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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움에 꼬리를 흔들었다
권현우 지음 / 닿 / 2025년 1월
평점 :
『반가움에 꼬리를 흔들었다』
권현우 소설집 | 출판사 닿
다음에 읽으실 분을 생각해서 내용 요약은 생략하고
나만의 느낌을 리뷰에 담았습니다.
1. 꼬리 에피소드
“하지만 난 꼬리가 없었다.”
그 문장에서 피식, 웃음이 났다.
완전히 행복하지도, 완전히 불행하지도 않은 어정쩡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한 반려동물의 삶이 어느새 서글퍼졌다.
꼬리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싶은 마음이 자꾸 앞섰기 때문이다.
그 마음은 어느새 부모의 마음과도 닿았고, 반려동물의 마음과도 겹쳐졌다.
그 사이 어딘가에 머무는 이입, 묘한 감정이 오래 남는다.
2. 커피향 에피소드
내가 좋아하는 커피향.
그 향기 하나로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게 바로 인생 아닐까.
우리는 종종 행복이 거창한 데서 오는 줄 알지만, 사실 정말정말 작은 것에서 오기도 한다.
반대로 내 삶의 절망과 좌절은 대부분, 사회적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나‘를 스스로 평가할 때 찾아온다.
그 양극의 감정—소소한 행복과 삶을 놓고 싶은 절망—이 이 에피소드 안에서 묘하게 잘 담겨 있다.
사회가 부정하고, 부모도 부정하고, 나도 모르게 스스로 부정해야만하는 내 현실.
세상 틀에 나를 끼워 맞추려 나를 잃어버리지 않게 단단히 가도록 모두에게 응원하고 싶다.
읽고 나서 소름이 돋을 만큼 공감이 되었다.
3. 사랑 에피소드
다 읽고… 눈물.
그냥… 사랑은 그런 거다.
내 생각은 그렇다.
사랑은 ‘불안을 안아주는 것’.
네모의 사랑 방식 — 불안을 안아 주는 것.
그게 나만의 정의다.
4. 닮은 울음
내가 누군가에게 끌리는 것.
그건 아마, 나의 가장 닮은 부분과
나의 가장 큰 결핍을 자극하는 무엇 때문일 것이다.
책 속 이야기는 전혀 다른 내용이지만,
‘닮은 울음’이라는 제목을 따라 내 감정을 적어보자면 그렇다.
감정의 공명을 따라 사랑에 빠지는, 참 비합리적인 동물. 그게 인간이다.
나를 위해 울어주는 사람의 울음.
그 온기로 내 삶의 온기를 채우는 위로는, 나에게 정말 큰 의미로 다가온다.
열린 결말이 나에게 확신을 주기도 하고,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며, 희망을 품게도 하는 이야기들.
작가와, 또는 독자와,
이 책을 읽고 누구라도 붙잡고 이야기 나누고 싶어지는 단편 소설들이 꽉꽉 채워져 있다.
선물하기에도 너무 좋을 것 같은 책.
짧지만 깊고, 잔잔하지만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