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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찌의 육아일기 - 대한민국에서 할아버지로 사는 즐거움
이창식 지음 / 터치아트 / 2013년 5월
평점 :
엄마들의 육아일기는 물론이고 육아휴직을 신청해 아기를 키우는 아빠들의 육아일기도 요즘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육아일기는 나로서는 처음 본 것 같다. 많은 부부들이 아이를 부모님께 맡기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으니 진즉에 나왔어야 했는데 조금 늦은 감도 있다.
자식들 키워 결혼시키고 이제 좀 노후를 즐길 만한 분들이 또 손주를 키워야 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안쓰럽다. 하지만 시련이 있는 만큼 커다란 보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 에서도 손주를 키우는 부모님들의 행복이 전해진다. 어린 시절 딸아이를 키우던 일도 생각나고, 마치 또다시 신혼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두 분이 아이를 돌보면 이런저런 생각나는 것들이 많을 것이다.
할아버지가 하루하루 사랑으로 써내려간 육아일기를 보니 아이를 어서 낳아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든다. 배고프다고 벽을 잡고 오열하는 아기, 할아버지 서재의 책을 온통 집어던지는 아기, 어른들이 하는 것은 금세 금세 배워버리는 아기... 이래서 가정교육이 어쩌고 하는 말이 나오는 모양이다. ㅋ
평소에는 집안의 평범함 가구들도 아기가 일어나서 걷기 시작하면 흉기로 변한다. 아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치워둬야 한다. 그리고 병이 나면 갓 돌을 지난 아기는 병원에 가봐야 좋을 것이 없는 모양이다. 혹시 병만 옮아올 수 있으니까. 아이들을 잘 키워낸 경험이 있는 부모님들은 이미 전문가이기 때문에 어떤 베이비시터도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나로서는 미리 육아를 경험한 유익한 간접경험을 한 셈이다.
함께 아이를 키우며 가족간의 사랑을 확인하는 육아. 새삼 가족의 중요함과 반드시 사랑이 동반되어야 하는 육아에 대해 생각해봤다. 물론 이런저런 이유로 아이 맡길 곳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지만 온 가족이 함께 키우면 더 좋은 것이 육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