 이십년 후 이들은 예전처럼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순 없다. 한 장 한 장 천천히 읽어나간 책. 혁명이란 무엇인가, 그것이 아무리 옳은 것일지라도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 얻어내면 정당성을 얻을 수 있을까. 책을 읽는 동안 많은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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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약국의 딸들 - 박경리 장편소설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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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묵직한 소설을 한 편 읽었다. 지금 읽기에는 다소 흥미가 덜할지 모르나 박경리의 소설은 당시의 어떤 작가의 소설보다 재미있고 서사가 뚜렷하다. 토지를 끝까지 다 읽겠다는 꿈을 아직도 이루지 못했지만 김약국의 딸만은 꼭 통독하고 싶었다. 물론 이 소설 역시 요점의 경장편 소설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끝까지 읽어내기 힘든 분량일지도 모르겠다.

 

한실댁의 다섯 딸들의 이야기가 소설의 중심인데 다들 불행한 결말을 맞아 분위기가 무겁지만 인간의 복잡하고 끊임없는 욕망을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오래 전에 쓰여진 작품(1890년대~1930년대를 배경으로 함)인데도 돈을 탐하고 욕정에 허물어지는 것은 지금과 다를 바가 없다. 불행한 가족의 운명은 그 어떤 질긴 운명을 타고 난 것처럼 보인다. 마치 모두들 처음부터 그렇게 되었어야 했던 것처럼 몰락해가는 과정이 급류처럼 빠르게 진행된다. 바다와 관련된 일에 뛰어들어서는 안 되었는데 욕심이 과해 바다와 연루되었고 김약국의 딸 중 하나인 용옥은 뱃길에서 죽는다. 운명론적인 가치관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초반부터 어머니의 자살로 시작된 이 소설은 불행이 전염되듯이 마지막에도 죽음이 등장한다. 하지만 커다란 스케일에 압도되어서인지 첫페이지부터 마지막페이지까지 지루하지 않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김봉룡이란 인물에 관심이 갔다. 선비같은 형과 다르게 감정을 주체하기 힘든 그는 결혼 전에 아내를 사랑했던 남자가 찾아오자 죽이고 도망간다. 하지만 선비의 풍모를 지닌 그의 형 김봉제 역시 사는 게 순탄치만도 않다. 독사에 물려 죽고 마니 말이다.

 

통영이라는 아름다운 도시 역시 이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해주었던 것 같다. 어디로 흘러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는 바다처럼 인간의 감정과 욕망도 제멋대로 흘러 비극을 부른다. 다시 한번 토지읽기에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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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심리술 - 단숨에 느낌 좋은 사람이 되는 기술
시부야 쇼조 지음, 안희탁 옮김 / 지식여행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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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설득할 때 행동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일터에서든, 개인적 인간관계에서든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한 우리에게 행동심리에 대해 알아두는 것은 흥미롭고 중요한 일일 것이다.

 

사실 상대의 행동보다 사람들은 외모에 관심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연예인처럼 잘생긴 사람보다는 사랑스러운 몸짓을 갖고 있거나 효과적인 제스처를 활용해 이야기하는 사람을 우리는 좋아하고 신뢰한다.

 

사람과의 관계를 원만히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얼굴을 만지며 이야기하는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을 확률이 높고 다리 떠는 사람은 마음에 여유가 없다는 뜻이다. 턱을 자주 만지는 사람은 마음이 여린 사람. 팔짱을 끼며 이야기하는 사람은 불안하다는 뜻이다.

 

백프로 맞지는 않겠지만 어떤 사람이든 자주 접하다보면 심리와 행동이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는 사람도 있고 화가 나면 발끝으로 땅을 툭툭 차는 사람도 있고... 심리와 관련된 심리를 알면 좀 더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나만의 이상한 습관화된 행동이 있는데 그것이 자꾸만 얼굴을 만지는 것이라면 괜한 오해를 살 수도 있는 것이다.

 

얼굴이 큰 사람은 예스라는 말을 듣기 쉽다고 하니 얼굴 크다고 걱정할 일도 아닌 것 같다. 지나치게 작은 얼굴을 선호해 성형까지 고려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어린이가 아이보다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것처럼 학습을 통해 행동심리에 대해 알아두면 속마음을 숨겨 위기를 모면할 수도 있을 테니 한번쯤 재미로 읽어볼만 한 책이었다. 물론 타인을 설득하는 최고의 무기로는 솔직한 말 한마디만한 것이 없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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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쇼핑이 세상을 바꾼다 - 사람을 살리는 협동조합기업의 힘 ㅣ 이슈북 7
신성식.차형석 지음 / 알마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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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대형화되어가는 것 같다. 재래시장은 물론이고 동네 수퍼마켓도 하나 둘 줄어가고 빵집도 프랜차이즈점이 아니면 찾기 힘들다. 동네 빵집의 구수한 빵냄새가 그리워도 몇 년뒤에는 찾아보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서점은 또 어떤가? 주말엔 대형슈퍼마켓이 폐점을 하기도 하지만 자영업자들에게 그리 큰 도움은 되지 않는 모양이다. 언발에 물붓기랄까. 모든 것의 뒤에는 거대 기업이 있다는 사실이 께름칙하다. 그래서 자본보다 사람을 중심에 둔다는 협동조합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나이가 많다고 쫓겨날 일이 없는 기업, 회계이익보다 조합원의 이익이 우선인 기업... 정말 실현가능한 걸까? 우리는 그런 게 어디있어 하면서 다시 경쟁체제로 돌아가 동료보다 앞서가기 위해 노력한다. 행복감이 줄어들고 하루하루 숨이 막히는 것이 당연한 체제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정말 벗어날 방법은 없는 걸까?

 

협동조합은 우선 국민의 3프로만 가입하면 외부충격에도 무너지지 않을 힘이 생기며 독과점 기업의 가격 장난질을 막을 수 있다.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면 협동조합은 일류대 졸업장 없이도 입사할 수 있고 좋은 일 해가며 가정을 지키며 먹고살수 있다. 솔깃하지 않은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우선 그동안 내가 올바른 소비자였는가에 대해 생각해봤다. 소비자가 올바른 소비를 해야지만 제공하는 사람들이 좋은 물건을 만들어낸다는데 나는 불편한 일이 있어도 귀찮아 그냥 지나치진 않았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구입하기보다 남들이 많이 쓰는 물건을 쉽게 사진 않았는지...... 어떤 기업이 나쁜 짓을 하면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 그 회사의 물건을 사지 않아야 하는데 우리는 너무 발끈 화내고 금새 잊어버리지는 않는 걸까. 그래서 쇼핑은 투표보다도 중요한 것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전에 우유회사들이 가격 담합을 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우유를 잘 사먹고 있지 않은가. 세상이 원래 그렇지...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기업에 대한 불신은 만연하지만 소비자들은 적극적으로 항의하지는 않는 실정이다. 우선 올바른 소비자가 되는 것부터, 그러니까 올바른 쇼핑을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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