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버스 - 명문 대학으로 직행하는 초등 공부 전략서
분당강쌤 지음 / 다산에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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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엄마는 정보가 부족하다. 사실 맘까페며, 주변 엄마들이며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정보는 넘쳐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경험이 적어 그중 내 아이에게 어떤 게 맞는 방법인지 알지 못하고 헤매기 일쑤다. 중고등 때가 되어서야 아이의 취향과 한계를 어느 정도 알게 되지만, 쌓인 데이터가 적은 초등 엄마는 불안함에 무작정 이것저것 시켜본다. 첫째를 작년에 입학시킨 나도 그런 경험이 있어서 유튜브를 많이 참고했는데, 그중 손에 꼽히게 자주 봤던 채널이 바로 '분당강쌤'이었다.


대치와 강남에서 20년째 활약하며 학생들을 '서울대 한 트럭 보낸' 국어 입시 선생님. 사실 초중고 12년의 목표는 대입인데 이 분만큼 확실한 정보가 또 있을까 싶어 채널을 구독하고 추천 영상을 자주 보곤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영상에서 강쌤은 각 시기별 학원이나 문제집을 추천하지 않는다. 다만 '교과서를 충실히 공부하라'라고 반복해서 이야기할 뿐이다.

왜 그럴까? 유튜브를 보며 내내 궁금했던 질문에 대한 답이 책 초반에 나와있었다. 강쌤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 분당에서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자살한 다수의 학생들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동안 왜 그렇게 교과서와 기본을 강조했는지, '더하기'보다 '빼기'를 강조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저자는 약 일만 명의 제자를 가르친 경험(데이터)를 토대로, 고등학교 때 갑자기 성적의 떨어지는 원인을 초등 시기의 '학습결손'을 꼽는다.-강쌤은 대치와 분당에서 근무했음을 기억하자- 무리한 선행을 쫓다가 정작 현행으로 충분히 익혀야 할 개념을 놓쳐서 고등학교 시기에 와르르 무너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 '고교 입학 전, 정석 2회독'이 필수가 된 현실에서, 신선하다 못해 충격적인 주장이었기에 유튜브에서도 많이 회자되었던 게 아닐까 싶다.


강쌤은 목차 공부법의 중요성을 자주 강조한다. 그러니 목차를 먼저 정리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버스를 기다리며'라는 책을 읽는 독자, 즉 초등 학부모 자신과 대입을 제대로 파악하고 시작한다. 2부 '버스를 타고'라는 초등 자녀를 위해 학부모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 그리고 3부에선 각 교과별 공부법을 정리해 놓았다.


지피지기, 백전불태. '내 아이를 알고, 아이에 맞게 학습을 이끌어가야 하는 것' 알지만 금방 까먹고 마는 개념이다. 초저에 영어를 끝내야 한다고 하니, 불안한 마음에 억지로 파닉스 문제집을 펼쳤고, 밑도 끝도 없이 책을 많이 읽히고, 답을 알아도 풀기 어려운 사고력 문제집을 들여 아이와 씨름했다. 무엇을 위해? '남들이 다 하는데 나만 뒤처진다'라는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하지만 1부에서 저자는 내 아이와, 공부의 궁극적인 목표를 먼저 살피라고 말한다. 내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인지 먼저 살피고, 입시를 목표로 하는 공부이니 만큼 벌써 너무 급하게 앞서 나가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그건 독서도 마찬가지여서, 필독서 다독보다 차라리 교과서를 충분히 이해하며 읽는 게 더 낫다고 이야기한다.


대입은 천재를 찾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대학 수준의 공부를 할 만큼의 이해력과 노력을 갖추었는지를 가려내는 시험이다. 그러기 위해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를 잘해야 하고, 그건 수능/내신(수시)을 구분 지어 생각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2부에는 학부모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나오는데, 강쌤을 거쳐갔던 다양한 성공 & 실패 사례들을 실질적으로 제시해놓았다. 그래서인지 마인드 셋에 대한 조언이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라 매우 구체적으로 와닿았다.


3부에서는 드디어 각 과목별 공부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물론 교과서를 중심으로. 교과서를 어떻게 공부하라는 건가 너무 뻔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저자가 말하는 교과서 공부법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같을 리 없다. 목차를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지식을 쌓아가고, 사전을 활용해 모르는 단어는 무조건 찾아보고, 끝난 후에는 요약 필기도 해본다. 한마디로 교과서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다.-아마 그동안 '교과서를 중심으로' 서울대 간 학생들이 이런 식으로 공부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들은 뻔한 이야기를 한 게 아니었다- 이런 프로세스는 비단 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수학, 과학에도 해당된다.


이 책을 덮고도 나는 아마 수학 문제집을 풀리겠지만, 예전처럼 더 많은 문제집에 욕심을 부리거나 학원을 보내는 고민으로 전전긍긍하는 날이 조금은 줄어들 것만 같다. 그런 것들이 이 불안을 잠재울 해결책이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알았으니. 아이들과 학부모가 나처럼 이 책을 통해 공부에서 조금은 해방되기를 빈다.



-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도서를 제공받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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