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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Z - 만남의 광장 ㅣ 바일라 21
윤수란 지음 / 서유재 / 2024년 12월
평점 :

학년이 올라갈수록.. 아이들이 책을 읽는 시간이 줄어들고,
폰이나 컴퓨터를 하는 시간이 늘더라고요.
저학년때는 그래도 금방금방 한 권씩 읽을 수 있어서
하루 한 권은 읽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일주일에 한 권도 읽기 힘드네요.
그래서 아이에게 재미있는 책을 추천 해주기 위해서
청소년 도서를 읽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제가 더 청소년 도서의 매력에 빠졌어요 ㅎㅎㅎ
<플랫폼Z; 만남의 광장> 표지를 보고..
꽃 미소년이 주인공이라면 읽어야지!! 하고 생각해서 골랐는데~
내용이 너무나 흥미진진해서 단숨에 끝까지 다 읽어버렸답니다!
그럼 무슨 내용인지.. 저와 함께 가보실까요~

중3인 주인공의 이름은 이현.
현이는 하루 중 새탈시간을 가장 좋아했어요.
그 시간에는 검은색 헤드폰, 풍성한 후드 집업,
좋아하는 바지를 입고 허리띠는 무릎까지 늘어뜨리죠.
힙합을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새탈시간이 뭐지? 요즘 애들은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 시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주인공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라고 하니..
어떤 시간인지.. 꼭 알아야 했지요.
그래야 주인공을 이해하기 더 쉬울테니까요~
그래서 네이버에 찾아보니
'새탈=새벽탈출'이더라고요.
뒤에 나오지만.. 이 시간은 현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로만 채운
현이의 숨구멍 같은 시간이었어요.
새탈에 현이는 친구 제은이를 집에 데려다주지요.
비록 멀찍이 떨어져서 말 한 마디 없이 걷지만..
현이는 제은이와의 그 무언의 대화 시간을 좋아했어요.
그날도 어김없이 제은이를 배웅하기 위해 스터디 카페 앞으로 가던 길.
쿵.
제법 큰 소리가 나고.. 현이는 본능적으로 몸을 낮췄어요.
그리고 반사작으로 눈을 감고 웅크린 채 잠시 그대로 있었지요.
더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살며시 눈을 떴을 때,
'플랫폼Z를 찾아오시오.'라는 첫번째 지령이 도착해요.

음악도 들리지 않고, 휴대폰도 먹통인데..
또 플랫폼Z를 찾아오라는 문자가 왔지요.
이번엔 약도와 함께..
자세히 보니 근처 헬로마트 지하 하역장이었어요.
어짜피 잠에서 깨면 끝인 꿈이라면 두려울게 없다고 생각한 현은
그곳에 가보기로 하죠.
그리고 그 곳에서 백발마녀 은숙과
흰 원피스를 입은 맨발의 여자를 만나게 돼요.
띠링.
때마침 온 두번째 지령.
'곧 들어오는 열차 1번 칸에 탑승하시오.'
열차에 타게 된 백발마녀 은숙과 현.
그리고 떠오른 안내 문구.
'이 열차는 곧 만남의 광장을 향해 출발합니다.'
은숙은 잠이 오지 않고 답답해서 아파트 복도에 서 있었고..
자신은 분명 제은이를 집까지 바래다 주고 싶어 스터디 카페로 가고 있었는데..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된거지?

백발마녀 은숙씨는
이야기를 나눌수록 백발마녀라고 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첫인상과 달리 내 또래 친구 같기도 하고,
학교 선생님 같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데 전혀 거부감이 없었고,
생각해보니 그 누구보다 가장 빨리 친밀해진 사람이었거든요.
세번째 지령을 보고, 식당칸으로 간 두 사람은
각각 자신의 영혼을 위로해주는 음식인 소울 푸드를 만나게 돼요.
누룽지와 생크림 케이크.
그리고 그 음식과 관련 된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며
두 사람은 조금 더 가까워지지요.

네번째 지령 장소는 영화관.
그 곳에도 두 사람은 인생에서 지울 수 업는 자국을 남긴 기억을 마주하게 되지요.
그리고 그 기억은 복잡한 감정을 불러와요.
이렇게 묘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을 때,
만남에 광장에 도착한 두 사람.
그리고 그 곳에서 아까 헤어졌던 맨발의 원피스 여자를 다시 만나게 돼요.
식당을 운영하고 있고 아들과 딸이 있는 최은숙.
서른 두살 순경 김소연.
힘합을 좋아하고 남의 눈에 띄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중3 이현.
세 사람은 어떤 인연이기에.. 함께 이곳에 오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만남의 광장에서 각자 만나게 될 인생에서 중요한 세 사람은 누구일까요?
이 책은 십 년 전 실수로 떨어뜨린 공 하나에서 시작된 네 개의 죽음과
만남의 광장행 열차에 탑승한 자들만 알수 있는 죽음의 비밀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그리고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알게되는 인연의 고리.
그 뒤엉킨 인연들 속에서 화가 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나기도 했어요.
그리고.. 지금 내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내 마음은 더 많이 표현하자고 결심하게 되었답니다.
사람은 완벽할 수 없어요.
하지만 반성과 성찰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는 있겠지요.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는 안도현의 시처럼
나와 다르다고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생각없이 건낸 말 한 마디가 그 사람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르다고 생각하니
모든 행동과 말이 조심스러워집니다.
이어진 인연들과 이야기로 몰입하여 단숨에 읽게 된 <플랫폼Z; 만남의 광장>
생각과 마음을 키우는 청소년이 읽기에도,
어른이 읽기에도 충분히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