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속의 나무 집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75
존 클라센 그림, 테드 쿠저 글,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나무 속의 나무 집 >

표지를 보고.. 처음에는 나무에 둘러쌓인 집인 줄 알았어요..

그러다.. 자세히 보니 밑이 검은 색이라..

차고처럼 조금 공간을 두고 위에 지은 집인가.. 하고 생각했구요.

그렇게 이 집이 궁금해 지기 시작했답니다 ^^

그럼 어떤 집인지~ 집 이야기를 보러 가볼까요?



처음 집이 지어졌을 때,

그 집은 썰렁한 땅에 덩그러니 있었어요.

주위에 갓 심은 잔디만 있을 뿐 나무 한 그루 없었지요.

그래서 여름엔 그늘이 없고, 겨울바람에 가지가 흔들리지도 않았어요.

전에는 나무가 빼곡했지만...

집을 지을 땅을 마련하려고 나무 밑동까지 싹 뽑아버렸거든요.



하지만.. 집 양쪽 저만치 떨어진 곳에 온갖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어요.

봄에 집쪽으로 바람이 불면, 나무에 핀 초록색 꽃의 향기가 집 안까지 날아들었지요.

나무 밑에는 덤불이 우거져 이었는데,

그 속으로 기어 들어가면 그늘지고 서늘한 비밀 공간이 나왔지요.

남매는 그 곳에서 놀면서

잔디를 깎는 아버지를 바라보았어요.



작은 날개와 돛을 단 씨았이 집 앞 잔디로 날아들고,

얼마 후 씨앗에서 싹이 돋아 자라기 시작했어요.

아버지는 피곤하셔도 잔디밭에 나가 새싹을 뽑고 잔디를 깎았어요.

그래서 언제나 잔디밭은 말끔했지요 ^^



어느덧 남매는 청년이 되어서 세상으로 나아갔어요.

이제는 몸이 커져 더 이상 덤불 속에 기어 들어갈 수도 없었지요.

아버지는 잔다밭이 잘 정돈된 집에서 혼자 살았어요.

하지만..

늙고 외로워진 아버지는 집과 마당을 가꾸는 일이 버거워졌어요.

결국 아버지는 마당에 '팝니다'라고 쓰인 표지판을 세우고 이사를 갔어요.

도시의 아파트.. 아들딸 가까이로요..

집은 혼자가 되었지만..

아버지는 가끔 집에 들렀어요.

쓰러져있던 표지판을 세우고, 깨진 창문도 고쳤지만 집을 사려는 사람은 없었어요.

몇 년이 지나자..

아버지도 더이상 그 집에 오지 않게 되었어요.

오롯이 혼자가 된 그 집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나무 속의 나무 집>에는..​

아버지의 삶이 녹아 있었어요.

언제나 열성적으로 집을 가꾸셨지요.

끊임없이 날아드는 씨앗들에게서 마당의 잔디들을 관리하는 모습만 보아도

얼마나 정성들여 집을 관리 하셨을지..

아이들이 깔끔하고 정돈 된 집에서 살게 해주고 싶은 아버지의 사랑이 담겨 있는지 알 수 있었어요.

아이들이 떠나고..

텅빈 마당에 혼자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모습이

너무나 쓸쓸하게 느껴진건

막지 못한 세월의 흐름 때문이겠지요..

<나무 속의 나무 집>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아버지와 그 집에 관한 이야기예요.

책은 자세한 설명을 길게 늘어놓거나

가족간의 대화 한 줄도 쓰지 않고

아버지의 삶을 잔잔하고 담담하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타내었지요.

그점이 책을 읽는 동안 더욱 차분한 느낌이 들게 했어요.

어릴적 방학이 되면 오빠랑 같이 시골 할머니댁에서 방학 내내 보냈었거든요.

그곳에 사는 또래 친구들과 같이

여름이면 개울가에서 송사리를 잡고~ 대나무로 물총을 만들어 물총 놀이도 하고

겨울이면 썰매도 타고 팽이도 돌리고..

그러다

오빠가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방학이 되어도 시골에 가지않고

명절이면 잠시 들리는 곳이 되었어요.

한참 뒤에...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빈집이 된 할머니댁은

친척들 모두 잠시 들러 쉬어가는 곳이었는데..

겨울에 폭설이 내려 결국 집이 무너지고 말았어요.

아무래도 사람이 계속 살지 않아 관리를 못한 탓이겠지요.

집이 있을 때까지만 해도,

시골에 가면 그래도 동네분들이 다들 살아계셨고

다들 아는 분들이라 가면 마음이 편안하고 좋았는데..

이웃 할머니들도 하나, 둘.. 돌아가시고,

도시의 자식들 집으로 가시면서

동네에는 빈집이 늘어갔고 결국 할머니댁이 없어져버렸을 때,

정말 공허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지금도 너무나 그리운 그곳...

이 책을 읽고..

할머니랑 할머니댁이 생각나서

한참동안 마음에 그리움이 가득찼어요.

<나무 속의 나무 집>은

한 남자의 삶과 집을 통해 시간을 흐름을

편안한 색감과 그림으로 나타내 주었어요.

아마.. 아이들보다는 책을 읽어주는 엄마와 아빠의 마음속에

더욱 와닿는 책이 아닐까 싶어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다 보면..

가끔 정말 마음이 와닿는 책이 있는데요...

이 책도 바로 그런 책 중의 하나가 된 것 같아요.


'시공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