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미술 - 무섭고 기괴하며 섬뜩한 시각 자료집
S. 엘리자베스 지음, 박찬원 옮김 / 미술문화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로지 긍정적인 느낌만을 추구한다면 세상을 대단히 단편적으로만 바라보게 될 것이다.'-6p


이 책을 읽으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더 글로리'의 '연진'이 한 대사가 떠올랐다.

"난 일평생이 백야였거든? 그늘 한 점 없이 환했다고."

온통 백야였던 그녀의 삶이 어떻게 뒤틀렸는지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알 것이다.


삶은 필연적으로 밝음과 어둠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긍정적인 느낌만 남기고, 부정적인 감정을 덮어버리면 어딘가 고장이 나게 마련이다. 그래서 저자는 그 어둠을 똑바로 직면하고, 파악해야만 적당히 거리 두는 방법을 알게 된다고 역설한다.


굳이 거창한 인간 본성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미술에는 충격적인 주제를 탐닉한 작품이 많다. 정신질환에 시달리며 완성한 작품에서 느껴지는 기이함이라던가, 극적인 삶의 스토리텔링(뭉크, 고흐, 프리다 칼로 등) 이 사람들의 기억에 깊이 남겨, 예술가=정신병이라는 이상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어둠은 정신뿐만 아니라 몸에도 나타난다. 질병, 폭력, 전쟁, 그리고 삶에 도사리는 죽음의 흔적들. 죽음과 사치가 교묘하게 얽힌 바니타스 정물화, 데미안 허스트의 화려한 해골 작품. 우리는 예술에서 죽음을 목도하며 짜릿한 충격과 동시에 익숙한 서늘한 느낌을 받는다.


어둠은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도 존재한다. 자연의 기이함과 황폐함. 혹은 인간이 만든 인공물에도 어둠은 깃든다. 악마, 괴물, 신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그림들도 그 속에서 인간의 어둠을 묘사한다. 우리는 그렇게 미술로 자신 안의 어둠을 우회적으로 들여다본다. 이런 충격적인 이미지들의 배경지식을 얻고, 철학적인 성찰을 하며 이 어둠 또한 우리의 일부였음을 깨닫게 된다.




-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