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퇴치 요리점 미미 식당 1 - 밤마다 깨어나는 두개의 그림자
정연철 지음, 모차 그림 / 풀빛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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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도서만을 제공받았습니다-


아이가 어젯밤 무서운 꿈을 꿨대요. 꿈속에서 귀신에게 쫓기다 절벽에서 떨어지며 깨어났다고요. 키가 크는 꿈이려나 보다 웃어넘겼지만,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의 악몽은 참 다양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주변 관계가 좋지 않을 때 더 무서웠던 것 같아요. 친구와 싸웠을 때, 부모님이 다퉈 집안 분위기가 며칠째 냉랭했을 때... 아이들은 꿈에서 몸서리쳐지는 존재를 만나게 됩니다.


1. 악몽이 찾아오는 밤


《악몽 퇴치 요리점 미미 식당》의 주인공 상이는 벌써 세 번째 악몽을 꿉니다. 어둡고 으스스한 숲속, 무언가에 쫓겨 달아나다 늪에 빠지는 꿈. 엄마 아빠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서로 싸우느라 상이를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몸은 점점 늪에 빠져 가는데... 순간, 빨간 눈의 새가 날아와 부리로 꿈을 깨뜨립니다.



사실 초등학생 상이의 악몽은 단순한 나쁜 꿈이 아니에요. 최근 잦아진 부모님의 다툼이 마음에 깊은 그늘을 드리웠고, 그 고민은 밤마다 섬뜩한 악몽이 되어 찾아온 것이었어요. 상이는 학교에서도 친구들에게 비밀이 들킬까 봐 조마조마합니다.


2.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요리



세 번째 악몽을 꾼 다음 날, 상이는 신비한 '미미 식당'에 발을 들입니다. 필요할 때 언제 어디든 생겼다 사라지는, 지독한 악몽을 꾸는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가게래요. 악몽 사냥꾼 째미와 악몽 수집꾼 빼미 자매가 운영하는 이곳에서 상이는 특별한 떡볶이를 먹습니다.

악몽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흥미로운 설정. 째미와 빼미의 신비로운 정체. 악몽을 깨뜨리는 특별한 요리. 초등동화지만 어른이 읽어도 훅 빠져들어 끝까지 읽게 만드는 흡입력이 있어요.


3. 멈칫했던 문장들

"상이는 마음속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를 심장에 심었다. 엄마 아빠 때문에 마음 한쪽이 흙탕물이어도 더 이상 그 물에 마음을 흠뻑 적시진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악몽 퇴치 요리점 미미식당 1, p.109
아이가 스스로를 지키는 법을 배우는 순간입니다. 부모의 다툼이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 그 흙탕물에 나까지 빠질 필요는 없다는 것.

"좋은 기억은 영혼을 살찌우는 최고의 음식이야. 힘들 때 힘을 주거든. 한마디로 종합 비타민. 잘 간직해." 악몽 퇴치 요리점 미미식당 1, p.129
째미가 마지막에 상이에게 건넨 말이에요. 힘든 순간에도 좋은 기억을 떠올리는 것. 그것이 우리를 지키는 힘이 된다는 것. 이 책으로 독서지도를 한다면 이런 이야기를 나누며 삶에 관한 통찰도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득 상이는 용감하다는 게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위인전에 나오는 위인들처럼은 아니어도 위험에 빠진 자신을 지키는 것도 용감한 일 같았다."악몽 퇴치 요리점 미미식당 1, p.130
거창한 영웅이 아니어도, 나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용감하다는 것. 자존감은 어쩌면 이런 작은 것부터 생기는 게 아닐까요?

"앞으로 맑은 날씨만 계속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에 그런 날씨는 없으니까. 또 언제 변덕을 부려 먹구름이 몰려오고, 비바람이 불지 모른다. 상이는 어쩐지 스스로를 지키고 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악몽 퇴치 요리점 미미식당 1, p.136
그리고 마지막으로 성장. 다시 힘든 날이 와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는 믿음이 상이의 성장을 보여줍니다.


4. 이 책이 특별한 이유



① 모차 작가의 예쁜 삽화
일단 삽화가 정말 예쁩니다.(예쁜 게 짱이야...) 아이들이 모차 작가님의 이전 작인 <절교의 여왕>, <오해의 달인>, <만약에 우리 서로>, <시크릿 살롱>을 여러 번 봤는데요. 이번 책도 대성공!!

표지부터 시선을 사로잡으니 안 펼칠 수가 없죠. 거기에 신비 캐릭터, 미미 식당의 따뜻한 분위기, 악몽 속 으스스 한 장면까지. 모차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감성적인 그림이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② 판타지 속에 담긴 현실
악몽 퇴치 요리점이라는 판타지 설정이지만, 다루는 주제는 현실적입니다. 부모의 불화, 아이의 불안, 친구관계 고민. 초등학생 아이들이 실제로 겪는 감정들을 판타지로 풀어냈습니다.

글 작가님은 작가의 말에서 아래와 같이 언급했는데, 아이들의 마음을 잘 파악하셨다 싶더라고요.

'살다 보면 감당하기 벅찬 날이 있어요. 특히 부모님의 차가운 시선과 거친 말다툼, 그리고 집안을 채운 무거운 공기 때문에 숨을 죽여야 할 때면 마음은 갈 곳을 잃고 말아요. 세상에 나갈 힘을 얻어야 할 보금자리가 흔들릴 때, 우리는 도망치듯 잠을 청하지만 그곳에서조차 무서운 악몽과 마주치곤 해요.'

③ 해결이 아니라 성장
이 책은 문제를 마법처럼 완전히 해결해 주지 않습니다. 부모님의 다툼이 완전히 해결된 것 같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상이는 성장합니다.

부모님 문제와 나를 분리하는 법, 좋은 기억을 간직하는 법, 스스로를 지키는 용기. 우울의 늪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이런 책이 진짜 아동추천도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밤마다 악몽을 꾸던 아이가 스스로를 지키는 법을 배워가는 미미 식당의 특별한 요리 한 그릇! 판타지지만 현실적이고, 동화지만 어른에게도 위로가 되는 동화책. 《악몽 퇴치 요리점 미미 식당 1》. 든든하게 속을 채우는 책 한 권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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