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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를 찾아라 - 법정 스님 미공개 강연록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평점 :
절판

대학교 때 처음 법정 스님의 책 '무소유'를 읽고 감명을 받아서
스님의 여러 책을 사서 읽었지요.
그러고는 욕심을 내지 않는 사람이 되고자 했는데..
세월이 지나며 스님과 스님의 이야기를 까맣게 잊고 지냈네요.
그런데 이번에 그동안 책으로 발표되지 않은 내용들을 담은 책
<진짜 나를 찾아라>가 출판되었다는 소식에
처음 스님의 책을 읽고 20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금 스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보았어요.

요즘 뉴스를 보면 너무나도 끔찍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서
아이들과 함께 보기가 민망할 때가 많아요.
데이트 폭력, 친족 살인, 심지어 일면식 없는 살인까지..
그런 흉악 범죄를 보면 세상 살기가 너무나 무서워요.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하지요.
하지만 스님은 거대한 우주의 섭리를 앞에 두고 생각해 보면,
인간은 모두 별개의 존재이면서 또 한 족속이기에
이렇게 어울려 살고 있는 한,
누구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각각의 개인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고 해요.
즉, 어떤 한 개인의 잘못은 인간 전체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그것이 '인간이라는 존재는 무엇인가?'라는 의문에 대한 답이라고요.
처음부터 살인자로 태어나지 않지요. 순간의 선택인 거예요.
자기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하고자 하는 일이
자기 생애의 전 과정에서 어떤 의미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헤아린다면
인간으로서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 없는 것이라고요.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탐욕과 남을 미워하는 증오와
전체를 망각한 무지가
요즘 우리 사회의 병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진정한 인간이고,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며,
또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이런 근원적인 물음에 답하며
자기 각성을 해야 한다고 해요.
그러면 비로소 마음이 열리고,
마음이 열려야만 평온과 안정을 이룰 수 있고,
세상과 내가 하나를 이룰 수 있다고 하네요.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진다고 하지요.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고 해요.
'순간순간, 하루하루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이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순간에 하는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이야기처럼
내가 한 행위가, 내가 한 말이, 내가 먹은 마음이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고 하시더라고요.
큰 아이가 사춘기가 오면서 매사에 불만이 많고
자꾸만 툴툴거리며 짜증이 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저도 자꾸만 잔소리를 하게 되고요.
저처럼 아이와 싸우던 어떤 분이 어느 날 문득 깨달으셨다고 해요.
'아, 이 아이가 나의 스승이구나.
내 수양이 모자라 이렇듯 다툼에 빠지는 것을 알게 해 주는 선지식이구나.'하고요.
여기서 선지식은 바른 도리를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나에게 깨우침을 주는 존재인 것이지요.
선지식은 내 남편이, 내 아내가, 내 자식이 될 수 있어요.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선지식인 것이죠.
그러기에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마음을 써야 할 일은
내가 만난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이라고 해요.
친절은 인간의 아주 고귀한 덕이기 때문이지요 ^^

1979년에 부산중앙성당에서 하신 강연에는 그때의 시대 상황도 잘 나타났어요.
그런데 그때도 가슴 아픈 사건들이 많이 있었나 봐요.
그때도 인재라 누구 때문이라는 책임을 전가하는 이야기들이 쏟아졌다고 해요.
이 부분을 보면서 세월호 사건과 이태원 사건들이 떠오르더라고요.
스님이 말씀하신 그때에서 4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인재로 인해 가슴 아픈 사건들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씁쓸하고 슬펐어요.
스님은 그 당시 있었던 버스 사건을 빗대어
대한민국은 대형 버스라고 이야기하셨어요.
그리고 그 버스는 생명의 속성인 자유와 평화를 싣고 가고 있다고요.
그럼 그 버스를 운전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소수 지배 계층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이고 우리의 문제이지요.
운명을 같이하고 있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모른 척해서는 안 되는 거라고~
이 시대에 대해서, 시대의 흐름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요즘 정치를 보면 답답하고 한숨이 나와 자꾸만 외면하려 했는데..
우리는 끌려가는 오예가 아니라 역사를 창조하는 당당한 존재라고..
그러기에 순간순간 아무렇게나 살아서는 안 된다고..
나답게, 우리답게 살아야 한다는 스님의 말씀을 보고
지금 이 시대를 명확하게 바라보고 인식하며,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봐야겠다고 다짐했답니다.
마지막으로 남이 가진 것과 자기가 가진 것을 비교하지 말라고..
저 들판의 꽃도 저 하늘의 새도 자기를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고..
저마다 자기 특성을 마음껏 드러내면서
자연 속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스님의 말씀처럼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면서
인간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며
현재를 살아가야겠다 다짐해 봅니다.
어제보다 오늘 더,
오늘보다 내일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샘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