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살리고 싶은 소녀
클라우스 하게루프 지음, 리사 아이사토 그림, 손화수 옮김 / 알라딘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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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랑 같이 해리포터 시리즈를 읽고 있어서..

마법세계에 좀 빠져있는데..

<책을 살리고 싶은 소녀>의 표지를 보고

책에서 나오는 황금 불빛들을 보고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또 '책은 원래 움직이지 않는데..

책을 살리고 싶다는 것은 책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인까?' 싶어서..

책을 어떻게 살릴지도 궁금하고요~

그래서 집에 책이 도착하자마자

아이와 함께 읽어보았답니다!



이 책 속의 주인공 안나는 어느 날 밤, 악몽을 꿨어요.

꿈속에서 안나는 나이가 많이 들어 있었지요.

나이가 든 안나는 마치 가을 낙엽처럼 시들다가.. 바스라지고..

곧 먼지처럼 변했죠.

그리고 결국엔 바람에 흩날려 사라져 버렸어요.

그 뒤 안나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어요.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이 두려워졌고,

생일을 맞는 것조차 걱정되기 시작했지요.



안나가 위로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책 읽는 일 밖에 없었답니다.

안나는 책 속의 이야기가 현실과 마찬가지로 진실을 담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만약 책 속의 누군가 숨을 거두면 안나는 처음부터 다시 책을 읽었어요.

책의 첫 부분으로 되돌아가면 여전히 살아있는 그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안나는 책 속에서 수백 명의 새로운 친구를 얻었어요~



책을 좋아하는 안나는 도서관에 자주 가면서 자연스레 사서인 몬센 선생님과 친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어느날, 몬센 선생님이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어요.

그 이유는 아무도 빌려가지 않는 책들이

없어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있지요.

만약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을 없애 버린다면, 그 책 속에 있는 사람들도 사라지는 거겠지요?

안나는 생각할수록 슬펐어요.

눈물을 흘리던 안나는 갑자기 화내며 소리치죠.

"책을 구해야 해요!"

그렇게 안나는 책을 살리기 위해 50권이나 되는 책을 빌려와서 읽기 시작했어요.

책을 읽고,

읽고,

읽고,

또 읽었지요.

하지만 한 달쯤 지나자 슬슬 힘겨워지기 시작해어요.

너무나 빠른 시간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책을 읽으면 책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요.

물론 그들의 경험을 통해서 직접 해보지 않았지만 새로운 것들도 알게 되고요~

하지만 쫒기듯 쉬지않고 계속해서 책을 읽는 일은 정말 쉽지 않을 거예요.

읽었던 책에 대한 생각이나 감정을 정리할 틈도 없이

계속해서 책을 읽는 것은.. 아무리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버거울 것 같아요~

책 속의 주인공들이 얽혀서 혼란스럽기도 하고요..


책의 주인공 안나도 그랬나봐요.

그래서 책 읽는 것을 잠시 쉬겠다고 이야기하지요.

그때 몬센 선생님의 책상에 있던

'마법에 걸린 숲'을 발견하게 되고, 그 책을 빌려오게 된답니다.



'마법에 걸린 숲'을 쓴 사람의 이름은 발데마르 세이에르였어요.

책 속의 주인공 소년의 이름도 발데마르였지요.

안나와 마찬가지로 발데마르도 나이가 들어 늙는 것을 두려워했어요.

안나는 책을 읽으면서 마치 자기 이야기를 읽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요.

그렇게 집중해서 자정을 넘긴 시간인 줄로 모르고 책을 읽고 있었는데..

책의 마지막 페이지는 글자라곤 하나도 없는 하얀 백지였어요.

OMG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요?

마지막 페이지가 사라져 버리다니요!!

안나는 책의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잠이 오지 않았어요.

궁금해 죽을 지경이었지요.


다음날 안나는 학교 친구들에게 이 책을 보여주고,

담임 선생님께도 보여드렸지요.

하지만 선생님께서도 '마법에 걸린 숲'이라는 책을

도서관에서도 서점에서도 찾을 수 없었어요.

시내에 있는 큰 서점 모두를 뒤져도 말이죠.

과연 안나 이 책을 쓴 작가를 찾아서

책의 결말을 알 수 있을까요?

또 아무도 빌려 가지 않는 책들을 모두 살려낼 수 있을까요?



아무도 빌려 가지 않는 책은 사라진다는 이야기는

저에게도 너무 슬펐어요.

큰 도서관을 가득 채운 수많은 책들 중

누구의 손 때도 묻지 않은 새 것 같은 책들이 분명히 있을테니까요.

또 어떤 책들은 한 때 많이 읽혀지다.. 시간이 지나면서 외면 받을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도서관 뿐만 아니라 집에도 많은 책들이 우리 가족의 손길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분명 좋아서 산 책인데..

재미있게 보여서 산 책인데 말이죠.

그래서 우리 가족도 오랜만에 책장 정리를 했어요.

오랬 동안 읽지 않았던 책들을 다시 읽어보기도 하고,

이제 나이에 맞지 않는 동화책들은 동네 도서관이나 유치원에 기증하기로 약속했지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 시인의 꽃처럼..

책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책들도

자꾸만 꺼내 읽어야만 의미를 가지게 되고 살아있게 되는 거겠지요?


<책을 살리고 싶은 소녀>는 소녀가 어떻게 책들을 살리는지..

책 속에 나왔던 '마법에 걸린 숲'은 어떤 결말을 가지고 있을지도 궁금하지만,

'아무도 빌려가지 않는 책은 사라진다!'라는 말을 통해서

책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 계절..

따뜻한 이불 속에서 안나와 함께 책을 살려보는 것 어떠세요?


-알라딘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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