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는 날씨의 냄새가 난다
나쓰나기 소라 지음, 정혜주 옮김 / 팩토리나인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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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콩나무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만을 제공받았습니다-

가끔 삶이 지겨워질 때가 있어요. 반복되는 일상, 가망 없어 보이는 커리어, 끝도 없이 터지는 주변 문제들. 그런 슬럼프에 빠졌을 때, 우리는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한번 펼치자마자 밤새워 완독하게 만든 신작 일본 소설, 《고양이에게는 날씨의 냄새가 난다》를 읽으며 어쩌면 그 해답은 '희망'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동 발달센터 파르마에서 일하는 가호. 림프종 판정을 받은 반려묘 쓰무지가 걱정되어 센터장의 허락을 받고 함께 출근을 시작합니다. 창고로 쓰는 '거북이방'에서 얌전히 지낼 수 있을 거라는 안도도 잠시, 우연히 창고 문이 열리며 아이들이 고양이를 발견하게 돼요. 내부 회의를 거쳐 아이들의 수업 마지막 10분 동안 한 명씩 돌아가며 쓰무지를 만나게 하기로 결정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고양이와 저마다 서툰 아이들이 만나면서 센터의 평범한 일상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친구들과의 적당한 거리감을 몰랐던 고이토는 쓰무지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현실에 발작하다가도 쓰무지를 위해 참기로 결심해요. 좋아하는 대상에게 배려없이 다가가던 고이토는 그렇게 기다림을 배웁니다.


선택적 함구증으로 한마디 없던 유세이도 고양이를 계기로 겐키와 친해지게 되고 서로 마음을 열며, 조금씩 입을 열어 갑니다. 분노발작이 잦았던 겐키도 고양이 쓰무지의 병과 상실을 받아들이며 서서히 성장해 가요.



사실, 주인공 가호 선생님은 개선되지 않는 아이들의 상태와 그런 자신의 직업에 확신을 잃은 상태였어요. 선임인 나기사 선생님은 “아이들은 어른이 자신을 가엽게 여기는 걸 원치 않아요. 자신의 힘을 믿어주길 바라고 있다고요.”라며 조언을 건넵니다.



가호는 아이들을 최선을 다해 배려했지만- 가령 더 쉬운 과제로 바꿔주는 식으로- 사실은 그들의 가능성을 믿어주지 않았다는 걸, 그저 불쌍한 아이들로 취급했다는 걸 깨닫습니다. 아이들은 정말 아무 가망이 없는 걸까? 소설 후반 겐키의 실종 소동을 계기로 주인공은 '아이들은 불쌍하지 않다'며 경멸이 섞인 말에 맞섭니다. 선천적인 특성은 바꾸기 어렵지만, 노력에 따라 아이들에게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걸 진심으로 믿게 돼요.


책을 읽다, 2년 전 고양이별로 떠난 우리 집 고양이가 떠올랐어요. 쓰무지처럼 아이들과 마지막까지 어울리게 해줬다면 더 행복했을까, 그 생각에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모든 순간이 미안하고 아쉽지만, 그 기억을 자책과 슬픔으로 남기는 걸 냥냥이도 원치 않을 거라는 생각이 페이지에서 손끝으로 전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말미에 가호는 쓰무지가 아이들에게 남긴 것이 슬픔만은 아닐 거라는 희망을 품습니다. 함께 보낸 시간과 그 안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을 간직하며 다시 살아가겠다고, 지금 시련은 노력에 따라 극복할 수 있다며 기운을 내요. 아이들은 성장하고, 가호 선생님도 -어떤 반전을 마주하며- 뒤로 물러선 생의 그늘을 벗어나 한 발짝을 떼어봅니다.


일본소설 힐링소설 《고양이에게는 날씨의 냄새가 난다》는 생명을 사랑한다는 것, 누군가의 가능성을 믿는 희망, 그리고 언젠가 찾아올 상실을 받아들이는 일을 조용히 생각하게 만듭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분, 반려동물과 이별한 경험이 있는 분, 삶의 희망을 찾고 싶은 분께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창가에서 햇볕을 쬐는 나른한 고양이처럼, 조금은 마음이 편해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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