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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이 보이나요? - 우글 쌤의 위클래스 상담 일지 폴폴 시리즈 8
우글 지음 / 책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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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 마음이 보이나요 – 우글쌤의 위 클래스 상담 일지》

1388 청소년상담센터에서 청소년상담사로 약 5년간 근무했습니다. 그 후 꿈에 그리던 출판일을 시작하며 상담 현장은 잠시 떠나 있었지만, 이 책을 접하자마자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단숨에 책장을 펼쳤습니다.

1388에서의 상담은 학생만이 아니라 학교 밖 청소년, 아동, 청년, 성인 청소년까지 다양한 대상과 이어져 있습니다. 이 책은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담 사례와 교사의 번민, 학생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 더욱 궁금하였습니다. 한 선생님이 전교생의 정서를 돌보다는 것이 저에게는 광활한 바다처럼 느껴졌거든요.

가끔, 학교 상담교사와 동맹관계로 한 청소년의 성장과 정서지원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학교 상담 선생님들이 얼마나 진정으로 청소년의 마음을 함께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더더욱 그 이야기들이 듣고 싶었습니다.

제가 처음 상담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던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청소년 시절,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단 한 사람이라도 곁에 있었다면 제 삶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입니다. 아픔과 방황 속에서 지냈던 시간을 돌아보면, 그저 누군가가 진심으로 들어주기만 해도 삶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잘 알기에, 저는 그 힘을 믿고 상담사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저는 다시 상담실에 앉아 있는 듯했습니다. 우글쌤의 시선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며 제 마음도 함께 움직이고, 아이들의 상처와 부모와의 갈등, 교사의 고민을 따라가며 어느새 상담자의 마음으로 울고 웃었습니다. 결국 책을 읽다 책을 덮고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부모의 가치관과 신념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상담사의 마음이 절절하게 와닿았습니다. 부모의 기대와 압박, 친구와의 관계 갈등, 정서적 고립 등 아이들의 현실적인 고민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었습니다.

이 책의 소중함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학교 상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다양한 사례들 중, 저자가 독자에게 꼭 전하고 싶었던 몇 가지를 잘 추려 담아냈다는 점입니다. 상담사인 저도 깊이 공감했지만, 더 간절히 추천하고 싶은 대상은 바로 부모님들입니다.

이 책은 우리 자녀와 자녀의 친구들의 이야기이자, 한 반 교실 안에서 여러 아이들이 겪고 있는 갈등과 고민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입니다. 부모님들께서 이 책을 읽고 “내 아이도, 내 주변 아이도 이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구나” 하고 이해해 주신다면, 아이들은 훨씬 더 따뜻한 울타리 안에서 자라날 수 있을 것입니다.

책 속 사례들이 끝날 때마다 저는 ‘그 후 이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마음으로 페이지를 덮었습니다. 그만큼 이야기는 현실적이고, 아이들의 삶은 여전히 우리 곁에서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번호를 수소문해서라도 아이들의 근황을 물어보고 싶을 만큼 몰입했습니다.

《제 마음이 보이나요》는 단순한 상담 기록집이 아니라, 상담실 안팎에서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한 선생님의 진정성 있는 일지입니다. 상담사, 교사,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님들이 꼭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청소년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이보다 더 따뜻한 길잡이는 드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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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선물한 숨숨집
강하달 지음 / 숨숨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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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선물한 숨숨집] 강하달 


책을 읽고...


이 책을 받고, 리뷰를 써야 할 시일을 훌쩍 넘기고 말았습니다.

몇 차례의 대화, 긴 문자의 주고받음, 공동의 과제를 함께했던 시간, 그리고 직접 얼굴을 마주한 자리까지.

서로에게 각기 다른 색깔의 고마움을 품게 된, 그런 작가님의 책입니다.


아는 얼굴의 작가님.

그리고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


그렇기에 더 쉽게 읽히지 않았습니다.

저 또한 감정이 섬세하고, 때로는 감정의 결이 증폭되어 다가오는 이야기들에

가슴이 저릿저릿했고, 한 장 한 장을 오래 붙들게 되었습니다.


안타까움에서 시작해 대견함으로 이어지고,

어느 순간엔 너무 아파서 속상한 눈물이 흐르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유년기의 학대 경험은 평생을 괴롭힙니다.

머리로는 자신의 삶이 고귀하고 소중하다는 걸 알지만,

자신을 학대했던 이들이 자신을 대하던 방식 그대로

나도 나를 그렇게 대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

그 절절함이 숭고하게 다가옵니다.


지금을 살아내고 있는 강하달 작가님이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그 시간을 끝끝내 지나와 얻어낸 ‘자유’를, 꼭 안아주고 싶습니다.


자신을 드러내고,

살아내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고,

돕는 사람들을 믿고, 소통하며,

스스로 공부하고 실천해온 이야기.

그 안에는 가공되지 않은 날것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지,

얼마나 절박했을지,

그리고…

얼마나 외로움에 떨었을지.


제 삶의 경험과 한계 안에서 조심스레 ‘공감’이라는 두 글자를 얹어봅니다.

작은 교집합이 있었던 걸까요.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했고, 대견했습니다.


지금 아픔 속에 있다면,

회복을 꿈꾼다면,

용기를 내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river_sky.moon 

@nemone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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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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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유령 –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를 읽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하기 전, 나는 제목에 먼저 이끌렸다.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

이 문장 하나가 이미 나의 관심사와 깊이 닿아 있었다.

사람과 삶, 말해지지 않은 기억, 그리고 고통을 껴안고 있는 이야기들.

그것들이 나의 직업적 정체성과 삶의 태도와도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의 이야기에 호기심이 생긴다.

인생의 장면들, 아픈 기억, 웃음 지었던 순간들.

그런 이야기들이 내 안에서 살아 숨 쉬기 시작할 때, 비로소 나는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은 내게 어떤 ‘질문’을 던졌다.

“과연, 말해질 수 없는 시대의 고통을 글로 남긴다는 건 어떤 일일까?”

책은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제발트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평론으로 시작되는 앞부분은

‘내가 아직 이 책을 읽을 준비가 안 된 것 아닐까’ 싶을 만큼 어렵게 느껴졌다.

글이 어려워서라기보다, 이 책이 이미 제발트를 알고 있는 사람들을 전제로 쓰였다는 인상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터뷰 형식의 글이 이어지면서부터는

책이 갑자기 내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질문과 대답, 대화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믿음을 갖고 글을 쓰는지를 조금씩 알 수 있었다.

나도 질문을 좋아한다.

질문을 통해 본질에 다가가는 대화를 좋아하고,

그래서 인터뷰 형식의 책을 유독 좋아한다.

이 책에서도 몇몇 질문들은 나였다면 어떻게 더 물어봤을까 상상하게 만들 정도로 흥미로웠다.

책 속 한 문장이 나를 멈춰 세웠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관심을 가질 때 상당히 많은 정서적 에너지를 들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상대의 영역을 점유하기 시작하죠.” (p.90)

이 문장을 읽고 나는 제발트가 역사에 품은 관심이

내가 사람에 품는 관심과도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관심과 애정이 있어야 진짜 호기심이 생긴다.

그 애정이, 제발트로 하여금 사라진 이야기들을 글로 끌어올리게 한 것이 아닐까.

“단편적인 정보밖에 없더라도, 충분한 관심을 가지게 되면 그 시기를 현재에 부활시킬 수 있습니다.” (p.91)

이 구절을 읽으며 나는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떠올렸다.

그 책이, 우리에게 얼마나 강력한 ‘부활’의 경험을 안겨줬는지를 생각했다.

제발트 역시, 말해지지 않은 것들 속에서 고통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려 했던 작가였다.

아니, 지금도 그런 글을 남기고 있는 작가다.

“주민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그 선생님이 수년간 박해를 당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p.92)

이 ‘묵인된 침묵’이라는 개념은 내 안에서도 울림이 컸다.

한 사람의 트라우마가 종종 가족이나 사회에서 ‘함부로 말해선 안 되는 일’로 묻히듯,

역사적 고통도 그렇게 침묵 속에 묻혀간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아픔을 직면하고 말로 꺼내는 순간부터, 치유가 시작된다는 것을.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는 부분의 밀도는 상당히 높아집니다. 이로 말미암아 무게가 짓누르기 시작하면 우리를 침몰시킵니다.” (p.100)

이 문장은 나의 오래된 기억과 아픔을 떠올리게 했다.

나 역시 오랫동안 아픔을 눌러두고, 묻고, 모른 척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결국 그것이 삶의 후유증이 되어 돌아온다는 걸,

그래서 나는 심리치료를 받고, 지금은 아픔을 ‘있는 그대로 느끼려는’ 사람이 되려고 애쓰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말하는 글쓰기의 윤리,

‘망각의 시대에 기억을 복원하는 글쓰기’가 왜 중요한지 절절히 느꼈다.

역사도, 개인의 상처도, 지워야 할 것이 아니라 직면해야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을.

인터뷰 구간이 끝나고 나면, 다시 또 평론가의 에세이가 이어진다.

나는 이제 이 작가가 궁금해졌고, 더 알고 싶어졌다.

책의 중반쯤, 인터뷰의 언어 속에서 이미 다른 책들이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기억의 유령』은 제발트를 잘 몰라도,

그의 생각과 감수성에 천천히 다가갈 수 있도록 길을 내주는 책이었다.

마치 제발트가 직접 손을 내밀며 건네는 초청장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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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움에 꼬리를 흔들었다
권현우 지음 / 닿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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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움에 꼬리를 흔들었다』
권현우 소설집 | 출판사 닿

다음에 읽으실 분을 생각해서 내용 요약은 생략하고
나만의 느낌을 리뷰에 담았습니다.

1. 꼬리 에피소드

“하지만 난 꼬리가 없었다.”
그 문장에서 피식, 웃음이 났다.

완전히 행복하지도, 완전히 불행하지도 않은 어정쩡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한 반려동물의 삶이 어느새 서글퍼졌다.
꼬리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싶은 마음이 자꾸 앞섰기 때문이다.

그 마음은 어느새 부모의 마음과도 닿았고, 반려동물의 마음과도 겹쳐졌다.
그 사이 어딘가에 머무는 이입, 묘한 감정이 오래 남는다.

2. 커피향 에피소드
내가 좋아하는 커피향.
그 향기 하나로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게 바로 인생 아닐까.
우리는 종종 행복이 거창한 데서 오는 줄 알지만, 사실 정말정말 작은 것에서 오기도 한다.

반대로 내 삶의 절망과 좌절은 대부분, 사회적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나‘를 스스로 평가할 때 찾아온다.
그 양극의 감정—소소한 행복과 삶을 놓고 싶은 절망—이 이 에피소드 안에서 묘하게 잘 담겨 있다.
사회가 부정하고, 부모도 부정하고, 나도 모르게 스스로 부정해야만하는 내 현실.
세상 틀에 나를 끼워 맞추려 나를 잃어버리지 않게 단단히 가도록 모두에게 응원하고 싶다.

읽고 나서 소름이 돋을 만큼 공감이 되었다.

3. 사랑 에피소드

다 읽고… 눈물.
그냥… 사랑은 그런 거다.

내 생각은 그렇다.
사랑은 ‘불안을 안아주는 것’.

네모의 사랑 방식 — 불안을 안아 주는 것.
그게 나만의 정의다.

4. 닮은 울음

내가 누군가에게 끌리는 것.
그건 아마, 나의 가장 닮은 부분과
나의 가장 큰 결핍을 자극하는 무엇 때문일 것이다.

책 속 이야기는 전혀 다른 내용이지만,
‘닮은 울음’이라는 제목을 따라 내 감정을 적어보자면 그렇다.
감정의 공명을 따라 사랑에 빠지는, 참 비합리적인 동물. 그게 인간이다.

나를 위해 울어주는 사람의 울음.
그 온기로 내 삶의 온기를 채우는 위로는, 나에게 정말 큰 의미로 다가온다.

열린 결말이 나에게 확신을 주기도 하고,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며, 희망을 품게도 하는 이야기들.
작가와, 또는 독자와,
이 책을 읽고 누구라도 붙잡고 이야기 나누고 싶어지는 단편 소설들이 꽉꽉 채워져 있다.

선물하기에도 너무 좋을 것 같은 책.
짧지만 깊고, 잔잔하지만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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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움에 꼬리를 흔들었다
권현우 지음 / 닿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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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난 꼬리가 없었다.”
그 문장에서 피식, 웃음이 났다.

꼭 읽어보세요. 정말 재미있어요. ( 점심때 김밥 먹으며 에피소드 하나씩 )
8개의 단편 소설이 깊은 여운과 감동 스토리로 담겨져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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