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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시적인 과학, 당신을 위한 최소한의 우주
우주플리즈 지음 / 모티브 / 2026년 3월
평점 :
- 모티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

저는 어릴 때부터 과학을 꽤 좋아했어요~
생물, 화학, 심지어 물리도 하다 보니 매력이 있었는데..
지구과학은 어렵더라고요 ㅠ.ㅠ
그 이유가.. 바로 와닿지 않기 때문이었어요.
태양의 지름이 140만 km이며, 지구에서 태양의 거리가 1억 500만 km라니..
도대체 이게 얼마큼인지 도저히 상상도 안 되다 보니
이해도 안 되고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도 아이들이 있으니까.. 여행 가면 별자리도 알려주고 싶고,
저녁에 차로 이동하면 달이 따라오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도 알려주고 싶고,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 노래를 부르면서 그게 뭔지 찾아보고는
우주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별자리 책도 사고,
유튜브도 찾아보다 '우주플리즈'님을 알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드디어 나온 신간!!
표지부터 반짝반짝 너무 이쁘네요~

이 책은 그동안 140만 km라고 말했던 태양의 크기를
숫자 대신 축구공 크기로 줄여 우주의 크기를 재설정하는 상상으로 시작해요.
이렇게 축소된 세계에서..
두 손안에 잡히는 이 축구공이 태양의 크기라면,
우리 지구는 크기는 어느 정도 일까요?
그래도 콩알 하나 정도는 되겠지.. 했는데..
똑 참깨 한 알 크기래요.
약 2mm의 크기인 참깨 한 알.
이렇게 좁디좁은 참깨 한 알 속에
전쟁과 혁명이 있고, 수많은 나라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니.. 너무 신기하네요!

태양과 지구의 크기를 알고 나니.. 거리가 궁금했어요.
축구공과 참깨 한 알.
막상 옆에 두니 그 차이가 어마어마하다는 느낌이 확 와닿았는데..
사실 거리는 그리 멀지 않을 것이라 생각됐거든요.
그런데 우주의 현실은 우리의 이런 생각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무려 23m나 떨어져 있더라고요.
이정도라고??
그럼 태양에서 우리 지구가 보이기나 할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면서
우리가.. 아니 내가 정말 우주에서는 먼지 하나도 안 되는
아주 작은 존재라는 것이 실감됐어요.
그리고 우주에서 무엇을 본다는 것은,
그것이 지금 그곳에 존재한다는 뜻이 아니라고 해요.
아득히 먼 과거에 그곳을 출발한 빛이, 우주의 캄캄한 바다를 건너
이제야 내 눈에 닿았다는 뜻이지요.
우리가 새해 첫날 보는 일출의 아름다운 빛도
사실 약 8분 19초 전에 이미 뜬 태양의 과거의 빛인 거죠.
그리고 이 시차는 거리가 멀어질수록 더욱 극적으로 벌어져요.
그래서 우주는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는 라이브 화면이 아닌 것이죠.
우리가 바라보는 밤 하늘이.. 사실..
서로 다른 시간대의 과거가 한 장의 거대한 캔버스에 겹쳐진 우주의 기록이라니!
정말 경이롭네요~

공기는 투명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쉴 새 없이 요동치는 공기 분자와 수증기, 미세한 먼지들이 가득해요.
그래서 우주의 완벽한 진공을 가로질러온 별빛은
지구의 대기에 진입하는 순간부터
이리저리 부딪히고 꺾이며 속도와 방향을 잃게 되는 것이죠.
별이 항상 반짝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온도가 끊임없이 변하는 지구의 대기를 통과하면서 빛의 경로가 미세하게 굴절되고 흔들리기 때문이지요.
얕은 냇물 속 조약돌이 물결에 따라 일렁여 보이는 것처럼 말이에요.
하지만 인간이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의 수는 한 번에 대략 2000개~3000개로
우리 은하 하나에만 수천억 개의 별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너무나도 적은 수지요.
밤하늘에 텅 빈 공간으로 느껴지는 검게 보이는 곳도 사실 별이 없어서가 아니에요.
그 어두운 틈새를 빽빽하게 채우고 있지만
우리의 시력이 그들을 감각하지 못할 뿐이지요.
그 사실이 꼭 내가 젤 빛나는 별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또 혼자가 아니라 네 옆에 많은 별이 함께 있다고 이야기 해 주는 것 같아
가슴이 먹먹했어요.
거대한 우주 앞에서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아등바등 증명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이미 기적처럼 주어진 이 작고 푸른 자리에서,
오늘 하루를 나의 몫만큼 성실하고 다정하게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훌륭하고 경이롭다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말에 큰 위로를 받았어요.
이제 밤 하늘의 별을 바라만 보아도,
심지어 날씨가 흐려 별이 보이지 않아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밝게 빛나고 있을 별을 상상하며 미소 지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주플리즈님의 유튜브 채널 영상도 좋지만,
이렇게 책으로 보니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더 좋네요.
저처럼 우주와 별이 궁금하지만 어려워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