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제 정치이론과 좀비
대니얼 W. 드레즈너 지음, 유지연 옮김 / 어젠다 / 2013년 5월
평점 :
좀비에 대한 성경 문구로 시작하는 이 책은 읽는 내내 웃음을 안겨주었다. 성경구절에도 나오는것 보니 좀비란 것이 그 역사가 참으로 유구한 모양이다. 좀비란 무엇인가. 사실 좀비는 우리들에게 그저 공포스럽고 혐오스러운 대상은 아닐 것이다. 영화나 소설 등을 통해 자주 접하다보니 친근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지 않을까. 잔인한 인간보다 좀비가 못할 것이 뭐란 말인가. 처음에는 뭐 이런 엉뚱한 책이 다 있어 생각했지만 뒤로 갈수록 흥미로워서 끝까지 단숨에 읽어내고 말았다. 그리고선 정말로 이 책의 이야기처럼 좀비가 지구상에 출현해 인간과 공존해야 하는 상황이 일어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어느 과학자가 전두엽을 파괴해 좀비를 거느리고 있을지 생각하면 섬뜩하다. 그런 가능성 역시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니까. 국제사회는 상당한 혼란에 휩싸일 것이다. 좀비가 나타나면 이런저런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정말 그런 상황이 되면 어쩌나 싶어서 걱정이 된다. 나도 모르게 몰입한 모양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좀비는 단지 좀비 말고 다른 것들을 연상시킨다. 조류독감이라든가 신종인플루엔자와 같은 세계적인 유행병이라든가 마녀사냥과 같은 것들 말이다. 요즘은 살인진드기 때문에 알 수 없는 공포가 우리를 엄습하고 있다. 통제할 수 없는 어떤 것들, 하지만 전파속도가 너무 빨라서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것들 말이다.
현실주의, 구성주의, 신보수주의.... 국제관계 이론들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으므로 국제정치라는 것에 대해 잘 모르는 나는 좀비와 연관시켜서 쓴 이 책 덕분에 좀 쉽고 재미있게·접근할 수 있었다. 남북으로 갈려 있는 한반도에 사는 우리들에게 이 책은 더욱 필요한 책일 것이다. 날이 갈수록 우경화되어가는 일본과 북한 사이에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국제정세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쪽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더 흥미롭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